4~6일 서울 코엑스서…65개교 참여 최대 규모 진행
첫날 오전 한산…예년에 비해 식은 정시 박람회 열기
[한국대학신문 이재·천주연 기자] ‘2017학년도 정시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의 막이 올랐다. 65개 전문대학이 참여해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오는 6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서 열린다.
각 대학별 부스에서는 일대일 입시 상담을 통해 학과 전망, 취업률, 합격 가능성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방문객들은 관심 있는 전문대학 부스를 찾아 입시 담당자 및 학과 교수들과의 상담에 집중했다.
■학생들 “대학 선택의 기준은 ‘적성’과 ‘취업률’” = 오전 10시 서울 코엑스 전문대학 정시 입학정보 박람회장 문이 열리자 개막을 기다리던 학생들이 일제히 원하는 대학의 상담을 받기 위해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 있게 원하는 대학의 상담부스를 찾는 반면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은 머뭇머뭇하며 박람회장을 탐색하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같이 온 학생들이나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 등 표정은 다양했다.
일부 대학은 박람회 개막부터 부스 앞에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이 줄을 서는 등 호황을 누렸다. 각 대학의 첫 번째 상담자는 희망하는 대학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세운 학생들로 채워졌다.
인덕대학에서 가장 먼저 상담을 받은 임하은 씨(용화여고 3)는 “우선 대학이 집에서 가깝다는 게 장점이다. 그리고 비서과를 가고 싶은데 인덕대학에도 비서과가 있다. 그래서 인덕대학에서 가장 먼저 상담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상담내용은 만족스럽다. 그러나 일단 갖고 있는 정보 자체가 별로 없어서 과나 진로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얻으려고 한다. 비서과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다른 대학들도 다양하게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하은 씨는 상담이 끝나길 기다리던 친구와 함께 또 다른 대학에 가서 줄을 섰다.
진로를 정한 학생은 해당 과가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상담부스를 찾았다. 권한정 씨(잠신고 3)는 “유아교육과를 지망하고 있다. 그래서 유아교육과가 있는 대학을 위주로 상담을 받을 계획이다. 상담을 받으면서 특히 수업방식과 자격증 취득 여부 등을 비중 있게 볼 것이고, 취업가능성 등이 가장 중요하다. 특별히 정해놓은 대학은 없는데 기왕이면 여대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많은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상담을 받았다. 일부는 관심 있는 분야 외에도 가능한 많은 부스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학생도 있었다.
김민우 씨(구리고 3)는 “기계공학이나 전기에 관심이 많아서 관런 학과로 우선 지망하겠지만 참가 대학을 전반적으로 확인해볼 계획이다. 대학 선택 기준은 우선 취업률이다”고 전했다.
예년에 비해 줄어든 참가자 속에 유난히 많은 인파가 몰렸던 곳 중 하나는 명지전문대학이다. 명지전문대학에서 상담을 기다리는 원태양 씨(신목고 3)는 “우선 입시정보가 많이 부족해 입시정보를 많이 얻기 위해 상담을 받고 있다. 정해놓은 과나 대학도 특별히 없어서 정보가 중요하다. 진로탐색이나 과 정보도 상담에서 들을 수 있지 않나. 박람회 참여 대학을 가능한 많이 확인하기로 하고 친구와 함께 왔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꼽은 전문대학 선택의 기준은 무엇보다 취업이었다. 오신미 씨(세원고 3)는 “중요한 것은 취업률이다. 아무래도 전문대학이니 실무위주 수업을 진행하지 않겠나. 그걸 믿고 전문대학 가는 것이다. 실무위주 수업을 통해 취업을 잘 하는 게 전문대학을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이다. 현재 중국어과나 금형재정으로 진학하려고 해당 과를 설치한 대학을 몇 곳 돌아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총장·교수 현장서 지원 사격…학부모들 “상담의 질 높아 만족” = 일부 전문대학에서는 총장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지원 사격하기도 했다. 김숙자 배화여자대학 총장, 김준원 동아방송예술대학 총장, 류정윤 강동대학 총장, 박두한 삼육보건대학 총장 등은 이날 박람회장에 방문해 담당자들을 격려하고 적극 지원했다.
교수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대부분의 참가 전문대학들은 대표 학과 교수들이 직접 나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강동대학의 경우 실용음악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가수 김원준 씨가 상담을 진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인덕대학 이연희 입학과 팀장은 “상담은 수시와 정시 모두 마찬가지로 진로를 찾는 학생들을 상대로 입학가능성을 타진하는 게 중점이다. 상담 시 전년도 입시결과를 활용해 입학가능성을 점검해준다”면서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온 학생들에게는 과 설명과 진로, 취업 등에 대한 상담도 병행해서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합격 가능성은 물론 과 소개, 진로 및 취업 등 전방위적인 상담을 진행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해 일을 쉬고 이날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최재민 씨(양천구 목동)는 “아이가 경찰이 되고 싶어해 관련 과가 개설돼 있는 대학 위주로 6~7곳 들러 상담을 받았다”면서 “일반대학에도 경찰행정 등 관련 학과가 있어 사설정보업체의 입시박람회를 찾았었는데 이번 전문대학 박람회가 대학에서 교수들이 직접 나와 상담을 진행해 질이 더 높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3일간 1만명 오면 많이 오는 것” = 전문대학 입시 관계자들은 이번에 불수능이라고 해서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정시 박람회 열기가 예년만큼 뜨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A전문대학 관계자는 “3일 합쳐서 1만 명이 오면 많이 오는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오전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일반대학, 전문대학 등 전반적으로 수시 선발 비중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정시에 몰리는 인원과 관심도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B전문대학 입시홍보 담당자는 “대부분 전문대학들이 정시 모집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10% 내외라고 보면 된다. 워낙 정시로 모집하는 인원이 적은 데다 입학자원 자체도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수시 추가 합격자들도 정시에 지원을 못하도록 방침이 바뀐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C전문대학 관계자는 “이전에는 수시 최초합격자들만 정시에 지원을 못했다. 추가 합격 통보를 받은 사람의 경우 수능을 보고 나서 ‘더 해보겠다’ 하면 포기하고 정시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3년 전인가부터 수시 최초합격자뿐만 아니라 추가 합격 통보를 받은 사람도 정시에 지원을 못하게 됐다. 이것도 방문객이 줄어든 요인 중 하나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방문객 수가 늘어날 수 있다. 속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남은 기간에 기대감을 걸기도 했다. D전문대학 입시팀장은 “첫날 오전에는 학생들이 잘 안 온다”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내일에는 더 많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