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 ‘정책공간 국민성장’ 싱크탱크에 교수·전문가 대거 합류

안철수 캠프, ‘정책연구네트워크 내일’ 통한 정책 연구 지속
안희정·이재명 캠프, 자문기구·연구그룹에서 외곽 지원 받아

[한국대학신문 이한빛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대선주자들은 캠프와 조직을 구성하며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교수들도 각 후보의 싱크탱크 또는 자문그룹에 합류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이번 대선은 탄핵으로 조기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후보들은 일찌감치 인재 영입과 정책 대결을 시작했다. 당선자는 인수위원회 활동 없이 바로 대통령에 취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탄핵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은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캠프에 합류한 교수들 역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통해 정책 연구 및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싱크탱크 출범식 모습.

현재 대선 캠프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교수들은 누가 있을까. 주요 후보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 문재인·안철수, 싱크탱크 통해  레이스 채비 =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대선주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 약 50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싱크탱크는 설 연휴 이후 2배 이상 늘어나 현재 930여 명의 교수,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참여정부에서 경제보좌관과 주영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소장을 맡았다. 부소장은 조대엽 고려대 교수가, 연구위원장은 김기정 연세대 교수가 임명됐다.

싱크탱크 산하에는 해당 분야의 정책을 총괄하는 7개의 분과위원회와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 정책을 구체화하는 10개의 추진단이 각각 운영 중이다.

분과위원장으로는 △경제 최정표 건국대 교수 △안보·외교 서훈 이화여대 교수 △사회문화 조흥식 서울대 교수 △정부혁신사법개혁 정순관 순천대 교수 △과학기술 원광연 KAIST 교수 △지역·균형발전 안성호 대전대 교수 △정책기획관리 송재호 제주대 교수가 선임됐다.

추진단장에는 △국민성장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더좋은더많은일자리 김용기 아주대 교수 △한반도안보신성장 최종건 연세대 교수 △안전사회 안종주 경기대 사회복지대학원 초빙교수 △지역분권성장 박경환 전남대 교수 △산업경쟁력강화 이무원 연세대 교수 △쉼있는우리문화 양현미 상명대 교수 △정책네트워크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국민참여센터 소준노 우석대 교수가 임명됐다.

정부혁신사법개혁분과위원장을 맡은 정순관 순천대 교수는 “정책 개발은 분야별로 논의된 아이디어를 정책기획관리분과와 연구위원회 등에서 조율해 문재인 전 대표가 최종 합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며 “여러 차례의 토론과 필터링을 거쳐 정책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대선때부터 안 전 대표를 지원해온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함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제2기 출범식 모습.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지난 제18대 대선부터 함께했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지난해 9월 제2기를 출범해 공식 활동 중이다.

2기에서는 주일대사를 지냈던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이사장을, 박원암 홍익대 교수가 연구소장을 맡았다. 최상용 이사장은 정치 및 외교 부문을, 박원암 소장은 경제 분야의 연구를 맡고 있다.

그 밖에도 이사진에 선임된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통일 분야를, 이옥 덕성여대 교수는 육아 및 복지 분야를 맡았다. 조영달 서울대 교수는 교육 분야 연구를 맡아 안 전 대표가 여러 차례 강조한 학제 개편과 교육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 측은 “정책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연구 또는 토론회에서 나온 부분을 안철수 전 대표가 공약으로 채택하는 형식으로 상호 독립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오는 23일 ‘안철수와 함께하는 지식인광장’(가칭)을 창립해 전문가, 학자 중심의 네트워크를 통한 정책 아이디어 발굴 및 소통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 안희정·이재명, 외부 연구그룹·자문기구 지원 통해 대선 준비=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는 단체장 당시의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형성된 외부 자문기구와 연구그룹에 교수들이 합류하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도지사 재임 당시 정책적 토의를 함께한 외부 자문그룹의 조언을 중심으로 실무진들이 정책을 연구 중이다. 또 자문그룹과 별개로 주요 사안에 대한 자문을 받는 홈닥터체제도 구축했다. 홈닥터는 김흥규 아주대 교수가 이끌고 있다.

안희정 캠프의 김익점 공보특보는 “안 지사가 당 중심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어 캠프도 실무조직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공약은 분야별로 20명 내외의 전문가로부터 제안을 받아 완성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주요 대선주자 캠프에 참여한 교수들은 싱크탱크와 외부그룹을 통해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연구하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조윤제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서강대 교수), 최상용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 이한주 공정사회 정책연구회 공동대표(가천대 교수).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정사회 정책연구회’라는 외부 연구그룹에서 적폐청산과 공정사회 건설 등 이 시장의 주요 정책 연구를 진행한다. 공정사회정책연구회는 14개 분과에서 약 40여 명의 교수가 활동 중이며 이한주 가천대 교수와 조원희 국민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 밖에도 △토지주택분과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 △사회복지분과 문진영 서강대 교수 △환경에너지분과 박진희 동국대 교수 △교육개혁분과 안현효 대구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한주 가천대 교수는 “성남시장 이전부터 이재명 시장과 시민운동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며 “공정사회 정책연구회는 이 시장이 내세우는 정책적 요소를 조정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소개했다.

한편 바른정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별도의 조직 운영 없이 도지사 시절부터 교류하던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와 이영조 경희대 교수에게 정책 조언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아직 현직 도지사의 신분인 만큼 큰 그룹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남 지사와 친분이 있는 일부 교수들이 정책적인 조언을 주는 정도다. 그 이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시 바른정당 소속인 유승민 의원은 별도의 외부인사 영입 없이 전·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구성했다. 교수 출신으로는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훈 명지대 교수와 민현주 경기대 대학원 교수 등이 돕고 있다. 한편 몇몇 언론을 통해 유 의원의 자문그룹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세 연세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문그룹에 합류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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