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수립 위해 발생원 측정망 강화, 국내기술 지원 시급

▲ 황금연휴의 끝이었던 주말(5일 0시) 미국 환경단체 '버클리어스'가 관측하는 실시간 공기품질지수. 중국의 미세먼지 상황은 측정가능치를 넘는(Beyond Scale) 것으로 나타났다. 버클리어스 웹페이지 캡처.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미세먼지는 중국발일까 아니면 국내발일까. 정부와 시민단체, 연구자들마다 해석이 엇갈리며 정책 수립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중국발, 한국발 의견 분분…정확한  원인은 학계도 “아직 오리무중”=(초)미세먼지는 입자 지름에 따라 미세먼지(PM10, 10㎛ 이하), 초미세먼지(PM2.5, 2.5㎛ 이하)로 구분한다. 이 중 초미세먼지는 대기 중에서 먼지성분이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2차 생성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황산염(SOx), 질산염(NOx), 유기입자 등 유해물질이다. 때문에 미세먼지는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 ‘침묵의 살인자’라고 일컬어진다.

정부는 국내 배출량이 증가했다며 범정부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하고 단속을 진행해 왔다. 2013년 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통해 국내 초미세먼지 중 절반 이상이 국내 자동차와 공장, 석탄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한국 그린피스도 자체조사에서 2011년 기준 초미세먼지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59%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중국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나온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작년 11월 자료를 보면 2006년 중국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에 비해 한국 전체 배출량이 28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자료를 근거로 중국의 영향이 70%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강한 남서풍이 불어와 미세먼지 농도가 이례적으로 낮았던 2012년에는 황사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이 현재 시점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추정치에 그친다.

미세먼지는 기상과 국지적 요인, 바람의 방향 등에 따라 시시때때 바뀐다. 박기홍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봄철의 경우 북서풍의 영향으로 중국, 몽골 및 사막으로부터 불어온 미세먼지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한국에서 발생하는 내부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며 “지역별, 계절별로 차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발생한 미세먼지를 직접 성분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농도만 예보하는 미세먼지, 현행 예보시스템으론 원인 파악에 한계=매일 나오는 미세먼지 예보는 농도(㎍/㎥)다. 서울시 등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시대기측정소, 도로변대기측정소와 환경부의 유해대기측정소, 교외대기측정소, 초미세먼지측정소에서 관측한다. 그러나 미세먼지의 구성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측정소는 환경부의 집중측정소로 전국 6곳에 불과하다. 수도권 2곳(백령도, 서울 불광동), 중부권(대전), 호남권(광주), 영남권(울산), 제주 각 1곳씩 위치한다.

▲ 박기홍 GIST 교수

이마저도 모두 미국산이다. 박기홍 교수는 “현재 장비는 모두 미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대당 5~6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박기홍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내 자체기술로 측정에 필요한 실시간 관측기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나 상용화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예보의 정확도도 떨어진다. 2014년 말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내놓은 ‘국가 대기질 예보 정확도 향상 연구(I)’에 따르면 당해 2월 예보 적중률은 65%에 불과했다. 물론 농도가 낮아질 때를 포함하면 평균 83%까지 상승하나 들쑥날쑥하다. 예측을 넘어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해 정확도가 급락한 것이다.

이는 현재 측정 방법이 이전의 관측 결과를 기초로 만든 모델을 통해 기상 상황을 예측하는 ‘수치 예보 모델링 시스템’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환경과학원 보고서는 “수치 모델은 배출량이 입력되면 다양한 기상 요소 및 기상 조건을 반영하여 농도로 변환시켜주기 때문에 기상 및 배출량 자료의 불확실 정도와 모델 자체의 한계로 인해 오차가 발생한다”고 해명한다.

정확도가 개선되더라도 미세먼지 해결방안을 찾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자료를 근거로 한 모델을 활용하기 때문에 국내 실정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박기홍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발생원, 생성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초미세먼지의 구성성분을 정확히 많은 장소에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형 초미세먼지, 중국산 초미세먼지의 성분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야 한다”며 “이러한 측정 자료를 기반으로 모델링을 수행하여 정확한 초미세먼지 발생원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들어 미세먼지 특보는 총 267회(1분기) 발령됐다. 전년 대비(259회)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부는 올해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총 5169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나 이중 70%가 친환경차 보급지원 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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