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미세먼지 구성성분 실시간 측정장치 국내 최초 개발

▲ 박기홍 GIST 교수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하늘은 여전히 뿌옇다. 미세먼지는 황금같은 5월 초 징검다리 연휴도 방해했다. 뾰족한 대책도 없었다. 그동안 정부는 물론 학계마저 미세먼지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어디서 왔을까. 이 또한 미세먼지 속에 갇혀있다. 중국의 영향이 70%에 달한다(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는 추정치부터 한국의 화력발전소와 자동차 배기가스를 지목하는 의견이 갈린다. 역시 추정치일 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늘을 무엇이 덮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껏 성분 측정장치는 국내 6개에 불과하다. 환경부의 집중측정소는 수도권 2곳(백령도, 서울 불광동), 중부권(대전), 호남권(광주), 영남권(울산), 제주 각 1곳씩 위치한다. 이제는 진전이 있을까. 박기홍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조희주 박사과정 대학원생(연구원)이 공동으로 국내에서 처음 실시간 성분조성 측정장치를 개발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지역별로 정보가 공개된다. 하지만 조성 분석은 아직이다. 장비는 비싸고 국내 기술도 없어 수입해야만 한다. 박기홍 교수는 “미세먼지의 구성성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장치 6대 중 상시 운영되는 곳은 수도권 두 곳에 불과하다. 기계도 모두 미국에서 수입하며 대당 5억에서 6억원이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한계도 있다. 조희주 연구원은 “미국의 제품군은 약 600℃ 온도에서 기화되는 성분만 분석이 가능하다. 검댕입자, 황사와 같은 토양 기원 미네랄, 중금속 같은 내화성 성분들은 분석이 불가능하다. 덩어리(bulk) 입자 단위로 분석하기 때문에 정량화가 가능하지만 개별 미세먼지의 혼합 상태 파악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 미세먼지...뭐냐 넌? 박기홍 교수팀이 국내기술로 개발한 미세먼지 실시간 조성분석장치. 연구팀은 이온화 레이저, 광산란 모듈 등 신기술이 접목시킨 에어로졸질량분석시스템을 이용하는 기기라고 설명했다. (사진=박기홍 교수 연구팀 제공)

다양한 양상을 갖는 ‘침묵의 살인자’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3가지 핵심기술과 다양한 전문지식을 동원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 개발에 그치지 않고 논문 3편과 특허 6건도 도출했다. 조희주 연구원은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레이저 이온화 기법을 활용하기 때문에 모든 성분이 분석 가능하고, 단일 입자의 혼합 상태 파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계처리 기법을 활용한 반(semi-)정량화만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돌아가는 지름길은 없다. 기계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박기홍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구성성분을 많은 장소에서 정확히 측정하고 한국형 초미세먼지, 중국산 초미세먼지의 구성성분 프로파일 DB를 확보해야 한다. 신속한 발생원 추적을 위해서도 실시간 초미세먼지 구성성분 측정 자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기홍 교수팀이 개발한 분석 장치가 이목을 끄는 이유다.

하지만 상용화 적용을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희주 연구원은 “상업화하기 위해 핵심기술만 집약해 소형화할 계획이다. 가동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하고 개발할 필요도 있다”며 “단기에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긴 호흡으로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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