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K사업 연차평가 ‘A등급’…소외계층 위한 디자인·프로그램 추진

‘아이소리축제’서 학과 특성 살린 14개 문화예술 체험 부스 운영
교통약자 위한 지하철 환승 안내지도 제작…지난해 14개역 완성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계원예술대학교(총장 권영걸)는 지난해 특성화전문대학육성(SCK)사업에 신규 선정됐다. 올해 이뤄진 SCK사업 연차평가에서 ‘A등급’을 받으며 특성화 전문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계원예술대학교는 ‘디자인산업 혁신인재(D-innovator) 양성’을 목표로 △대학 내부 역량분석 △국가 및 지역산업 분석 △디자인 인력 취업 전망분석 등에 기초해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자인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특성화 목표 달성을 위해 △실무역량 △창의역량 △공감역량을 특성화 인재 역량으로 설정했다. 또한 특성화 3대 전략, 6대 사업, 21대 세부 프로그램을 수립했다.

3대 전략은 △창조적 직무역량 배양 △실무형 디자인 교육 강화 △산업체 맞춤형 취·창업 플랫폼 운영이다. 이는 △NCS 기반 교육사업 △학생이력관리사업 △실무역량강화사업 △교수학습지원사업 △창업역량강화사업 △산학역량강화사업 6대 사업으로 나눠 추진해나간다.

특히 21대 추진 전략 가운데 ‘창의 관련 네트워크 지원’과 ‘학생역량개발-공감역량’을 토대로 소외계층을 위한 디자인,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며 소외계층,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아이소리축제’ = 계원예술대학교는 지난 5월 18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인 ‘아이소리축제’를 열었다. 이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지원하는 파라다이스복지재단과 계원예술대학교가 1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대학축제로 올해 8회째를 맞았다. 장애 청소년에게는 문화예술 활동의 기회를, 대학생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지역주민과의 융합까지 도모하고 있어 아이소리축제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올해 아이소리축제는 ‘Dynamic Play’를 주제로 오감으로 즐기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체험들로 구성됐다. 장애 청소년들은 캠퍼스 곳곳에 설치된 28가지 문화예술 체험 부스를 돌며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계원예술대학교 교수진과 학생들이 준비한 14개 부스에서는 △순수미술 △화훼디자인 △시각디자인 △사진예술 △공간연출 △전시디자인과 등 각 학과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전시디자인과에서는 ‘가면’을 컨셉으로 △블링블링 가면무도회 △맛있는 가면무도회 △가면무도회 in 계원더랜드 △추억의 무도회 등을 마련했다. 장애 청소년들은 캔디, 젤리, 과자류 등을 이용해 직접 가면과 무도회복장을 꾸며보기도 했다. 이를 기획한 전영대 교수(전시디자인과)는 “사람들이 가면을 쓰면 자신의 얼굴이 가려졌다는 생각 때문에 숨겼던 끼를 발산하는 걸 볼 수 있다”며 “장애 청소년들의 숨겨진 끼를 보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파라다이스그룹 자원봉사자들은 팝콘, 와플, 빙수, 달고나 등 다양한 먹거리와 격파, 물총사격, 대형 젠가 게임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진행했다. 특히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튬 플레이 기념촬영은 장애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축제의 마지막은 개그맨 이동엽씨의 사회로 △장애인 댄스팀 ‘여우와 곰돌이’ △카지노부산 댄스팀 ‘B1크루’ △컬쳐허브 DJ HAUSK, Queenzell 등이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

아이소리축제 참가자들은 “어느 때보다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편견 없는 시간과 장소에 있다 보니 모두가 하나 된 느낌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봉사자로 활동한 한송이(화훼디자인과1)씨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도 예술 활동을 좋아하는 모습이 색달랐다. 이런 축제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내년 아이소리축제에도 꼭 봉사자로 참석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영섭 계원학원 이사장은 “장애인의 반대말은 비장애인이다. 오늘 이 자리는 장애라는 편견이 없이 문화예술을 소통하는 장”이라며 “이렇게 뜻깊고 좋은 시간을 매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통약자 위해 지하철 환승 안내지도 만드는 교수 = 지난 2월 장애인 인식개선과 이동권 확대 운동 조합인 ‘무의’는 14개역 휠체어·유모차 환승 안내지도를 공개했다. 지난해 한 대학의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프로젝트 형식으로 만들어낸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환승 안내지도였다. 이 지도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서울시는 본격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지하철 환승 안내지도 제작 의지를 보였다.

이 프로젝트의 숨은 공신은 바로 김남형 계원예술대학교 교수(광고·브랜드디자인과)다. 김 교수는 “다리가 불편한 딸이 지하철을 타고 혼자서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지인(홍윤희 무의 이사장)의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졸업 프로젝트 주제로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노선 안내도 제작’을 제안한 게 시작이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 제자 송현수, 문미현, 이지훈씨와 지난해 7월 본격적인 프로젝트 시행에 들어갔다.

우선 환승경로가 복잡한 14개역을 선정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건대입구역, 고속터미널역, 김포공항역, 노원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대림역, 서울역, 석계역, 신도림역, 영등포구청역, 왕십리역, 이수역, 종로3가역 등이다. 환승단계가 9~12개에 이르는 복잡한 구간이다.

이들이 휠체어를 타고 해당 환승역에 직접 방문해 현장 체험을 하면서 제작한 교통약자 지하철 안내도는 환승 경로에 따라 소요 시간과 과정이 순서대로 표기됐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해 지하철을 환승하려면 여러 층을 오르내려야 하는 점에 착안해 층별 평면지도도 만들었다. 14개역 지하철 환승지도는 지난해 반년간 매달린 결과 1차로 마무리됐다.

올해에도 김 교수의 졸업지도반 전체가 이에 뜻을 함께하면서 두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15개 이상의 지하철 환승 안내도 제작이 목표다. 또한 현재까지 만들어진 14개역 정보의 업데이트와 사용자들의 피드백 공유도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없던 엘리베이터가 생기기도 하고 공사 때문에 역 출입구가 폐쇄되는 경우도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지도를 만드는 것보다 살아있는 업데이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역사 내 표지판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 지하철 역사 내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 표지판이 휠체어를 탄 사람들에게는 너무 높은 위치에 있다는 지적이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안내 표지판을 제작해 비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할 계획이다.

 

▶ 계원예술대학교의 미래 모형 ‘동아리 엠제로랩’
지속가능한 디자인 추구…생태 둥지 ‘익층호텔’ 선보여 우수상

계원예술대학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그린(Green)’을 꼽았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생활 디자인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이 대학 동아리 엠제로랩(대표 최정심 기획처장, Mileage ZERO LAB)은 계원예술대학교의 미래 모형이다.

엠제로랩은 탄소제로화, 친환경 삶을 뜻하는 말이다.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면서 생태순환을 돕고, 지역 공동체 문화를 중심으로 엠제로(M ZERO) 라이프스타일로의 전환을 꿈꾼다. 생태순환형 농장을 만들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창작공방에서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고 잉여 생산물은 지역협동마켓에서 판매, 교환 가능한 지역 안에서 순환되는 친환경 생활문화를 지향한다.

동아리 엠제로랩에서는 본교 뒷산에 마련된 텃밭에서 직접 작물을 경작하는 것에서부터 파머스 레스토랑, 파머스 마켓 경험을 통해 자급자족 생활 라이프를 맛본다. 특히 실제 텃밭을 경작하는 데 쓰이는 도구와 작업복 등은 편의를 위해 리디자인 하고 제작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4차 산업의 시작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연구, 디자인적으로 접근한다.

지난 5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렸던 제6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서 동아리 엠제로랩은 생태둥지를 콘셉트로 한 ‘익층호텔’을 소개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네 개의 면으로 이뤄져 있는 익층모델은 각 면마다 익충들의 서식 방법에 맞춰 제작한 곤충들의 보금자리다. 인간에게 이로운 △꿀벌 △딱정벌레 △풀잠자리 △무당벌레 등과 공생하기 위한 한 방법이다.

최정심 기획처장은 “세상이 발전하면서 곤충들의 보금자리는 줄고 있다”며 “엠제로랩은 농약과 제초제, 산림파괴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익충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