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후 2019년부터 확대…진로취업·창업·교수학습 등 방점

전문대학가 “절실했다” 환영…“더 많은 대학 지원해줘야” 요구도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전문대학 ACE사업이 이르면 내년부터 시작된다. 내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전문대학 재정지원사업이 전면 개편되는 2019년부터 확대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특성화전문대학육성(SCK)사업이 내년이면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2019년 전체적인 재정지원사업 개편에 맞춰 전문대학 ACE사업을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교육부 취업창업교육지원과의 주도로 정책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문대학정책과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전문대학 ACE사업은 일반대학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과 조금 궤를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잘 가르치는 대학’을 목표로 대학의 건학이념, 비전 및 인재상 등을 구현하는 전반적인 학부교육 시스템 개선을 지원하는 것이 일반대학 ACE사업이라면 전문대학 ACE사업은 진로취업, 창업 등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최승복 교육부 취업창업지원과장은 “일반대학에 비해 전문대학생들이 취약 계층도 많고 정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전문대학 학생들의 기초학습역량, 진로개발역량 등에 대한 중점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전문대학도 일반대학의 ACE사업과 맥을 같이 하지만 전문대학에 특화된 사업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대학 ACE사업에서는 교원들의 교수학습 역량 강화 등도 강조할 계획이다. 전문대학생들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수법을 교수들이 고민하고 그런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들의 정서지원 부분이나 창업교육을 포함하는 것도 차별화된 점이다.

최 과장은 “자기 스스로 진로역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신감, 자존감 회복 등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부분까지도 포함하려 한다”면서 “창업교육 또한 중고등학생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 과 직원이나 자원에 한계가 있어 지금은 일반대학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 사업을 통해 전문대학 창업교육 문제도 조속한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대학들은 우선 반기는 분위기다. ‘잘 가르치는 대학’을 모토로 시행된 ACE사업은 그간 일반대학에만 지원되면서 전문대학은 소외돼왔다. 이에 전문대학가에서는 “주로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전문대학에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포스트 SCK에는 ACE사업이 포함돼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실제 전문대교협에서는 하반기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전문대학 ACE사업 신설을 내세우기도 했다.

A전문대학 교수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NCS로 교육을 해왔지만 NCS보다 더 중요한 게 교육의 질이다. 교수학습에 개혁ㆍ혁명 이런 것들이 담보되지 않으면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없다”면서도 “전문대학은 주로 교육에 초점이 맞춰 있는 직업교육기관이다. 정말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주된 목적이어야 하는데 소홀한 면이 없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체 현장과 연계한 현장실습을 할 때 교수학습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학습과 경험으로 축적 되는지에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할 때”라면서 “모니터링과 피드백니 성취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전문대학 교수도 “전문대학의 경우 편차가 큰 학생들에 맞춰서 스스로 학습에 대한 태도, 동기부여, 미래에 대한 비전 등을 심어줘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경험하고 느끼도록 해주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전문대학 ACE사업이 절실했다”면서 반겼다.

이제 막 정책연구를 시작한 만큼 전문대학의 현장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C전문대학 교수는 “전문대학은 현재 어떤 상황이고 교수들은 어떤 걸 원하는지 또한 일반대학과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검토하고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D전문대학 관계자도 “전문대학 교수들은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위한 페이퍼 작업은 물론 학생들의 취업, 입학생 모집 등에 기를 소진하고 있다. 실제 교수 본연의 업무인 교수학습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정작 이는 외면시됐다”면서 “전문대학 ACE사업이 추진된다면 이런 부분도 고려해서 전문대학 교수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업 예산 규모는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야 하는 사항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열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총장 세미나에서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이 “내년에는 전문대학 ACE사업 등 신규 사업을 진행해 2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개 대학을 선정해 10억원씩 지원해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각 대학당 지원금을 줄이더라도 지원 대학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전문대학은 오로지 교육과 훈련이 융합된 전문직업인 양성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인증평가 통과 등 기본이 된 전문대학들은 다 수혜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이 사업만큼은 몇몇 대학만 주고 할 사업이 아니다. 그렇게 하려면 한 대학당 지원 규모를 적어도 5억원 내외로 해서 더 많은 대학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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