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대학자율성 회복을 촉구한다.
[사설] 다시 대학자율성 회복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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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학정책에 촉각을 바짝 세우고 있는 상황속에 전국 대학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세미나가 부산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 주제가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고등교육의 과제’인 만큼 신임 교육부장관을 초청해 새 정부 정책을 들으려 했으나 장관 임명 절차가 끝나지 않아 불발됐다. 대신 총장들은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학의 요구를 수렴해 입법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총장들은 대학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를 해왔지만 대학의 어려움이 개선되기보다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도 국·사립별, 대·중·소규모별, 수도권· 비수도권별로 입장이 나뉘면서 사안별로 이견도 노출됐다. 서울의 큰 대학과 주요 국립대학의 총장들은 참석하지 않았고, 참석한 총장들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대교협은 그야말로 국공립 및 사립대를 총망라한 유일한 대학교육정책협의체다. 대학 총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어젠다를 도출하고 목표를 정해 대학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의견을 조정하고 정부에 그 결과를 전달해 정책을 이끌어가야 할 중요한 기구이다. 그러나 최근 대교협은 대학 간 결속력이 떨어지고 갈등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근본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급변하는 세계속에서 20위권의 국가경쟁력에도 크게 뒤떨어진 50위권의 대학경쟁력은 부끄러워해야 하는데도 처절한 자기반성과 비판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이 국가적인 위기 극복과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를 통해 밝은 미래사회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공동의 사명보다 당장 눈앞의 생존에 급급해 각자도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호 협업과 공존의 정신이 사라지고 이해 득실과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대학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새 시대를 앞장서서 열어가기는 커녕 자신들의 생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마져 나오는 실정이다.

이렇게 된데에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그동안 교육부가 반값등록금과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 줄세우기를 해온 탓에 대학이 자생력을 크게 잃었다. 대학은 설립 이념이나 특성화와는 무관하게 교육부 입맛에 맞게 보고서를 쓰고 구조적으로 재정지원에 목을 매다보니 결국 대학은 경쟁력도 특성도 놓쳐버렸다. 전국의 크고 작은 대학들이 교육 정책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특성을 상실한 채 도토리 키재기에 내몰리고 말았다.

이제 대학들은 근본적인 자율성을 회복해야 한다. 설립 당시 대학 고유의 정체성을 찾고 초심으로 돌아가 본연의 길을 가야한다. 그리고 정부는 합리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대학 스스로 존립 이유를 찾고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대교협을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 등 특성화할 수 있는 부문으로 개별 대학의 역할을 나누고 각 대학들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자원부족시대에 대학간 공유와 상호 협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공생공존 전략으로 대학 경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래야 국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상위권 대학들은 그렇지 않은 대학들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다른 대학들은 협업과 공유를 활용하여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금처럼 구심점 없이 약육강식의 논리로 간다면 인구절벽과 일자리 절벽으로 대표되는 불안한 미래사회에서 한국의 대학들은 타의로 냉혹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학이 미래를 열어가기는 커녕 국가의 장래에 짐이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대학에 대한 지지는 크게 낮아질 것이다.

대학 자율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학 스스로 쟁취해 가야한다. 정부도 대학 자율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정책과 실효성있는 액션 플랜을 이제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 시대 대학과 교육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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