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는 대학’…문제풀이 달인보다 창의적 모험인재
‘레지덴셜 칼리지’서 비교과 영역 ‘불야성’, 한 학기는 외국에서 ‘오프캠퍼스’
학생부종합전형 중 간호·수의·의예·치의예과 제외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북대는 창의적인 모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토론하는 전북대 학생들.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과거 스펙만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스토리’가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됐다. 공공 부문에서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본격화했다. 기업에서도 스펙을 초월해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과 잠재력·협업 능력·능동적 자세 등을 평가하는 채용 문화로 바뀌고 있다.

전북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차별화된 고유 인재상을 제시하고 있다. 전북대 인재양성 슬로건은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는 대학’이다. ‘모험생’은 단순 수치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북대만의 인재 브랜드다.

■ 왜 모험인재이며, 모험인재는 누구인가? =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새로운 기술과 패러다임이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하고 고도화를 이룰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 발달로 50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본다. 대학 졸업생이 적어도 6번은 직업을 바꿔야 하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우수 인재를 양성해 지역과 국가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대학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인재 양성도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지식만 외우고 정답만 맞히는 문제풀이 달인에서 창의적이고 모험심을 즐기는 인재가 필요하다. 바로 전북대의 ‘모험인재’다.

고산자 김정호는 '길 위에는 신분도 없고 귀천도 없다. 길을 가는 자만이 있을 뿐'이라며 세상 밖으로 나가 상상을 넘어선 정교하고 정확한 지도를 만들어냈다. 발명왕 에디슨은 스스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전구가 빛을 내지 않는 2000가지 원리를 알아냈을 뿐이다. 생각의 전환이다. 이들은 모두 세상을 움직인 모험인재들이다. 전북대가 바라는 인재상이다.

제조업 중심 시대에는 이미 나온 정답만 잘 맞히는 모범생이 각광을 받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을 끊임없이 융합하며 스스로 일을 찾아 동료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창의적 도전을 즐기는 ‘진정한 모험가’도 필요하다. 이러한 색깔있는 인재가 바로 전북대가 키우는 ‘모험인재’다.

▲ 전북대는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한스타일'을 내세운다. 전북대 학내 전경.

■ 모험인재 육성, 어떻게 하고 있나? = 이남호 총장 취임 후 전북대는 파격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소위 ‘거주형 대학’으로 일컬어지는 ‘레지덴셜 칼리지’다. 낮에는 학과 수업을, 저녁 이후 기숙사에서는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며 문제해결능력과 팀워크·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기르고 다양한 비교과 영역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학생들에게 실력과 함께 인성과 소통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숙사가 단순 거주 공간이라는 관념을 완전히 깼다.

또 하나가 ‘오프캠퍼스’다. 학생들을 졸업까지 최소 한 학기 이상 다른 나라나 특정 지역에 내보냈다. 언어·문화 그리고 생활방식까지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글로벌 감각과 타 문화 포용력·문제해결력까지 배양할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레지덴셜 칼리지에는 513명의 학생이, 오프캠퍼스에는 1803명이 참여했다.

전북대는 이 밖에도 △황당무계창의아이디어공모전 △자기주도모험설계공모전 △개교기념모험인재상포상 등을 마련했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두 다리로 미국 횡단·뚜르드프랑스 완주…전북대에서 ‘모험생’ 꿈 이루다 = 모험인재 양성 프로젝트 이후 2년, 전북대에는 많은 모험생이 배출되고 있다. 안일했던 자신을 과감히 깨기 위해 자전거로 미국 대륙 6000km를 횡단한 이우찬(무역학과4)씨. 올해엔 미국 서부 4000km를 두 다리로 걸어서 횡단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신지휴(전기공학3)씨는 2015년 세계 최고 사이클 대회인 ‘뚜르 드 프랑스’ 코스를 완주했다. 누구나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였단다. 지난해엔 ‘지로 디 이탈리아’와 ‘라 부엘타 아 에스파탸’ 코스를 달리며 세계 3대 사이클 대회를 모두 완주했다.

전북대가 최근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한 ‘모험활동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시를 담는 사람들’이다. 학생 3명은 중국이 윤동주 시인을 자국 시인이라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에 분개했다. 중국 생가와 보존 가옥 등을 찾아 역사 왜곡 현장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고, 한국에서 사진전을 열어 중국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알렸다.

코피노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필리핀 현장을 취재, 이북(E-Book)으로 낸 강성덕·권예리·서정희·박고은·윤지현·정인용·방하영씨는 “전북대의 모험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책을 낼 수 있었다”며 “도서관을 박차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을 때 우리는 책상에서의 모범생을 뛰어 넘어 모험생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전북대는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는 대학이다. 세계 3대 사이클대회를 완주한 신지휴 학생.

■ 수시모집= ‘모험인재’ 2604명 선발한다…전년대비 500명 늘어

전북대는 2018학년도 수시모집을 통해 모두 2604명의 인재를 선발한다. 전형 유형별로는 △학생부종합전형(786명) △학생부교과전형(1818명)이 있다. 지난해 수시보다 선발인원이 500명 정도 늘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평가 100%로 4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 심층면접 30%로 선발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선발한다.

올해 입시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큰사람전형 중 간호학과·수의예과·의예과·치의예과를 제외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예체능 계열 일부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수능을 응시하지 않아도 지원이 가능하다.

원서접수는 오는 9월 11일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다. 전북대 입학정보 홈페이지(http://enter.jbnu.ac.kr)에서 인터넷으로만 가능하다. 최초 합격자는 12월 15일 오후 2시 전북대 입학정보 홈페이지에서 발표한다.

[인터뷰] 여종문 입학본부장 “자신 의견 논리적으로 발표하는 연습 필요”

▲ 여종문 전북대 입학본부장.

-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이 확대됐다. 학생부종합전형 중 ‘큰사람전형’까지 모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의·치·수의·간호대에서만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또한 같은 전형에 ‘글로벌인재전형’을 신설해 27명을 선발한다. 국내 고교에서 취득한 3개 학기 이상 학생부 성적이 있고, 모집단위 관련 언어적 소질이 있거나 글로벌 역량이 있는 학생이면 지원할 수 있다.”

-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어떠한가.
“예체능계열 일부 학과와 농생대 동물생명공학과 등을 제외한 나머지 학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인문계열이 모집단위별로 반영하는 수능 4개 영역(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지정등급 이내여야 한다. 자연계열은 수학을 포함하는 3개 영역 등급 합이 지정등급 이내여야 한다. 예술대학은 수능 3개 영역(국어·영어·탐구) 등급 합이 지정등급 이내여야 한다. 의예과와 치의예과 역시 수능 4개 영역 중 수학을 포함한 3개 영역 등급 합이 지정등급 이내여야 한다.”

- 2단계 면접이 여전이 중요할 것 같다. 대비 팁을 준다면.
“면접은 고교 교과과정 이내에서 출제된 2개 문항에 대한 답변과 보충질문 형태로 약 15분간 진행되며, 지원자의 인성과 잠재능력을 파악한다. 보충질문 시 1단계 서류평가 자료에 대한 확인 질문이 주어질 수 있다.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평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발표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 입학정보 홈페이지에 탑재돼 있는 심층면접 기출문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북대는 상세한 입학전형 안내를 홈페이지에 공지해 놓고 있으며, 상시 온-오프라인 입시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입학정보를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수험생이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유의를 강조하고 싶다. 자기소개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검색시스템을 이용해 유사도 검색을 실시한다. 이를 준용해 전임 입학사정관이 검증하고 표절·대리작성·허위사실 기재·기타 부정한 사실 등이 발견될 경우 소명 기회를 준 후 해당 사항이 있다면 감점이나 불합격 처리될 수 있고, 합격 이후에라도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 공인어학성적 및 수학·과학·외국어 교과에 대한 교외 수상실적을 기재할 경우 1단계 서류평가에서 0점 또는 불합격 처리될 수 있으니 이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큰 교외활동(해외 어학연수 등)을 작성했을 경우, 해당 내용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