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교수<교양학부>

성공회대에는 우리 현대사의 대표적인 비전향 장기수였던 신영복 교수가 있다. 그는 지난 88년 8·15 특사로 가석방된 후 89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동양철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신 교수는 이러한 이력 말고도 독특한 붓글씨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민중체, 어깨동무체, 혹은 옥중서체로 불리는 그의 필체에는 성공회대의 교육이념이 잘 드러나 있다. 글자 하나하나를 떼어놓았을 땐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하지만 여러 글자가 한데 어우러지면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발하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학생과 교수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현재 서예 동아리 +「서도반」의 지도교수이기도 한 신 교수는 학생들의 MT 등 각종 행사에 +단골로 초대받는다. 심지어는 신 교수를 추종(?)하는 몇 명의 교수들이 학생들과 동일한 회원 자격으로 「서도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그가 강의하는 과목들은 일부 대학의 경우 폐강이 되기도 하는 등 요즘 학생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신 교수의 강좌는 매 +학기마다 제일 먼저 수강신청이 마감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교과내용을 새로운 문화와 젊은이들의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여 가르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의 명성과 더불어 이와 같은 노력이 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요인인 것이다. 학점은 비교적 후한 편이다. 교육의 성과가 시험 답안지나 성적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시험 답안지를 채점하다 보면 오히려 내 강의를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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