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솔지 기자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대학가 정규직 전환이 정부의 확고한 움직임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일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 각 국립대도 심의위를 두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규모와 가능성을 살피게 된다.

경희대는 지난 2015년부터 거론되던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갈무리했다.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 140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 임금과 처우 문제에 있어 논란이 됐던 간접고용이 아닌 자회사와의 직접고용 형태다.

대학에는 다양한 비정규직 구성원이 있다. 1년 계약직으로 일하는 행정직원, 1~3년 주기로 재임용 심사를 받는 비정년트랙 교수, 제대로 된 휴게 공간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학내 청소노동자까지. 비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정규직보다 열악하고 불안정한 근무 환경과 처우를 견뎌내야 하는 현실이다. 이들에게 문재인정부의 ‘정규직 전환’은 근무 권리를 보장해 줄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재정난은 대학 정규직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다 등록금도 몇 년째 동결이라, 해마다 오르는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벅차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학마다 ‘명예퇴직’과 ‘계약신입’의 증가가 그 실태다. 또 대학별 비정규직의 규모나 실태 파악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현황은 변변한 자료조차 없다. 인원과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지 못하면 정규직 전환 계획을 구석구석 적용해 시정하기가 어렵다.

대학가 정규직 확대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고등교육재정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OECD 평균(1.2%)에도 못 미치는 재정지원으로는 대학의 정규직화가 인건비 한계에 부딪혀 무산될 위기다.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의 재정 숨통도 틔워주며 적절한 압박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정부의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정확한 비정규직 규모 조사에도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규직 확대에 대학의 협조와 정부의 추진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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