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월구 강릉원주대 초빙교수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양성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 SNS에서 댓글로 싸우지 말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여성 혐오가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공간이 마련돼야 합니다. 서로 토론하고 어느 주장이 더 맞는지 생각해보고 이해하고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강월구 강릉원주대 초빙교수는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 국장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을 거치면서 여성의 권익 신장에 헌신해왔다. 특히, 원장을 맡던 시절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최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개최한 여성 토크 콘서트에서 성 불평등에 대해 발제하기도 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홍준표 대표가 ‘젠더폭력’이 뭔지 물었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 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성 평등 의식이 낮은 게 문제라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여성의 외모나 성격을 평가하는 것이 성차별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의 화장이나 옷차림에 대해 얘기하는 건 여성의 외모로 가치를 평가하는 겁니다. 또 싹싹하다든가 꼼꼼하다는 평가도 젠더로서의 역할을 강요하는 것이죠.”

강 교수는 여성으로서 겪은 차별을 털어놨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성 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학교에 가면 남자가 반장, 여자가 부반장을 맡는 구조부터 남자부터 번호가 시작하는 데 의문을 품었다. “학교 다니면서 어느 순간 질문이나 자기 주장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적극적인 여성'은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제 능력이 더 잘 키워질 환경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다니면서 중요한 부서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승진이나 좋은 자리에 갈 때 남성보다 밀리게 됐죠.”

강 교수는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젠더 폭력이 발생한 원인이 남성은 적극적이고 여성은 수동적이라는 젠더를 계속 교육받다 보니 양성 간 권력의 불평등이 생겼다고 본 것이다. “성 평등 의식 확산을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해 상시로 교육받을 필요가 있어요.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대나 사범대는 더 중요하죠. 대학교에서는 교양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사회 곳곳의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들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7%, 국내 5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은 2.7%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로 눈을 돌리면 여성 리더가 활약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강 교수는 여성이 리더로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봤다.

“여성과 남성이 다르게 교육받고 다른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남성들과 다른 관점으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여성은 '사람 관계'에 집중을 더 하는 경향이 있어요.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인재경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에 초점을 두고 인성이 좋은 사람을 뽑는다든지, 어려운 일이 있을 경우 왜 그런지 더 살펴보고 제도적으로 바꿀 것이 있으면 바꾸든가 하는 거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우선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젠더평등, 성 평등 의식을 높이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관련된 연구도 하고 싶고, 여성단체 활동 등 '성 평등한 세상 만들기'에 필요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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