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 입학한 이유

최근 우리 사회 일부에서는 극소수지만 대학교육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인원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들은 대학이라는 ‘간판’보다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담금질을 하고 있다. 또한,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나 사이버대로 유턴하는가 하면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인원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직업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취업과 맞닿아 있다.

현재 재학 중인 대학생들 역시 대학에 들어온 이유로 취업을 첫 손으로 꼽았다. ‘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획득하기 위해서’ 대학에 입학했다는 비율이 36.6%로 가장 많았다. 다양한 경험 가능(20.7%),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18.7%), 대학 본연의 기능인 ‘학문 연구’(14.7%)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획득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다는 응답자는 남학생(32.8%)보다 여학생(38.8%)이 더 높게 나타나 남성보다 더 심각한 여성 취업난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으며, 예체능계열이 42.8%로 자연공학계열(40.4%), 인문사회계열(34.0%)보다 높았다.

대학 입학 이유를 ‘다양한 경험이 가능해서’라고 말한 응답자는 남학생(20.5%)과 여학생(20.7%)이 비슷했으며, 인문사회계열이 22.9%로 예체능계열(19.5%), 자연공학계열(16.9%)보다 많았다.

자신의 뚜렷한 주관보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서 대학에 입학했다는 답변은 남학생(16.4%)보다 여학생(20.0%)이, 예체능계열(9.5%), 자연공학계열(15.4%)보다 인문사회계열(21.3%)이 높게 조사됐다.

2006년 조사에서는 대학 진학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대학생들의 40.2%가 취업이라고 응답했으며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서(19.4%), 학문연구를 위해서(11.3%)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의 경우엔 올해와 비슷한 35.7%가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했다고 응답해 청년층의 취업난과 고민을 그대로 반영했다.

◆ 대학 만족도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상당수는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자기 뜻이든 아니든, 어떤 목적과 목표가 있든 없든 관계없이 많은 인원이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우리나라는 ‘교육 강국’, ‘교육 대국’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전 세계와 견주어도 거의 최상위 수준이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현재 재학 중인 대학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절반을 웃도는 인원(55.3%)이 만족하지도 불만족하지도 않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그렇다(만족)’는 31.1%, ‘그렇지 않다(불만족)’는 9.7%로 나타나 대학생 10명 중 3명 정도만이 현재 재학 중인 대학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재 대학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강원권(50.0%)이 가장 높았으며 전라․제주권(34.2%), 수도권(33.6%), 경상권(28.9%), 충청권(21.9%) 순이었다. 또한 만족 비율은 여학생(29.8%)보다 남학생(33.5%)이, 예체능계열(19.0%), 자연공학계열(25.7%)보다 인문사회계열(35.2%)의 만족도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현재 대학에 불만족스럽다’는 반응 역시 강원권(30.0%)이 가장 높았으며 수도권(10.4%)이 뒤를 이었다. 특히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학년별 불만족도에선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불만족 비율이 1학년이 0%이고 3, 4학년이 각각 10.3%, 9.4%인데 반해 2학년의 경우엔 38.0%로 조사돼 특히 불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전공 만족도

자신의 현재 전공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학생의 44.6%가 ‘그저 그렇다’고 응답해 만족하지도 불만족스럽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그렇다(만족)’는 비율이 40.9%로 ‘그렇지 않다(불만족)’는 10.9%보다 크게 앞지른 데다 대학 만족도보다 전공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잘 모르겠다’는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그렇다(만족)’는 답변은 강원권(70.0%)과 전라․제주권(50.0%)에서, 남학생(40.4%)보다 여학생(41.1%)이, 자연공학계열(31.6%), 인문․사회계열(44.2%)보다 예체능계열(61.9%)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학년별 만족도의 경우 1학년이 53.8%로 가장 높았으며 4학년 44.7%, 2학년 35.0%, 3학년 34.0% 순이었다.

반면 ‘그렇지 않다(불만족)’는 반응은 충청권(16.4%)과 경상권(14.4%)에서, 여학생(10.5%)보다 남학생(11.6%)이, 계열별로는 예체능계열(4.7%)과 인문사회계열(9.8%)보다 자연공학계열(13.9%)에서 불만족도 더 컸다.

◆ 대학 최우선 개선사항

대학생들은 대학 당국이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강의의 질적 향상’을 꼽았다. 무려 40.6%가 응답했다. 이는 다시 말해, 대학생들의 10명 중 4명이 교수의 강의 질에 매우 불만족스러워한다는 결과이다.

‘학생 서비스 개선’을 꼽은 응답자가 17.9%로 뒤를 이었으며 ‘장학혜택 확대’를 지목한 비율은 15.9%였다. ‘우수교원 확보’에는 6.2%, ‘문화 공간 확대’(5.2%), ’의사결정 구조 개혁‘(4.4%) 순으로 이어졌다.

강의의 질적 향상에 가장 목말라하는 비율은 남학생(39.0%)보다 여학생(41.5%)이, 자연공학계열(32.3%), 예체능계열(42.8%)보다 인문사회계열(45.0%)이 높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강의의 질에 불만족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1학년(23.0%)과 2학년(24.6%)은 큰 차이가 없지만 3학년 38.1%, 4학년 50.2%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학생 서비스 개선을 꼽은 응답자의 경우 남학생(17.1%)보다 여학생(18.4%)이 높았으나 계열별로 봤을 때는 예체능계열(33.3%)이 인문사회계열(18.4%), 자연공학계열(14.7%)보다 큰 폭의 차이로 많았다.

장학혜택 확대는 성별, 계열별, 학년별에서 큰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학생(5.4%)보다는 여학생(21.9%)의 목소리가 훨씬 컸으며 예체능계열(9.5%)보다 자연공학계열(19.8%), 인문사회계열(14.3%)의 비율이 높았다. 학년별로는 고학년보다는 저학년의 장학혜택에 대한 갈증이 컸다. 3~4학년이 각각 15.4%, 9.9%인데 비해 1~2학년은 각각 23.0%, 29.8%였다.

한편 2006년의 조사에서는 강의의 질적 향상이 33.2%로 가장 높았으며 장학혜택의 확대가 12.3%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와 비교할 때 장학혜택 확대와 학생서비스 개선이 순위만 바뀌었을 뿐 학생들이 느끼는 강의의 질과 장학혜택의 확대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 한 달 독서유무

우리나라 대학생들 10명 중 6명은 책을 꾸준히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책을 읽는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62.8%의 응답자가 읽는 편이라고 한 반면 37.1%는 읽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권역별로 봤을 때 책 읽는 비율은 강원권이 70.0%로 가장 높았으며 경상권이 65.2%로 뒤를 이었다. 남학생(66.4%)이 여학생(60.7%)보다 더 많이 읽는다고 응답했으며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계열(66.8%)이, 학년별로는 4학년(69.5%)이 가장 많이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예상외로 대학생들이 독서가 저조한 것은 스마트폰, SNS 등에 익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형태

열정페이, 헬조선, 호모인턴스(인턴생활만 반복하는 취업준비생) 등 취업난과 열악한 근무조건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릴 정도로 취업의 문은 좁기만 한 게 현실이다.

대학생들은 취업하고 싶은 기업형태에 대한 질문에서 공기업을 으뜸으로 여겼다.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무려 37.1%였다. 대기업이 17.2%로 그 뒤를 이었으며 외국계기업(16.7%), 공무원․교사(11.7%) 순으로 비교적 선호도가 높았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7.9%), 창업․자영업(4.7%), 벤처기업(1.7%) 등은 10%대 미만으로 대학생들의 취업 선호도가 명확하게 갈렸다.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권역별로 볼 때 강원권(6.0%)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전라․제주 39.4%, 수도권 37.9%, 경상권 36.2%, 충청권 34.2%)이 30%대의 높은 호감도를 보였는데, 이는 지역균형발전에 따라 많은 공기업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학생(36.8%)보다는 남학생(37.6%)이 약간 높았으며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계열(39.3%), 자연공학계열(36.7%)이 높게 나타난 데 비해 예체능계열은 14.2%로 다소 낮은 것은 전공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남학생(15.0%)보다 여학생(18.4%)의 선호도가 높았으며 인문사회계열(13.9%)보다는 자연공학계열(25.0%)이 월등히 많았다. 예체능계열은 4.7%에 그쳤다.

2006년 조사에서도 올해와 비교할 때 공기업(45.4%), 대기업(30.9%), 외국계기업(12.0%) 등 선호 기업의 순위는 차이가 없었지만 기업형태에 따라 선호 비율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대기업은 10여 년 만에 거의 반 토막이 날 정도로 비율이 떨어졌으며 평생직장, 정년보장 등의 개념이 무너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창업․자영업의 경우 2006년 4.5%에 이어 올해 역시 4.7%에 불과해 정부와 대학이 오랫동안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거두지 못해 더욱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제도와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 직업선택의 조건

직업선택의 첫째 조건은 역시 ‘급여’였다. 급여는 27.3%로 ‘안정성’(22.5%), ‘적성과 능력’(16.8%), ‘근무 분위기’(10.8%) 등을 압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조사와 비교할 때 응답 비율에서 약간 차이만 보일 뿐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급여’를 가장 중요시하는 응답자는 남학생(25.4%)보다 여학생(28.4%)이, 자연공학계열(27.5%)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1학년 21.1%, 2학년 22.7%, 3학년 26.8%, 4학년 30.1%) 더 많았다. ‘안정성’의 경우 여학생(20.7%)보다 남학생(25.4%)이, 자연공학계열(23.1%)에서 많았으며 고학년(3학년 21.1%, 4학년 22.1%)보다 저학년(1학년 26.9%, 2학년 24.0%)이 더 많아 이채를 띠었다. ‘적성과 능력’은 남학생(14.0%)보다는 여학생(18.4%)이 더 중요시했으며 예체능계열(28.5%)이 다른 계열(인문사회계열 17.4%, 자연공학계열 13.9%) 보다 비교적 높게 나타나 전공의 특수성을 보여주었다.

2006년에는 지금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11년 전에는 직업선택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응답자의 25.4%가 적성과 능력을 꼽았고 안정성(24.3%), 급여(20.5%), 미래성장 가능성(14.7%) 순이었으며 근무 분위기는 2.3%에 불과했다. 2006년과 비교할 때 2017년 현재는 급여와 근무분위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높은 연봉과 분위기 좋은 직업을 최고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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