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행복한 대학 만들기 위해 학생·교직원 목소리 들어
대학 중장기 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다양한 국책사업 유치
입학금폐지 등 재정문제 시급, 정부가 나서 예산 지원 늘려야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2019년 개교 50주년을 맞이하는 창원대는 반세기의 역사와 전통을 쌓는 동안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중추기지라 할 수 있는 창원국가산업단지를 배후에 두고 있는 입지적 강점을 바탕으로 우수한 교육연구 성과들을 축적해 왔다. 1990년대 중반 국책공대로 선정된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으며, 지역 국립대로서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동반성장하는 중요한 책무를 수행해 왔다.

2015년 5월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한 최해범 총장은 새로운 50년을 맞이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 총장은 “대학 구성원들과 지역사회가 창원대 총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겨준 것은 건학 50주년을 앞둔 대학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달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취임 후 2년여 동안 쉼 없이 바쁘게 뛰어온 날들을 풀어냈다.

최 총장은 임기 절반 동안 대학의 중장기 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다양한 국책사업을 유치했다. 이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정부부처와 유관기관·기업체 등을 쉼 없이 찾아다녔다. 구성원들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 학생과 교직원·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듣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대학 내부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남은 임기 동안 대학의 주요 현안사업들을 챙기고 실질적인 성과들을 낼 수 있도록 대학경영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는 최 총장을 만나 창원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최 총장이 그리는 창원대의 미래는 ‘지역으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는 대학’ 그리고 ‘세계 각국의 유학생들이 거니는 글로벌 캠퍼스’다.

- 창원대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지역격차 해소, 국가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1994년 국책공대로 지정된 이후 공대가 많이 발전했다. 기술개발 및 인재양성에 주력해 한국기계산업의 요람인 창원산업단지에 인력공급을 전담하다시피해 왔다. 공대를 중심으로 키워왔고 전국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최근에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를 든든한 배경으로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다양한 국책사업을 유치해 대학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특성화가 필요한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속도가 서구에 비해 늦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하는데 4차 전문인력 양성체제는 과학기술 수준의 발전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다. 창원대는 생명공학·나노산업·기계공업·의료혁명 등 종합적 혁신과 경쟁력을 갖춘 인재양성으로 교육과정 개편, 전문인력 양성을 시작하고자 한다. 현재 밀양시 등 지자체와 나노신소재 공동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 이른바 ‘4.0 시대’를 맞아 산학협력 분야를 강조하고 있다.

“창원대는 주변에 600~700개의 크고 작은 강소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산학협력을 위해 300여 기업을 순차적으로 직접 방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연계한 자문, 기술개발 협조, 장학금 및 발전기금 유치, 학생취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축 중이다. 이공계 졸업생들은 주변의 강소기업에 대부분 취직하고 있으며, 향후 인간의 삶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협력기업들과 공동으로 교수학습 등 대학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산학협력이 중요한 가운데 최근 LINC+사업에 선정됐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선정돼 2022년 2월까지 연간 최대 50억원씩 5년간 총 250억원 규모를 지원받는다. ‘산학협력 선도모델 성과로 지역사회 발전과 청년 일자리 창출 실현’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지역산업 선도형 인재양성과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지원을 위한 사업을 수행한다. LINC+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내부적으로는 산학협력 전담조직의 실질적 총괄 기능 강화로 선도모형 실현 가능성을 확대하고,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 산학협력 고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LINC+ 외에도 다양한 국책사업을 유치했는데.

“경남을 대표하는 국립대로서 창원대는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 등 대형 국책사업을 대거 유치해 왔다. 특히 경남에서 ACE 사업을 수행하는 대학은 창원대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잘 가르치는 대학’임을 교육부로부터 확실히 인증받은 셈이다. ACE 사업 목표인 ‘IC2형 지역선도 인재양성’은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에서 제시한 ‘인성·창의성·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대학의 비전을 반영해 설계돼 있으며,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는 물론, 글로벌 시대를 이끄는 리더를 양성하는 ACE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 취업률이 64%에 이른다.

“창원국가산업단지의 발전에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고 산학연계 네트워크가 탄탄한 만큼 인성·창의성·전문성을 갖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공급하는 거점대학이 바로 창원대다. 창원국가산단을 중심으로 경남지역 산업체와 견고한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덕분에 높은 취업률을 자랑한다. 그러나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학생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현장에서 동시에 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기업들을 찾아가 취업의 문을 확장시킬 생각이다.”

- 취업률 신장과 더불어 창업 지원책도 늘고 있다.

“2016년 1월 당시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6년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전국 국공립대 및 경남지역에서 유일한 창업선도대학이다. 창업선도대학 사업을 통해 대학의 특성화 분야와 경상남도의 전략특화산업과 연계한 유망 창업자를 발굴·지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창업 및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창원대는 경남의 창업거점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혁신적 기술기반 창업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

- 곧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가 시행되는데.

“교육부는 2021년까지 대학 입학 정원을 2만 명 줄이겠다는 내용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평가에서 상위 60%에 드는 대학에는 정원 감축을 권고하지 않고, 대학 구조조정 속도 역시 늦추겠다는 게 골자인 것 같다.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창원대는 지역 국립대로서 전략적으로 특성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연구 강화 △대학교육 혁신 △산학협력 활성화 등에 매진하고 대입 단순화와 공정성 제고, 대학생 학비부담 경감, 취·창업 지원 강화 등 구조개혁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 지역 국립대로서 가장 큰 고민은.

“입학자원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에서 어느 정도 재정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학재정의 반 정도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정책 방향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어 등록금을 7~8년간 동결한 상태다. 물가는 오르고 등록금은 동결인 상황이 이어지는 데다 입학자원이 감소할 전망이어서 재정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다.”

- 그런 중에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다.

“2018학년도부터 입학금을 폐지한다. 지난해 8월 보직자회의에서 입학금 전면 폐지를 결정했다. 창원대의 입학금은 17만원으로 한 해 1인 평균 등록금 390만원(대학정보공시기준)의 약 4.3%였다.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입학금인 50여 만원에 비해 낮은 수치다. 등록금 역시 2009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인하 또는 동결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정부의 고등교육정책방향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입학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지역 국립대의 책무에 최선을 다하고자 내린 결정이다.”

- 국립대 재정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입학금 폐지로 줄어드는 예산은 상대적으로 불요불급한 대학 운용예산을 개선해 재정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국립대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 교육이라는 것이 사학이든 공립이든 인재양성이 목적인 만큼 아주 중요한 공공재라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국가가 공교육 기관인 국공립대학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담당하는 것이 괜찮지 않겠나 생각한다. 당장이 어렵다면 점진적으로 투입 예산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도 교육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물론 그만큼 교육의 차별화 및 특성화가 선행돼야 한다.”

-남은 숙제가 있다면.

“산업의과대학 설립이 숙원사업 중 하나다. 창원을 중심으로 김해·양산·함안 지역만 해도 6000여 개의 기업이 밀집해 있다. 경남의 산업재해율은 0.71%로 전국 평균 대비 1.5배 높다. 창원은 전체산업의 55%가 제조업으로 산업재해 의료수요가 높은데 의대가 하나도 없다. 경남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강원도에 5개 의대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심각하다. 경상대·인제대가 있긴 하지만 인제대는 사실상 경남 외 권역이다. 의료복지 서비스 수준 개선, 의료인력의 수급 불균형 해소, 산업재해 수요에 대한 대응 등을 위해 창원대 의대는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 정부부처와 국회·유관기관에 필요성을 알리고, 지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 최해범 창원대 총장(사진 왼쪽)이 본지 이인원 회장(오른쪽)과 환담하고 있다.

■최해범 창원대 총장은…

1957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마산고·부산대를 졸업, 부산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행정고시 합격 후 1987년 2월까지 총무처 및 관세청 행정사무관을 지냈다. 1990년 3월 창원대 무역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래 교수회부의장, 산업경제연구소장, 경상대학장, 교무처장, 국제무역학과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3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경남도립거창대 총장을 지냈으며, 2015년 5월 29일 창원대 제7대 총장에 취임했다. 경남신문 비상임논설위원, 경상남도 경제정책자문단 위원, 경상남도 노사정협의회 위원, 경상남도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 창원시 인사위원회 위원, 한국관세학회장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수행 중이다.

<대담 = 이인원 회장 / 정리 = 황정일 기자 / 사진 = 한명섭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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