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자마자 청와대부터 각 부처 장관·차관들은 뛰어다니기 바쁘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시작된 이후 해고가 늘어나는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고려대와 연세대, 홍익대가 청소노동자들을 단기노동인력, 즉 아르바이트로 대체하고, 일부 대학은 대학원생들에게 청소를 맡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반장식 일자리수석은 한달음에 해당 대학에 달려갔다. 이렇게 정부의 ‘거물’들이 대학을 급하게 찾는 이유는 대부분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대학들의 재정이 어려운 것은 엄살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입학금이 폐지·축소되는 데 비해 정부차원의 재정보전은 이뤄지지 않아 ‘보릿고개’가 됐다. 그러나 문제가 된 세 대학은 적립금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학들 아니던가. 대학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런 변명은 대학의 위상만 떨어뜨릴 뿐이다.

사회적 약자인 청소·경비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정당한 급여를 주기 아까워 상식을 넘어선 자세로 일관해 ‘악덕 업주’처럼 지탄받는다는 것은 개탄스런 일이다. 

이를 의식하듯, 교육부는 반대로 고용안정에 노력한 대학들을 직접 발굴해 방문했다. 김상곤 부총리과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삼육대와 순천향대, 동양미래대학교 등 비교적 안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립대를 찾아 격려했다. 대학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저임금 근로자의 어려움을 같이 고민해주길 부탁하고 있다. 대학은 엄연한 교육기관이다. 고려대, 연세대, 홍익대는 최소한의 품위와 사회적 책무를 지켜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