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첫해 출전 불가 100명, 3학기 지나면서 38명으로 감소

▲ 2017학년도 대비 2018학년도 1학기 출전 불가 학생선수 비교(농구, 배구, 축구(회원))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공부하는 학생 선수 양성을 위해 지난해 도입했던 C0룰이 시행 1년이 지나면서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는 지난해부터 직전 2개 학기 평점 평균 C0를 넘지 못한 학생은 대학스포츠리그 참가를 제한하는 C0룰을 도입했다. 제도가 발효됐던 지난해 첫 학기에는 농구, 배구, 축구 등 3개 종목 30개 대학에서 100명이 성적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연세대 축구부는 무려 14명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리그 참가 최소인원을 충족하지 못해 리그 판도 자체가 휘청였다.

C0룰 도입 후 세 학기가 지난 현재 출전제한 조치를 받는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KUSF에 따르면 농구, 배구, 축구(회원교) 기준 시행 첫 학기인 2017년 1학기 출전불가인원 100명에서 2학기 62명, 올해 1학기에는 38명으로 감소했다. 신청 제출 인원 대비 출전불가 선수 비율도 첫 학기 7.10%에서 올해 2.83%로 줄었다. 참가 인원이 많은 축구의 경우 첫 학기 89명이 출전 불가 조치를 당했지만 이번 학기에는 39명으로 감소했다. 연세대 역시 계절학기까지 수강하면서 학점기준을 맞춰 2년 만에 리그(U리그)로 돌아왔다.

지난달에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한 우수 사례를 시상한 KUSF AWARDS도 열렸다. 학생선수로 수상한 고려대 축구부 안은산 선수는 고려대를 2년 연속 U리그 정상에 올려놓고 2017 U리그 3권역 득점왕을 차지하면서도 1학기 평균 A학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다. 인천대 김현준 선수는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멀리뛰기 2위라는 높은 성적과 평균 A학점까지 거머쥐었다.

홍익대 배구부 첫 우승을 안긴 박종찬 감독은 팀 훈련 스케줄을 사전에 조율하며 학생 선수들이 수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학업관리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그 결과 홍익대 배구부는 전원 B학점 이상을 획득했고 4학년 선수들은 모두 A학점 이상을 받았다.

13종목의 운동부를 운영하는 세한대는 학습권 보장을 위해 수업과 훈련이 겹치는 일을 최대한 줄이고 특강과 스터디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C0룰 도입으로 바뀐 가장 큰 변화는 학생선수도 학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인식의 확산이다. 한종우 KUSF 학사운영위원장(고려사이버대)은 “지금까지는 경기력 관리만 해왔는데 학교 체육부와 감독들이 이제는 학사관리를 해준다”며 “C0룰 도입 이후 현장의 변화가 체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 내 훈련장이 없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계올림픽 종목이나 수상종목, 골프 같은 경우 교내에 훈련 시설을 갖춘 학교가 적어 학생선수들이 훈련·수업을 병행하기 어렵다.

아울러 C0룰 도입을 계기로 특기생과 같은 선수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에게도 체육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대학 스포츠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종우 위원장은 “대학 평가에 학교 운동부에 대한 활성화를 지표로 넣어주면 특기생이 아니라 동아리에 의한 학생 선수들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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