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의 과감한 실험, 플레이던트·학과독립채산제 설립·융합형 대학”

“지속가능한 대학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다양한 규제 허물어야

▲ 김도종 원광대 총장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원광대는 개별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개별화 사회에서는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의 융합과 변신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넘어 5차 산업혁명 시대까지 준비해야 교육의 혁명이 이뤄질 수 있다.”

12일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2018 프레지던트 서밋 주제발표에서 김도종 원광대 총장은 대학 교육의 ‘융합과 변신’을 강조했다.

김도종 총장은 현시점이 대학4.0 시대라고 설명하면서 교육부 정책이 학사 유연화 정책으로 변화했고, 대학이 인구 절벽과 재정 절벽이 동시에 도래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짚었다. 대학은 재정 원천이 학생 수 감소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혁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피력했다.

1차와 2차 산업혁명이 제조업의 혁명이었다면 3차와 4차 혁명은 디지털 혁명이었다. 김 총장은 5차 산업혁명을 콘텐츠 혁명으로 명명하고 스마트 사회, 스마트 캠퍼스를 개발하는 개별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화 사회란 각자의 개성이 살아나는 사회로 개별화 사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 원광대의 목표다.

특히 5차 산업혁명은 문화자본주의 사회로도 볼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 바꾸기와 가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학 교육에서는 융합과 변신이 보편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원광대는 ‘직제신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글로벌 역량 갖추기) △학제(다양한 학제 시스템 개발) △직제(3가지 이상의 직업 보유) 교육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첫 단계는 ‘스튜던트(student)’의 개념을 바꾸는 일이다. 원광대는 플레이(play)와 스튜던트(student)를 결합한 플레이던트 개념을 통해 직능일체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플레이던트형 강의 계획안을 공모 받고, 이론과 기초까지도 플레이던트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두 번째 단계는 대학의 재정적 안정성을 다지기 위한 교과과정의 변화다. 눈에 띄는 것은 학과와 연구소, 기업의 경계를 허물어 학과기업을 경영하며 학과독립채산제를 실현하겠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을 융합해 시장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학과나 연구소가 기업을 설립하는 데는 제약이 많기 때문에 대학과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단계는 대학의 기존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기존 대학이 피라미드형, 분업형 대학으로 기업과 일정한 경계를 둔 체제였다면 원광대는 방사형·융합형 대학을 지향한다. 여러 형태의 융합을 통해 ‘전공 노마드’를 꿈꾼다. 교수들은 전공을 넘나들며 학생을 가르치고, 학생은 전공의 경계 없이 수업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어 김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유학생 유치 및 단기과정·단기학위 운영 △기숙형 대학 설립 △사립대의 지배구조 개선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김 총장은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규모를 갖춰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국제 유학생을 유치해 재정 안정도를 높일 수 있다”며 “평생교육을 넘어 6개월~1년 단위의 학제과정을 마련해 단기학위를 부여하자”는 내용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지방 사립대의 경우 재정 상황이 더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학생 전원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형대학 설립을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대학이 지역사회의 경제를 부흥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총장은 “기숙형 대학을 설립하게 되면 창업센터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어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또 사립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1대학 1법인 체제를 만들자고도 제안했다. 김 총장은 “1대학 1법인 체제를 갖추면 대학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며 “이런 구조가 대학의 지속가능한 개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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