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작성, 모의평가 등 업무 몰렸던 교직원 휴가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긴장감 속 우려는 여전

▲ 대학관계자들이 지난 3월 말 대학 기본역량진단 보고서를 제출하기위해 한국교육개발원에 들어가는 모습. <한국대학신문 DB>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4년제 일반대 대학 기본역량진단 대면평가가 마무리된 가운데 대학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재정지원과 정원감축의 향방을 가르는 평가 결과가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있어 대학가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한국교육개발원 대학평가본부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하루 15개교씩 약 90분 간 대면평가를 진행했다. 7명 내외로 입장해 달라는 공문에 의해 대학들은 대개 7명의 교직원들이 대면평가에 들어갔으며 3개 지표군별로 각각 평가를 받았다. 평가장에는 보고서를 집필한 보직자 위주로 들어갔으나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평가장 밖에서 대기하는 등 사실상 평가 담당 부서가 ‘총출동’ 했다.

구조개혁 평가와 달리 대학 기본역량진단이 권역별로 평가된 탓에 왕래가 끊겼던 지역 내 대학들은 평가가 끝난 이후 전화를 주고받으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영남 지역 대학 평가팀 관계자는 “평가가 끝나고 정보 공유 겸 안부 전화를 지역에 쭉 돌렸다”며 “이렇게 해야 되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전했다.

일단 대면평가가 끝나면서 대학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시험은 보고 잊어야 하는 것이니 한 시름 놓은 셈”이라며 “준비는 많이 했는데 결과는 나와봐야 알 것 같고, 결과가 잘 나와야 큰 산을 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교직원들이 휴가를 내는 등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수개월간 보고서 작성을 위해 야근과 주말 근무 등 철야업무를 진행했고 대면평가를 대비해 모의면접과 합숙까지 하면서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휴가 중에 연락을 받은 수도권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우리는 평가 들어가는 사람들이 일주일 동안 합숙하면서 대비했다. 그전부터도 보고서 작성에 밤 새우는게 허다했다”며 “지금이 쉬는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대면평가 후 대학들은 정량 지표를 입력해야 한다. 1차 입력은 이미 마감했고 전임교원 확보율, 교사 확보율, 학생 충원율은 27일까지 입력해야 한다. 장학금 지급률, 교육비 환원율, 법인 책무성 지표 등 결산 자료들은 5월 초까지 입력하기로 예정돼 있다. 정량 지표는 이미 나와 있는 수치를 입력하는 작업이라 보고서 작성이나 대면평가 준비보다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대학가는 여전히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방 A대 관계자는 “자율개선대학에 들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어 끝까지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정권에 있다고 평가받는 서울 한 대형대학의 평가팀장 역시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율개선대학에 들 수 있다고 감히 장담할 수 없다”며 “결과를 받기 전까지는 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 기준을 놓고는 대학별로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문재인정부에서 국립대 육성을 강조함에 따라 국립대와 사립대의 의견이 엇갈렸다. 지방 사립대 B관계자는 “국립대도 교육 여건이나 환경을 못 갖춘 곳들이 많다. 그런 대학들은 공정한 룰에 의해 같이해야 한다. 사립대만 탈락 대상에 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립대 C관계자는 “나라에서 국공립대 키우겠다고 하면 그 정책 기조에 맞춰서 이런 평가도 좀 달리해줘야 하는데 앞뒤가 안 맞다”고 강조했다.

지방 사립대 D관계자는 “우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총알이 날아다닌다고 말한다”며 “저 대학을 이겨야 우리가 사는 거니까 대학 간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교육부와 대학평가본부는 보고서와 대면평가, 정량평가 등을 종합해 검토한 후 오는 6월 말 자율개선대학과 2단계 평가를 받는 하위그룹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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