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관연구(IR) 활용해 교육비 낮춰야”

▲ 한석수 원장이 프레지던트 서밋 3차 콘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이 4월 2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서울클럽에서 열린 2018 사립대 프레지던트 서밋 2차 콘퍼런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대학교육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한석수 원장은 사회변화와 고등교육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했다. 한 원장은 “고령화 사회가 도래해 인생 3모작이란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또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도 큰 변화”라며 “인구변화에 따른 신중년을 어떻게 고등교육에서 흡수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온ㆍ오프라인이 혼합된 캠퍼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를 지능화ㆍ가상화ㆍ초연결로 정의했다. 그는 “클라우스 슈밥은 ‘어젠다 제시는 끝났다. 이제 실천의 단계’라고 말했다”며 교육환경도 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방향으로 문재인정부는 맞춤형 학습체계를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원장은 기술의 발전을 활용해 교육ㆍ연구의 질을 높이도록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성적 인간인 호모사피엔스를 인간의 개념으로 정의했다. 이제는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파베르(homo faber),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루덴스 개념을 중시해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베스트셀러인《호모데우스》를 소개했다. 한 원장은 “알고리즘, 빅데이터 기술을 신과 같이 섬기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데이터와 컴퓨터 연산능력을 결합해 나보다 자신을 더 잘 아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며 “21세기는 나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다. 교육이 그동안 소홀히 했던 정서적·감성적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영어교육과 같은 수단적 과목의 중요성은 점차 떨어질 것이다. 플립트 러닝, 프로젝트 수업 등 학교의 기능이 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변화를 꾀하고 있는 대학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은 학과를 융합하는 등 수업내용의 변화를 꾀했다. 한국의 많은 대학에서도 학과 통폐합과 융합학과 운영 사례를 찾을 수 있다”며 “졸업 방식의 변화로 나노디그리가 일반적이다. edX, coursera, UDACITY 등 기업과 협업해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무크(MOOC)를 포함해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프레지던트 서밋 3차 콘퍼런스가 서울클럽 한라산홀에서 열렸다.

대학 교육의 혁신 방향으로 ‘파괴적 혁신’이란 개념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 원장은 “혁신에는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이 있다. 전자는 연구역량 강화, 시설개선으로 대학의 랭킹을 올리는 것이다. 후자는 교육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기존에 없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존속적 혁신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 원장은 미국 대학의 혁신 사례를 제시했다. 기숙형 온라인 대학인 미네르바부터 MBA 과정을 8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줄인 일리노이주립대, 1500달러에 석사를 이수할 수 있는 MIT, 1학년 강의를 온라인으로 개방한 애리조나주립대학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전략적 등록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학은 입학생 모집을 위해 핵심성과지표를 분석해 광범위한 홍보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수립했다. 대학기관연구(IR; Institutional Research)를 통해 빅데이터에 기반해 대학기관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UCLA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학 목적, 정치성향, 정서적 상태까지 파악해 등록률을 높일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UCLA 고등교육연구소에서 발행하는 'the American Freshmen' 같은 보고서를 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행한다면 대학별 IR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리고 제언했다. 

한 원장은 마지막으로 새로운 대학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원장은 그가 공역한《새로운 미국 대학 설계(DESIGNING THE NEW AMERICAN UNIVERSITY)》를 소개했다. 그는 “Google X가 10배의 성과를 올리자는 뜻인데 University X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미국 대학의 혁신 사례를 소개했으나, 우리와 문화적 환경이 다른 점을 감안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조각은 돌덩어리 안에 있으며, 이에 속하지 않은 부분을 쪼아내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대학도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했다. 또 친숙한 가운데 놀라움을 제시해야된다는 디자인에 있어 MAYA의 법칙(Most Advanced Yet Acceptable)을 소개하며 "가장 진보적 개혁방안을 탐색하되 고객들과 구성원의 마음자세 및 역량 등을 고려해 대학별 적합한 전략을 채택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Post University를 준비해야 되며 이를 위해 'Multiversity'와 'Communiversity'의 개념을 넘어 'Big data + AI + Virtual reality + University = DAiVersity'가 돼야한다"고 제안하는것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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