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원 확보가 국가 경쟁력 향상에 도움…신뢰 기반 규제 철폐돼야

▲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지수 국민대 총장,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이인원 UCN 이사장, 이대순 UCN 고문, 김성곤 국회 사무총장, 김인규 경기대 총장, 최성해 동양대 총장, 김도종 원광대 총장, 홍준 UCN 본부장, 최용섭 UCN 사무총장, 서민원 우송대 부총장 , 민상기 건국대 총장, 김성익 삼육대 총장, 정영태 한남대 부총장, 최미리 가천대 부총장, 김기영 코리아텍 총장, 홍남석 본지 발행인, 황준성 숭실대 총장, 김현택 한국외대 부총장, 이의수 동국대 부총장, 강신익 한동대 부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구무서·이지희·장진희·김정현 기자] 국회 사랑재에서 5월 24일 개최된 2018 사립대 프레지던트 서밋 5차 콘퍼런스에 참석한 총장단은 ‘교육영토 확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총장단은 교육영토의 확장 전략으로 유학생 유치를 꼽았으며, 유학생 유치가 대학 경영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유학생 유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유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기숙사 제공 같은 인프라확충이 필요하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규제들이 철폐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와 대학이 신뢰를 바탕으로 고등교육 발전 메커니즘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민상기 건국대 총장 “정부, 유학생 유치 관련 제재 완화해야” = “오늘 주제로 거론된 내용에 우리 대학이 모두 해당되는 것 같다. 우리 대학은 충주에 분교가 있다. 미국에도 법인이 운영하는 대학이 있다. 한국 학생이 미국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쉽지만 한국 대학에 편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제재가 심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또 중국에 제2캠퍼스 개념으로 합작학과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교수들이 파견돼야 하는데 이때도 난제가 발생한다.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등록금 인상이 가로막혀 대학이 재정적으로 어려워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중요하다. 그러나 불법체류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리 대학에는 한국어가 안 되는 학생을 위해 별도의 트랙을 만들서 운영 중인데 이 학생들을 위한 학점 수여 등의 문제도 있다. 결국 규정 등에서 제재가 많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이 좀 더 자유롭게 교육을 할 수 있다.”

■ 김인규 경기대 총장 “외국인 유학생 유치 위한 국가정책 마련돼야” = “우리 대학에도 1100명 정도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다. 대학이 등록금으로 재정 확보가 안 되니 대체 방안으로 외국인 학생을 뽑고 있다. 앞서 발표에서 재학생 20%까지 외국인 유학생으로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무작정 받는 것도 한계가 있다. 우선 교수들이 외국인 유학생 받기를 꺼리고 있다. 불법체류, 중도탈락 등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게 사실 교직원들이 담당해야 할 업무는 아니다. 국가 정책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있다면 체계적으로 (국가가) 도와줘야 하는데 모두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김성익 삼육대 총장이 발표한 대로 국가정책이 다문화 시대에 맞게 사학 재정을 위해 뒷받침돼야 한다.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으니 정책에 반영하면 좋을 것 같다.”

■ 유지수 국민대 총장 “심층 연구 통한 합리적 규제 완화 요구해야” = “모든 규제를 푸는 것보다는 문제가 있는 규제를 풀어야 된다고 요구하는 게 맞다고 본다. 완전한 자율경쟁 체제로 가면 강한 대학은 더 유리해지고 약한 대학만 불리해진다. 해외캠퍼스를 설치하는데 규제를 다 끊어버리면 제일 유리한 대학은 의심의 여지없이 SKY 대학들이다. 대한민국 최고라는 대학들이 마구잡이로 나온다면 지방대가 곤란해지고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질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고등교육 경쟁력 상승과 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연구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고 교육부나 국회에 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최성해 동양대 총장 “지방대 해외 유학생 유치 공 가로채간 것 아쉬워” = “해외 유학생을 최초로 받아들인 것이 동양대다. 당시 한국 학생의 등록금과 똑같이 받았는데 유학생 붐이 불면서 다른 대학들에서 등록금을 반값으로 받았다. 동양대에는 지방에 있으면서 왜 그렇게 등록금을 받느냐고 하면서 유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몰렸다. 당시 교육부에서 동양대를 독려하고 지원했으면 양질의 학생들을 받았을 것이다. 또 다른 대학 총장도 왜 시골에 있는 대학에 학생을 보내느냐며 동양대로 오는 학생들을 많이 빼앗아갔다. 지금은 그 당시 교류했던 중국의 관리 등과 관계하며 연명하고 있지만 지방에서 애쓴 것을 수도권에서 가로채간 것이 억울한 심정이다.”

■ 김성익 삼육대 총장 “유학생 유치 목적 기숙사 초법적 예외규정 만들어야” = “외국인 학생이 늘어나면 경제적으로 해석한다. 수도권, 서울에 있는 대학의 경우 청년 주거문제와 비교하게 된다. 중국은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고급 기숙사를 계속 투자해 지어준다. 그런 면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기숙사는 초법적인 예외규정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 최근 삼육대는 서울시에서 취·창업과 연관된 기숙사 신축은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 근본적 해결은 안 된 느낌이다. 학교가 할 수 있도록 법적인 제한만 풀어줘도 외국인 학생들이 가능한 싼 장소를 찾겠는데. 이대로라면 돌아간 유학생들이 좋은 추억을 못 남긴다. 지하 단칸방에 들어가려 해도 원룸이 너무 비싸다.”

 황준성 숭실대 총장 “교육부와 대학, 신뢰 메커니즘으로 운영됐으면” = 얼마 전 미국의 일부 주립대와 사립대들이 유학생이 줄어 재정위기가 닥쳐 문을 닫았다는 글을 읽은 적 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유학생은 대학의 글로벌 역량 강화와 재정확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진다. 반값등록금이 10년 넘게 이어지며 대학재정을 악화시키고 규제가 대학을 점점 힘들게 하고 있다. 이제 대학과 교육부가 신뢰의 메커니즘으로 운영되길 바란다. 대학 당국은 교육적 해이에 대해 자성하고 교육부는 신뢰를 바탕으로 게임의 룰만 만들고 대학이 그 룰 아래에서 자유롭게 날개를 펼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 김도종 원광대 총장 “유학생 정책, 한국정부만 만만디…규제 일변도 폐기해야” = “유학생 유치가 국가적으로도 활성화되면 국가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는데 정부의 유학생 정책은 아직도 규제 일변도다. 예컨대 입학생마저 한국어능력시험 일정 등급 이상으로 규제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에 어려움이 없을지 모르나, 지방은 다르다. 성적이 높은 학생을 수월하게 유치하기 어렵다. 교육부 관계자와 협의하면서 대학이 학생들의 한국어능력을 키우면 되지 않느냐고 질의했는데 교육부에서 법무부가 협조하지 않아 안 된다고 한다. 유학생이 보이스피싱에 개입한 사례가 있어 규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런 유학생이 얼마나 많겠나. 아주 사소한 문제에 부딪혀 유학생 규제를 하고 있다. 만만디 어원인 중국어인데 한국 정부가 너무나 ‘만만디(여유로운 모습)’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모아서 건의해야 한다.”

■ 김기영 코리아텍 총장 “법적 규제 이전에 우리 마음속 규제 해결해야” = “미국의 한 심리학자가 NASA와 공동으로 답이 100개 이상 나오는 문제를 연령대별로 출제한 조사 결과를 보니 5세까지는 98%가 100개 이상의 답을 썼는데 10세에서 비율이 뚝 떨어졌다. 학교에서 정해진 답을 가르쳐주는 데 적응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더 심할 거다. 나도 평가를 해봤지만 항상 물어보는 게 이걸 해본 적 있느냐다. 학생들에게는 계속 퍼스트 무버를 강조하는데 우리의 생각은 그냥 패스트 팔로어다. 창업을 권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안 되는 건 이 때문이다. 법적인 규제 완화 이전에 우리 마음속 규제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학에서부터 고민하고 선구적으로 해결해 나갈 방안을 찾아야 한다.”

■ 최미리 가천대 부총장 “대학원 위주 유학생 유치 시동” = “우리 대학은 여러 가지 여건상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원에 올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교수 두 명을 채용해 강의와 논문을 모두 중국어로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는 MBA 과정을 열려고 한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의 지역적 이점을 살려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려고 한다.”

 

■ 이의수 동국대 부총장 “유학생 관리, 국익에도 도움 된다” = “교육영토 확장이라는 오늘 주제 제목만 보면 전쟁을 치르는 것 같기도 하고 대학이 이렇게 비장해질 정도로 힘들어진 상태가 된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유학생을 보면 학생 유치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 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의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 우리 대학은 교무위원의 경우 의무적으로 3명 이상 외국인 학생을 상담하도록 했다. 실제로 상담을 해보니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혼자 끙끙대느라 오래 걸리는 것도 많았다. 학생 상담을 많이 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평생교육체제 부분도 들여다봐야 한다. 미래 사회에는 새로운 지식을 계속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대학이 찾아가는 성인교육을 해야 한다. 우리 대학도 '열린대학'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지역사회와 협조하고 있는데 평생교육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

■ 서민원 우송대 부총장 “지속 가능을 위해서 신뢰 쌓는게 가장 중요” = “교육영토 확장을 주제로 한 사례발표가 큰 도움이 됐다. 우리 대학은 지방대로서 특성화를 시키고 있다. 그중 교육영토 확장과 관련된 사례를 말씀드리면 우리 대학은 20여 년간 유학생 유치를 위해 노력을 해왔고 그게 지금 와서는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대학이 지속가능할 수 있으려면 내실을 다지면서도 신뢰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 같다.”

■ 김현택 한국외대 부총장 “대학 경쟁력 공유하면서 협력할 수 있어야” = “한국은 짧은 고등교육 역사를 갖고 있지만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부분도 있다. 그런 영역을 발굴하고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다만 한 대학의 단독적인 역량보다 공유하면서 대학과 협력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대학의 재정문제를 얘기하면서 유학생을 활용한 영토 확장을 논의했다. 여기서 한국어가 어느 정도 확장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 일본은 국제화를 논할 때 일본을 중심에 놓고 다른 외국어를 열심히 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 우리도 일본을 따라가는 것이 옳을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유학생의 규모도 고민해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이민 정책에서 한계를 15% 정도로 두고 있다. 반면 일본은 다소 보수적인 7~8% 수준이다. 우리는 일본 모형을 따라하고 있는데 국가 장기발전 전략 차원에서 어떤 것이 한국의 상황에 맞는지 넓게 고민해야 한다.”

■ 강신익 한동대 부총장 “글로벌 자원 최대로 활용해야 대학 역량 높아진다” = “한동대의 영문명은 ‘한동 글로벌 유니버시티’다. 한동대는 미국 MIT나 하버드에 갔을 때 논쟁이 가능한 학생, 외국계 기업에서 협상을 할 수 있는 학생을 양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교환학생은 재정적 도움이 되지 않아 방문학생을 끌어오려고 하는데 미국에서 자란 미국인 학생은 어려우니 한국계 미국인 학생을 데려오자는 게 목표다. 100명이면 10억, 200명이면 20억이다. 한동대처럼 작은 대학은 200명만 와도 큰 변화가 생긴다. 강의실도 확 달라질 것이다. 원어민이 함께 토론하면 수업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문제는 교수다. 외국인 교수를 위한 숙소를 짓고,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도록 한다. 2학기 때 실험을 해보고 확대해보려고 한다. 그래야 학교가 재정적으로나 실력면에서 성장할 수 있다. 결국은 영어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

■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우수 유학생 유치를 국가 전략으로” = “국가 차원에서 우수 유학생 유치를 전략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유럽은 한국까지 와서 우수 유학생을 수입해간다. 한국 대학은 우수자원, 국내 학생 다 놓치고 그 다음 단계의 학생을 갖는 우를 범하는 게 아닌가. 일본의 장학재단은 해외유학생 지원기구가 확장되면서 생겨났다. 국가가 대학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대학에 우수한 유학생이 오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고 그런 역할을 한국장학재단에서 할 수 있다고 본다. 오늘 서밋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교육부에 적극 건의하고 노력해 돕겠다. 양적 유학생 유치만이 아닌, 질적 측면에서 한 학생이 노력을 하고 그 계기로 문화가 바뀔 때 그 국가에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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