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 공유경제로 저비용·고품질 교육 실행

타전공 수업도 자유롭게 수강 가능한 '조립형 대학' 전환
동서대-경성대, 공유경제 실천해 강의 교류
전문가 집단의 교수 인력풀 구축, 채용 않고도 우수 교원 확보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개별 대학에서 모든 걸 다 할 필요는 없다. 대학 간 공유 체제를 통해서 세상에서 가장 질 높은 교육 콘텐츠를 가장 저렴하게 확보하고 이를 조립해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조립(Assembly)형 대학은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줄이면서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5월 31일 ‘미래교육과 지속가능한 대학경영’을 주제로 서울클럽에서 진행된 프레지던트 서밋 6차 콘퍼런스 공유대학 사례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장제국 총장은 먼저 대학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등록금 동결 등에 따른 재정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 총장은 “지금까지 대학 운영은 고비용 구조로 이뤄졌다”며 대학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맞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교육의 질이 퇴보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교수 간,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이 부족하고 학생들이 학습 성과를 제대로 피드백받지 못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정해진 커리큘럼 때문에 틀에 박힌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우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비용이 대학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도 교육의 질이 퇴보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장 총장은 “대학을 저비용으로 운영하면서도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은 패러독스”라며 대학 간 공유경제를 통해 저비용을 유지하면서도 좋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미네르바 스쿨’을 알렸다.

미네르바 스쿨을 “가장 선진화된 형태의 공유대학”이라 말한 장 총장은 “미네르바 스쿨은 미국 대학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한 편이지만 질 높은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미네르바 스쿨의 운영방식을 소개했다.

장 총장의 발표에 따르면 미네르바 스쿨은 공유할 수 있는 강의실과 기숙사만 두고 캠퍼스를 구축하지 않음으로써 비용을 절감했다. 장 총장은 미네르바 스쿨이 백화점식 교육과정이 아닌 핵심 과목 위주의 교과 운영으로 비용을 낮춘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대학 간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동서대의 사례를 소개했다. 동서대는 대학 운영의 기본 시스템을 ‘조립형 대학(어셈블리 대학)’으로 전환하고, 학생들이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과목을 스스로 조립할 수 있는 교과과정 ‘Self Brand Development’를 운영하고 있다.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은 영화분야 전문가 한 사람을 직접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 인력풀을 구축해 학기별로 주제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 총장은 “인재풀에 속한 교수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내려와 수업을 진행한다. 직접 채용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교수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인근에 있는 경성대와 2016년 9월에 대학 간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리버럴 아트 칼리지 설립‧운영 △문화 콘텐츠 특성화대학 공동 구축 △글로벌 캠퍼스 구축 추진 △미래 첨단기술 연구센터 공동 설립 △벤처창업아카데미 공동 운영 △대학원 협력 운영 △대학 인프라 공유 △기독교 공동체 운영 등에 나섰다.

한편 해외대학과도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다. GAA(Global Access Asia)를 개발해 아시아의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MOOC를 통해 온라인으로 강의를 공유하고 있다. 해당 대학에 원하는 수업을 발주해 이를 온라인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하고, 강의를 들은 학생들에게 학점을 인정해주고 있다. 후쿠오카 대학과도 학술 및 교육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장 총장은 “공유대학을 위해서는 공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고, 대학 구성원 간에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미래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동서대와 경성대가 성공사례를 만들어 앞으로 부산 지역의 많은 대학들이 공유경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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