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미투(Me Too)' 운동의 영향으로 대학가에 페미니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본지가 창간한 1988년 이후 대학 사회는 얼마나 성평등한 공간이 됐는지 알아본다. 지난 30여 년 동안 고등교육 기회의 젠더 평등은 얼마나 달성됐는지, 여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은 어떻게 변했는지, 여성 교원의 비율은 얼마나 증가했는지 등을 살펴본다.

한국 여성들이 최초로 고등교육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46년의 일이다. 여성통계연보에 따르면, 남녀공학 대학은 1985년 179개(전체 고등교육 기관의 81.3%), 1995년 259개(94.1%), 2000년 302개(94.6%)로 계속 증가했고, 현재는 일반대 192개 중 7개(3.6%)만이 여자대학이고, 전문대 147개 중 7개(4.7%)만이 여자대학이다. 남녀공학 대학 비율이 3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남녀 교육기회의 평등을 확보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여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은 어떻게 변했을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22.2%였다. 1990년 33.2%로 진학률이 증가했고, 2000년에는 68%로 10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0년 79%를 기록한 이후 2016년에는 69.8%로 떨어졌으나, 이는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이 감소했다기보다 전반적인 대학진학률이 감소한 것에 원인이 있다. 특히 2009년부터는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이 남학생보다 앞서기 시작해 2016년에는 여학생의 대학진학률(73.5%)이 남학생의 대학진학률(66.3%)보다 7.2%p 앞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곧 여성의 지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각종 국가고시 등에서 여성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여성 전임 교원 비율은 얼마나 증가했을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0년 여성 전임 교원 비율은 6.1%에 그쳤다. 1990년에는 8.9%로 증가했다. 2000년에는 12.6%까지 증가했으나 여전히 10명 중 1명꼴인 수치다. 2010년에는 여성 교원 비율이 21.1%로 10년 새 8.5%p 증가했다. 2016년에는 24.8%까지 증가했지만, 여전히 교원 채용에서의 성비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6년 기준 여성 박사 학위 취득자가 36%를 웃도는 수준이니, 여성 교원 수는 이례적으로 적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교육통계연보).

여학생 비율은 지난 1985년 일반대 22.5%, 전문대 25.9%에서 지난해 일반대 41%, 전문대 41.1%로 30여 년간 크게 증가했다. 문제는 여전히 공학계열의 여학생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입시 전문기업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1965년부터 10여 년간 여자 공대생 비율은 1%가량이었다. 1980년대에 비로소 여학생 비율이 늘기 시작해 1990년대에는 6.1%를 차지했다. 그러다 2005년에는 18.7%, 2010년 19.5%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24.4%에 이르렀지만(교육통계연보), 여전히 ‘공학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편견이 자리하고 있어 여학생들이 공학계열 진학을 선뜻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지난 2007년 전국여교수연합회가 서강대 다산관에서 임시총회와 함께 '전국 여교수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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