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식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창업창직교육포럼위원장(김포대학교 교수)

‘고용참사’ ‘신규취업자 10만 명 붕괴’ 우리 사회의 고용 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실업 해소, 일자리 창출이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취업 위주 교육을 실시해온 대학에서 창업 ·창직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취업 교육에 집중돼있는 현행 대학교육에서 창업·창직 교육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고등(직업)교육 차원에서의 '창업·창직·창의·창작 (일명 4創)'의 내실화 및 활성화를 위해 창업·창직 교육 시리즈를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①상상력(想像力)과 창의력(創意力)이 미래 경쟁력이다.
②창업 생태계 고도화를 위한 상생의 시대
③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창업교육
④창직이 미래다, 해외사례로 본 창직교육의 방향
⑤해외사례를 통해 본 창의인재양성 탐구
⑥트렌드와 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 방탄소년단의 군비확장을 위해
⑦로테크와 하이콘셉트를 위한 전문대학의 융합교육
⑧대학창업교육과 지역경제 연계방안
⑨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창업교육 방향과 전략
⑩전문대학 창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 한광식 위원장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언급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역사적 환경에 직면(直面)해있다. 더욱이 우려되는 것은 WEF에서 발표한 보고서 ‘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에서는 향후 10년 사이에 지금의 65%에 해당하는 일자리가 소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지금의 환경변화는 ‘지식(知識)과 정보(情報)’에서 ‘상상력(想像力)과 창의력(創意力)’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상상력과 창의력은 국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참고로 [그림 1]은 창조 중심의 세계적 변화 추세를 나타낸 것으로, 이에 대한 체계적 준비가 필요하다.

▲ 창조 중심의 세계적 변화 추세

우리나라는 그동안 입시 중심 경쟁교육으로 인해 관련 교육은 매우 취약한 편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유럽 등 선진 혁신창업국가에서는 초·중등학교에서부터 창조성·혁신·비즈니스 함양에 대한 기초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왔다. 그 결과,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는 19세,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21세, 영화 아이언맨(Iron Man)의 실제 모델인 솔라시티 회장인 일론 머스크는 24세, 중국 최대의 오픈마켓인 제이디닷컴의 리우창둥 회장은 24세에 창업을 했다. 이같이 세계적 스타 창업가 중 상당수가 20대에 창업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注目)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이제 젊은 세계적 스타 창업가를 키워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정부정책과 관심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3가지 사고영역으로는 수직적 사고, 수평적 사고, 입체적 사고를 들 수 있다. 수직적 사고는 사물을 보고 생각하는 데 있어 고정관념을 가지고 판단하려는 사고다. 이와는 달리 수평적 사고는 전통적 고정관념을 탈피해 사고의 중심을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다각적으로 생각하는 사고이다. 또 입체적 사고는 수직적 사고와 수평적 사고를 결합한 사고다. 따라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사고의 중심을 입체적 사고로 확장해 생각하면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인간의 많은 사고영역 중에서 특히 상상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물론 판단력이나 추리력, 분석력 등에도 영향을 받지만 아이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은 바로 상상력과 창의력이다. 상상력은 판단력이나 추리력, 분석력과는 달리 비논리적인 성향과 비존재성이 강한 면이 있다. 이와는 달리 Creatio라는 말에서 유래된 창의력(Creativity)은 ‘무(無) 또는 기존의 자료나 지식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산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창의력은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끌어낸 창의력 위에 독특성과 신규성의 특성을 부가할 때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된다. 테레사 애머빌(Teresa Amabile) 이론에 따르면. [그림 2]와 같이 창의성은 전문지식, 창의적 사고능력, 동기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함께 접목할 때 창의력에 대한 시야를 훨씬 넓힐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 창의성의 3가지 구성요소

필자는 상상력(想像力)과 창의력(創意力)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일선 학교에 대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수업시간 교수자-학생뿐만 아니라 학생-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보다 활성화 되고,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러워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자들의 교수학습 방법이 향상돼야 한다.

둘째, 스스로 창의적 발상법을 계발(啓發)하고 연마해야 한다. 어떤 주제에 대한 발상이나 문제를 해결할 때 창의적 발상법을 활용하면 보다 쉽게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많이 사용되는 발상법으로는 브레인스토밍법, SCAMPER기법, KJ법, PMI기법, 고든법 등 매우 다양하다. 이외에도 아이디어 플랫폼(Idea Platform)을 활용하면 상상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아이디어 플랫폼(Idea Platform)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원하는 시제품을 만들기 어려운 경우나 시제품을 만들 수는 있지만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에 이를 구현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국내에서 제공하는 아이디어 플랫폼으로는 창조경제타운의 '아이디어 발전소'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아이디어 오디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한상상실', 예술분야의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시스템인 '텀블벅' 등을 들 수 있다. 해외에서의 아이디어 플랫폼은 킥스타터(Kick Starter), 인디고고(Indiegogo), Y콤비네이터(Y Combinator), 쿼키(Quirky), 테크숍(TechShop) 등 매우 다양하다.

셋째, 대학 차원의 변화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대학은 변화에 둔감한 집단의 하나로 지목돼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력, 비판적 사고, 소통 및 관리능력, 협업능력 등의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이를 위해 각 분야에 적합한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대학의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 이와 관련된 재학생의 창업교육도 창업 유도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기업가적 소양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창업·창직 교육을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 주어진 과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진취성을 함양(涵養)할 수 있도록 전개돼야 한다. 전문대학은 전문직업인을 양성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넷째, 다음은 정부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많은 규제로 인해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에 초점을 맞줘왔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꿈에 불과하다. 이제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사회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과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변화돼야만 비로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가적 차원에서 미래 경쟁력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들을 해결할 수 있는 많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꿈꾸며,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旣成世代)들의 몫이다. 이를 위해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