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애플리케이션으로 의사소통하는 고요하고 친절한 택시
택시회사의 구인난 해소,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 등 일석이조
서울·경주 등지서 고요한택시 운영…남양주 지역 택시기사 모집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청각장애인 택시운전기사라는 사회적 서비스를 들고 나온 동국대 고요한택시 팀. 팀명 그대로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친절하고 고요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업이다. 직업선택권이 여의치 않은 청각장애인들에게 택시운전기사라는 직업군을 새로이 열어주면서 탑승객들에게 안심하고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을 함께 담아냈다.

송민표 대표이사는 본격적인 서비스 운영 전부터 아이디어로 설득해 가면서 많은 기관들과 협업체계를 만들어왔다. 초기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는데, 좋은 취지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공감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돼 지자체와의 협업이 원활해졌다. 택시회사와의 유기적인 연계도 잘되고 있어 고요한택시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요한택시 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7명의 청각장애인 택시운전기사를 운영 중인데, 모두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단다. 특히 승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거나 음료, 간식 등 작은 선물을 받았다고 연락이 올 때 뿌듯하다는 송 대표이사. 그는 서비스 개시 후 5개월이 지났다. 실제로 고요한택시를 따라다니면서 반응을 수집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평가다. SNS·블로그 등에 후기도 조금씩 보인다. 택시회사에서도 반신반의하다가 최근 추가고용을 의뢰해와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고요한택시 팀은 미국에서 우버를 통해 청각장애인 택시 서비스가 운영된다는 기사를 보고 아이템 개발에 착수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해결방안을 찾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식이 낮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택시 내 의사소통을 위한 태블릿 애플리케이션 ‘GOYOHAN’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청각장애인들은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택시운전을 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사통을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택시회사 등을 통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를 체크해 최대한 간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승객들은 좌석에 설치된 태블릿을 이용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음성인식, 터치패드, 키보드 타이핑 등 3가지 방식 중 선택하면 된다. 운전 중 기기를 조작하면 안전상 위험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 운전기사는 버튼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택시 안에서의 대화를 정례화해 간소하게 만든 것이다. ‘어디에서 내려 드릴까요’ ‘결제는 카드로 하시나요, 아니면 현금으로 하시나요등 자주 사용하는 질문과 답변을 버튼 하나로 전송하는 기능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사업화를 진행하는 동안 고요한택시 팀은 동국대 창업지원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장비와 공간 마련이 시급했는데, 창업지원단으로부터 충부창업큐브라는 넓은 공간을 지원받았다. 송 대표이사는 창업지원단의 추천으로 창업동아리 왕중왕전 같은 다양한 대회에 참가해 서비스를 시연해보고, 자문을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고요한택시 팀은 사업 초기인 만큼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그간 보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인지하고 시장의 요구에 맞춰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더 많은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들을 영입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지금은 서울을 비롯해 남양주,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고요한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특히 남양주 지역의 서비스 확산을 위해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를 모집하고 있다.

송 대표이사는 올해 상반기에는 사업적으로 안정화하는 데 집중했다. 청각장애인 택시기사 분들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 당분간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발전시키고 택시회사와의 연계를 늘릴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택시기사도 늘리고 택시회사와 연계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혹시라도 탑승객들이 고요한택시를 이용하게 된다면 기사 분들께 따뜻한 말 한마디씩 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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