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총장단, 29일부터 사흘간 도쿄에서 프레지던트 서밋 진행

 

HAL도쿄 견학에 앞서 2018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 일본 도쿄 콘퍼런스 총장단이 HAL도쿄 '코쿤타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사진=한명섭 기자]
HAL도쿄 견학에 앞서 2018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 일본 도쿄 콘퍼런스 총장단이 HAL도쿄 '코쿤타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박소경 호산대학교 총장, 김선순 수성대학교 총장, 오경나 충청대학교 총장,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원재희 강원관광대학교 총장, 이민숙 동강대학교 총장, 이채영 대경대학교 총장,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사무총장, 이재규 본지 상무이사,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김승호 한국승강기대학교 부총장, 정영선 오산대학교 총장, 김병묵 신성대학교 총장, 이걸우 동원대학교 총장, 유재원 한국영상대학교 총장, 육근열 연암대학교 총장, 윤준호 여주대학교 총장, 홍남석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 정상직 우송정보대학 총장, 김성훈 제주한라대학교 총장, 유광섭 동서울대학교 총장, 박두한 삼육보건대학교 총장, 이은직 경북보건대학교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허지은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세계화 추세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시장에서 창의적ㆍ융합적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해외 인턴십 등 글로벌 취업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전문대학의 해외 현지 취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많은 전문대학들은 대학‧학과 구조조정을 통한 교육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해외 교육 선진국들과의 교류 협력도 강화하는 추세다. 또 국내 재학생의 해외 시장 진출뿐 아니라 해외 취업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이에 맞춘 주문식 취업교육에 집중 투자하는 대학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은 그동안의 장기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활발한 경제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산업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도 동시에 성장하게 됐으며, 이에 필요한 산업 인력은 국내에서만 충당하기에는 부족한 상태에 이르렀으며, 보다 적극적인 해외 인력으로의 수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HAL도쿄의 코쿤타워
HAL도쿄의 코쿤타워

 

본지는 이러한 글로벌 동향에 발맞추고 국내 전문대학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자리로 2018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을 기획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분야인 IT를 비롯해 ICT, IoT 등 4차 산업혁명 사업 분야의 인력 수요가 높고, 사회‧문화적 이질감이 덜해 해외 취업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일본에서 해외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 일본 도쿄 콘퍼런스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3박 4일간 진행된다.

1일 차(2차 콘퍼런스)에서는 일본 내 ICT와 IoT 인프라 구축의 진행상황과 이에 따른 현장기술인력이 더 필요한지, 한국 전문대학들이 키워낸 고등직업기술교육생들의 일본 진출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관계자를 초빙해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2일 차(3차 콘퍼런스)는 자동화공장을 견학하고 한일 양국 전문대학을 대표하는 총장들과 미래의 고등직업교육 방향에 대한 의견 제시, 양국의 친선과 문화산업교류에 도움이 되는 토론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3일 차인 4차 콘퍼런스는 미래의 신기술 전망 및 고등직업교육 방향에 대해 직전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을 초빙해 한일 고등직업교육정책을 비교 분석,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독자적 시스템, ‘일본 대표’ CG 교육기관 HAL도쿄 가다 = 1일 차 도쿄 콘퍼런스의 첫 일정은 HAL도쿄 방문으로 시작했다. HAL도쿄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의 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전문학교다. HAL도쿄를 운영하는 일본교육재단은 지난 1966년 나고야모드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패션 전문학교로 출발했다.

이번 서밋 총장단이 방문한 HAL도쿄는 신주쿠역 앞에 우뚝 솟은 50층 건물로도 유명하다. ‘코쿤타워’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것처럼 이곳에서 배우는 학생들이 ‘고치’ 단계를 넘어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고층빌딩이다.

특히 총장단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독자적인 HAL도쿄의 교육시스템이었다. 창조력교육을 목표로 ‘사고기술’ ‘SSD(Scoring of Self-Development)평가시스템’ 등 학생의 감각과 소질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는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다.

모든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원탁에 앉아 지도교수와 자유롭게 토의하며, 사고기술을 끌어올린다. SSD평가시스템은 새로운 개성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다. 매년 2차례 평가를 통해 학생의 제출 작품‧과제를 중심으로 ‘특성’만을 평가대상으로 한다. 장점만 기록하게 하면서 학생 스스로가 자기평가를 하게 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쓰루호 세이시로 HAL도쿄 교장
쓰루호 세이시로 HAL도쿄 교장

서밋 총장단을 맞이한 쓰루호 세이시로 HAL도쿄 교장은 “(HAL는) 기술습득을 최우선 교육목표로 두고 있어, 학생이 졸업 뒤 현장에 투입됐을 때 ‘경력 같은 신입’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대부분의 일본 전문학교가 자격취득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HAL도쿄의 기술습득 중심 교육은 학생들의 관련 자격취득 비율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HAL도쿄에서 총장단은 HAL도쿄의 뛰어난 실습환경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글로벌 게임 업체인 닌텐도가 게임 개발을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바로 교육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쓰루호 교장은 “HAL 실습환경에서 배우는 기술들은 동시간대에 닌텐도에서 실제로 쓰는 것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당장 내일 닌텐도에 가더라도 기존 직원들처럼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육근열 연암대학교 총장,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김성훈 제주한라대학교 총장, 김선순 수성대학교 총장,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왼쪽부터 육근열 연암대학교 총장,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김성훈 제주한라대학교 총장, 김선순 수성대학교 총장,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HAL도쿄 견학에 이어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한국 전문대학 총장단은 적극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다음은 전문대학 총장단의 질의와 쓰루호 세이시로 교장의 일문일답.

△육근열 연암대학교 총장 : 취업률 집계 자료집에서 ‘취업대상자’와 ‘취업희망자’를 나눠 집계했다. 다르게 보고 있다면 어떻게 다른가?
“취업대상자는 취업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다. 반면 취업희망자는 ‘가업’을 이어가길 원하는 사람이나 창업이나 자영업 등 자신의 일을 한다고 하는 사람을 뺀 나머지를 이르는 말이다. 취업 가능한 사람을 토대로 취업률 산출과 정규직 취업 등 ‘취직률’은 95~9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수치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일본은 현재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100% 취업할 수 있다. 취업을 아예 희망하지 않는 사람은 3% 정도다.”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 닌텐도 실습실을 눈여겨봤다. 닌텐도에서 필요한 지식‘만’ 가르치는지, 지식‘도’ 가르치는지 궁금하다. 또 이러한 교육과정을 위한 기자재 지원 등을 받는 게 있는가.
“닌텐도 시스템을 참고해 일부 ‘맞춤형’ 형식으로 같이하는 것은 있다. 하지만 거기에만 특성화하지는 않고 있다. 다른 기업에 취업해도 되기 때문이다. 금전적 지원이나 물품적 지원은 전혀 없다. 대신에 학생들이 한 달간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닌텐도 쪽에서 우수한 엔지니어가 직접 특강을 해주는 관계는 맺고 있다.”

△김성훈 제주한라대학교 총장 : 많은 교수들이 교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더라. 한국은 연구실이 따로 있는데, 전임 교수의 독자적인 연구실은 없는지.
“대학이라는 곳은 연구와 교육이 합해진 기관이다. 특히 일본의 많은 대학들은 연구 중심 기관이다. 어느 정도 된 전임교수는 주 4시간밖에 강의에 들어가지 않는다. 반면 전문학교는 교육 중심 기관이다. 연구는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무실에서 전부 근무한다. 일본에서도 대학에는 연구실을 모두 가지고 있다.”

△김선순 수성대학교 총장 : 4년제에서부터 1년제까지 교육연한이 다양하다. 각각의 졸업자 학위 대우는 어떻게 되는지.
“일반대를 졸업하면 학사를 준다. 전문학교를 졸업하면 전문사를 받게 된다. 4년제 과정을 받으면 고도전문사, 2년제 과정을 나오면 일반전문사를 준다. 일본에서 15년 전 법을 개정해 4년제 과정은 대학에 준하는 대우로 인정하고 있다. 편입도 가능한 학사 졸업장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다.”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 학위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한 것이 있다. 고도전문사가 학사, 전문사가 전문학사로 인정받는 제도가 정착됐더라도, 사회적 평판 역시 그렇게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 일본 내에서는 통용이 되더라도, 국제적으로 통용이 안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에 유학을 간다든지, 4년제 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한다면 이게 가능한가.
“정확한 지적이다. 국제적인 학력 부분은 현재로서 어렵다. 일본 교육계의 하나의 숙제다. 일본 내에서는 동등한 과정으로 사회적 평판‧인정을 받고 있다. 오히려 일본에서는 대학의 수준(레벨)에 따라 평판이 나뉘고 있다. 일반대보다 평판이 높은 전문학교가 많다. 도쿄대와 와세다대 출신도 입학하려 줄을 서는 전문학교가 많다. 그런데 해외로 나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실 현재 일본 내 취업이 다 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일본 국내 대학원을 진학하는 데에는 상관없다.”

왼쪽부터 원재희 강원관광대학교 총장, 오경나 충청대학교 총장, 정상직 우송정보대학교 총장, 정영선 오산대학교 총장
왼쪽부터 원재희 강원관광대학교 총장, 오경나 충청대학교 총장, 정상직 우송정보대학 총장, 정영선 오산대학교 총장

△원재희 강원관광대학교 총장 : 주로 반복 교육, 조별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교과과정 안에서 이뤄지는지, 우리나라는 대부분 방과 후 과정으로 진행된다.
“수업 중에도 실습 시간이 많이 편성된다. 작품을 조별로 제출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숙제이며, 일본에서도 자율적으로 방과 후에 하는 학생들이 많다.”

△오경나 충청대학교 총장 : 어떤 식으로 IoT 접목을 이루고 있는지. 새로운 전공을 만드는 것인가.
“정보시스템, 이러한 부분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전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접목시키고 있다. 기존 형태가 아니라 IoT 형태로 해서 구성한다.”

△정상직 우송정보대학 총장 : 10년 전과 지금의 모집 대상에 변화가 있었는가.
“바뀐 것은 거의 없다. 600명으로 출발해 현재 1000명 정도 된 것이 변화라면 변화다. 해외 유학생은 늘었다.”

△정영선 오산대학교 총장 : 학교를 둘러보면서 실습기자재에 감명을 받았다. 산업체에서 현재 쓰고 있는 기자재를 가지고 교육해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완비를 해놨다. 이 부분에서 굉장히 궁금한 점이라면 기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재정이 소요될 텐데 어떻게 확보하는지. 수업료만 가지고 확보가 가능한지. 발전기금인가.
“일본의 전문학교는 대학과 달라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사학지원금도 없다. 90% 이상이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된다. 일본은 기업에서의 재정적 지원은 거의 드물다.”

2018년도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 도쿄 콘퍼런스 첫날 저녁에는 임상빈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회장이 초청하는 전문대학 총장단 만찬이 진행됐다.[사진=한명섭 기자]
2018년도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 도쿄 콘퍼런스 첫날 저녁에는 임상빈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회장이 초청하는 전문대학 총장단 만찬이 진행됐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의 취업난과 일본의 구인난, 상생을 위한 해법은 = 2018년도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 도쿄 콘퍼런스 첫날 저녁에는 임상빈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회장이 초청하는 전문대학 총장단 만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다카스기 노부야 명예회장, 김신숙 상임이사, 천경파 상임이사, 홍래완 이사를 비롯해 ㈜에이전트의 야츠나미 료이치, 다테노 마사시, 우다스 산제가 참석했다. 또 고노 준 ㈜덴산 대표이사, 이홍무 와세다대 대학원 상학연구과 주임교수, 신경호 학교법인 가나이학원 이사장도 함께했다.

만찬은 일본 내 인력난 문제와 전문대학 졸업생의 해외취업 연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홍남석 원장
홍남석 원장

"만찬의 문을 연 홍남석 UCN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은 환영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이번 서밋을 ‘지속가능한 대학경영’이란 주제로 준비했다. 일본 내 ICT, IoT 분야 현장의 기술인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주식회사 에이전트의 관계자도 모셨다”고 말했다. 또 “만찬과 함께 친선과 문화, 산업교류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의견들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만찬의 진행을 맡은 임상빈 회장은 먼저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한 총장단을 향해 "일본에 와서 총장님들을 뵙게 돼 기쁘다"며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이번에 일본을 찾아 준 총장님들께 도움이 될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카스기 노부야 회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후지제록스 회장을 지낸 다카스기 회장은 19년간 한국에서 지내며 대통령 경제고문과 주한일본기업 모임인 ‘서울재팬클럽’을 8년간 이끈 바 있다. 그는 “일본에 돌아온 후 항상 공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교육체계를 공부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학생들은 매우 똑똑하고 성실하다. 이들이 일본에 취업하면 일본에는 젊은 인력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국 학생들의 일본 진출이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은 인사말에서 “일본은 어떤 규제를 풀어서 왔고, 우리는 어떤 규제를 풀어 나가야 할 것인지 다짐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며 “한일 양국이 서로 문화의 지적인 교류를 통해 ‘아시아를 이끌어가는 전문대학’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상빈 회장
임상빈 회장

 

이어 ㈜에이전트의 HR사업부를 맡고 있는 야츠나미 료이치 CHO가 일본 내 인력난과 관련해 한국 청년들의 일본 취업에 대해 발표했다. ㈜에이전트는 외국인의 일본 취업을 돕는 기업이다. 일본 기업이 인력 모집하면 이들 기업에 지원하고자 하는 해외 학생들에게 기업의 정보와 원서 제출 및 면접 등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알려주며 해외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직접 한국에 초청해 회사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있다.

야츠나미 CHO는 일본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 내 특수한 상황에 의해 일본 기업들은 일본 학생을 선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학생이 인기가 많다. 한국 학생을 필요로 하는 일본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기업들이 표면적으로는 IT와 IoT를 잘 아는 인력을 유치해 오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IT 능력보다 더 중시하는 것은 일본어 구사 능력이다. 최소 일본어능력시험(JLPT) N2 정도의 실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는 일본취업에 대한 전문대학 총장들의 높은 관심이 드러나는 질문이 제기됐다. 먼저 유재원 한국영상대학교 총장은 현재 일본 기업에서 IT 외에 어떤 업종이든 모두 해외 인력을 필요로 하는가, 급여만으로 일본에서의 생활이 가능한가에 대해 질문했다.

야츠나미 CHO
야츠나미 CHO

 

이에 야츠나미 CHO는 “현재 가장 인력이 부족하고 또 전문대와 관련이 많은 분야가 호텔, 판매, 서비스업”이라고 설명하며 “우리 회사의 고객인 기업들 중 빅데이터, 블록체인 산업의 회사들도 있는데 이 회사의 초봉은 적게는 500만 엔애서 600만 엔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해외취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벽이 되는 것이 바로 비자 문제다. 그러나 앞으로 법안이 바뀌어 300만 엔 이상 연봉을 받는 회사를 들어간 학생에는 비자규정이 완화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급여와 생활수준에 대해서는 “인턴십 제도 등을 잘 활용해 학생들이 취업 전 일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관련해 육근열 연암대학교 총장 역시 “한국의 전문대학에서 플로리스트를 전공한 사람이 일본에서 취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연봉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말하며 학생들이 직접 일본을 겪을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취업 수요를 분석해볼 수 있는 에이전트 실습학교 운영을 요청했다.

야츠나미 CHO는 이에 대해 “개인취업, 소개 등으로 일본에 취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대체로 작은 회사로 취업을 하게 되면서 급여나 근무여건이 취업자에게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 신뢰성이 따라주지 못했다”고 답했다.

해외취업자의 안전 문제도 거론됐다. 이채영 대경대학교 총장은 “우리 대학 학생들이 현재 일본 호텔에서 인턴십을 진행하고 있다. 그 학생들이 자리를 잡으면 취업까지 이어지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총장의 마음으로, 엄마의 마음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혹시 일본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일을 하던 중 다치고 안전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된다”면서 “혹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에이전트가 취업 희망 학생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제도나 방법을 마련해두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야츠나미 CHO는 “에이전트를 통해 취업을 하게 된 학생 중 그만두거나 중간에 불상사를 겪은 사례는 다행히 아직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학생들을 소개해줄 기업들은 그 기업에 불합리한 조치와 절차를 갖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한 후 선별된 기업들이다. 다니는 회사에서 인권문제 등 불상사가 일어났을 때 우리 회사에 이를 알리도록 처음부터 학생과 이야기를 한다”며 예방 절차를 밝혔다. 문제가 일어났을 경우에도 공식적인 방법으로 부당한 대우에 항의를 하고,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은 블랙리스트에 올려 취업을 소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카스기 노부야 전 후지제록스 회장
다카스기 노부야 전 후지제록스 회장

총장들이 직접 전문대 학생들의 일본취업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다. 남성희 총장은 “우리 대구보건대학교에서는 매년 3~5명을 일본에 취업시키고 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면 한국에서는 간호사로 일하지만, 일본에서는 워킹비자를 받고 간호조무사로 일한다. 그들을 취업시킨 병원에서는 2년 동안 일본어를 가르치고 일본 간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학생들은 워킹비자가 만료되면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노동비자로 전환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에이전트사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전문대학과의 연계를 강화하자고 요청했다.

남 총장의 제안에 야츠나미 CHO도 “말씀하신 부분을 하려고 힘을 쏟고 있다. 참고하겠다”며 화답했다.

오경나 충청대학교 총장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대우가 더 좋은 사회복지·노인복지 분야에 대한 일본취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오경나 총장은 “우리 대학 국제교육원을 맡고 계신 분이 일본인이고 우리 대학에는 일본어과도 있다. 이 때문에 일본취업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 받는 월급과 우리나라에서 취업해 받는 월급이 차이가 크지 않더라”라면서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회복지·노인복지 분야 급여가 적어 청년층에게 인기가 없는데 일본에서는 임금이 높다고 들었다. 현재 일본취업은 대부분 공학계열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처럼 한국보다 일본에서 대우가 좋은 분야, 인문 분야에 대한 일본취업 연계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 순서로 이번 만찬에 초청을 받은 고노 준 대표이사와 다카스기 노부야 회장, 신경호 이사장, 이홍무 교수의 발언이 이어졌다.

고노 대표이사는 일본 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직업군인 간호조수(간호조무사)에 대해 소개했다. 다카스기 노부야 전 후지제록스 회장은 일본의 인력난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특히 IT 기술자가 부족하다”면서 “한국이 IT에 대해서는 일본보다 선진국이다. 한국에는 일반대를 나오고 취업을 못 하는 IT 기술자가 많고, 일본에는 IT 엔지니어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을 풀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진척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총장단을 향해 “지식인의 가장 위에 있는 분들이 이 자리에 모여 계신다. 각각 전공도 생각도 다르겠지만 정부에 (모순적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쓴소리를 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홍무 교수
이홍무 교수

 

한국인 유학생 출신인 신경호 이사장은 한국 학생들에게 일본어를 공부하고 다양한 기회가 있는 일본취업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은 매우 많은 숫자의 단순노동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사실 일본어능력시험 N2 등급만 되면 보건·의료 등 다양한 업종에 취업이 가능하다”면서 “워킹홀리데이 제도를 활용해보길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홍무 교수는 한국의 전문대학 졸업생이 일본의 일반대와 대학원을 거쳐 유명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 대학원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학생이 늘어나고 일본인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유학생의 95~98%가 중국인”이라면서 “중국인이 일본에 와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하면 일본에서 회사를 골라서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을 거쳐서 취업하면 안정성이 높아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며 한국 학생들이 이러한 취업통로를 적극 활용해 보기를 조언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