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최저 미적용 전형 상당수…수시합격 시 수능 ‘무의미’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15일 진행 중인 올해 수능 국어영역 결시율은 작년과 같은 9.5%로 최종 확인됐다. 국어영역의 사례를 봤을 때 최종 결시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10.5%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수능에 접수하고 응시하지 않는 ‘결시’는 왜 생기는 걸까.

수능에 응시하지 않는 ‘결시’ 발생의 주요 원인은 ‘수시’에서 찾아야 한다. 현 대입 수시전형 중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들이 꽤 많고, 이로 인해 결시자가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주요대학 기준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사례가 더 많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과 고려대 일반전형·학교추천Ⅱ전형, 연세대 활동우수형, 서강대 일반형,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 정도만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서울대 일반전형을 비롯해 연세대 면접형, 서강대 자기주도형과 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 학생부종합전형에는 수능최저가 없다. 

학생부교과전형도 고려대·중앙대·한국외대·홍익대·부산대·경북대·전남대·충남대 등 주요대학과 의학·간호 등 특정 모집분야를 제외하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 

여타 전형 대비 수능최저 적용 사례가 많은 수시 논술전형에도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들이 존재한다. 가톨릭대·건국대·경기대·광운대·단국대·서울과기대·서울시립대·아주대·인하대·한국산기대·한국항공대·한양대는 수능최저 없이 논술선발을 진행한다. 

이처럼 수능최저가 없는 전형에 이미 합격한 경우 수능을 굳이 치를 이유가 없다. 현 대입은 수시 합격 시 정시에 지원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전형에 한 개라도 지원해 둔 경우라면 수능을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6장의 수시 원서 가운데 가장 선호도 높은 곳에 이미 합격했다면 수능에 응시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시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이 많아 수험생들 중 이미 수시에 합격한 경우들이 있다. 굳이 수능에 응시하지 않아도 대학 입학에 어려움이 없기에 수능 결시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이사의 분석처럼 수능 결시율은 수시가 늘어나고,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들이 늘며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2010학년 수능만 하더라도 수능 결시율은 5.8%에 그쳤지만, 2015학년부터는 7.1%, 7.3%, 8.9%를 차례로 찍었고, 지난해에는 10.5%로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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