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T 반영비율 감소 덕성여대·숙명여대 등 ‘상승 이끌어’
한 해 전 정량평가 강화에 따른 이례적 경쟁률 하락 ‘정상화’

전년 대비 PEET 응시인원이 감소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전국 34개 약대 경쟁률은 5.92대 1에서 6.33대 1로 올랐다. 한 해 전 유독 낮았던 경쟁률이 정상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중앙대 제공)
전년 대비 PEET 응시인원이 감소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전국 34개 약대 경쟁률은 5.92대 1에서 6.33대 1로 올랐다. 한 해 전 유독 낮았던 경쟁률이 정상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중앙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도 약대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1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은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 34개 약대의 경쟁률은 예상을 뒤엎고 상승 추이를 나타냈다. 모집인원이 1630명으로 동일한 가운데 지원자는 672명 늘어나면서 5.92대 1에서 6.33대 1로 경쟁률이 올랐다. 올해 PEET 응시인원이 줄어들어 작년과 엇비슷하거나 하락 추이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한 해 전 대학들이 약대 입시에서 정량평가를 강화하면서 낮게 형성된 경쟁률이 제 자리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공개’ 서울대 제외, 2019 약대 경쟁률 ‘상승’ 6.33대 1 = 2019학년 약대 입시 경쟁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은 서울대 외 전국 34개 약대 경쟁률은 6.33대 1이었다. 1630명 모집에 1만314명이 지원한 결과다. 한 해 전인 2018학년 동일 모집인원에 9642명이 지원해 5.92대 1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현행 약대 입시는 가군과 나군의 2개 모집군 체제로 진행된다. 대학들은 가군 일반전형과 특별전형, 나군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의 4개 유형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해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1개 유형만 선택할 수도 있으며, 모집군을 분할해 4개 유형을 모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험생들은 최대 2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단, 이 때 모집군은 달라야 한다. 동일 모집군 내에서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을 모두 실시하는 대학에 동시 지원하는 것도 금지된다. 2개 대학에 모두 합격한 경우에는 1개 대학에만 등록하면 된다. 

모집군별로 보면, 가군에서 26.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차의과학대의 경쟁률이 독보적이다. 이어 △삼육대(11.27대 1) △인제대(10.73대 1) △덕성여대(9.95대 1) △원광대(9.65대 1)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반면 성균관대는 2.5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나군에서는 덕성여대 경쟁률이 14.03대 1로 가장 높았다. △삼육대(12.13대 1) △고려대(9.6대 1) △인제대(9대 1) △원광대(8.15대 1) 경쟁률도 상당한 편이었다. 반면, 중앙대는 3.93대 1로 나군에서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영남대(4.03대 1) △숙명여대(4.05대 1) △충남대(4.2대 1) 등도 경쟁이 덜한 곳이었다.

■PEET 응시인원 감소에도 경쟁 ‘격화’ 왜? = 올해 약대 경쟁률이 오른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지난해 1만5107명이던 PEET 응시자가 1만4892명으로 줄었기에 약대 경쟁률은 답보 상태를 보이거나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약대 교육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측정하는 약학자격입문대학시험인 PEET는 로스쿨 입시에서의 LEET(법학적성시험) 의전원·치전원 입시에서의 MDEET(의·치학 교육 입문검사)와 마찬가지로 약대 입학 전 꼭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해당 시험 응시자가 줄었다는 것은 약대 입시에 도전할 자원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PEET 응시인원 감소라는 요인에도 불구, 약대 경쟁률이 오른 것은 한 해 전 유독 낮았던 경쟁률이 정상화되면서 생긴 일로 풀이된다. 지난해 PEET 응시자는 한 해 전인 2017년 대비 겨우 99명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경쟁률은 6.25대 1에서 5.78대 1로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서울대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5.92대 1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작년 약대 경쟁률이 일반적인 모양새가 아니었던 셈이다. 

작년 약대 경쟁률이 유독 낮았던 이유로는 정량평가를 강화한 전형방법이 지목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PEET 응시자 수 대비로 볼 때 지난해 약대 입시 경쟁률이 이례적으로 낮았다. 대학들이 정량평가를 강화한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는 덕성여대·숙명여대 등이 PEET 반영 비중을 낮췄고, 차의과학대가 종전처럼 1단계에서 PEET 성적을 반영하지 않았다. 전년보다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도 과감히 지원에 나서면서 경쟁률이 상승,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PEET 반영비율을 대폭 낮춘 약대는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크게 오른 모양새다. 덕성여대는 올해 PEET 반영비율을 종전 60%에서 30%로 대거 낮춘 결과 가군 경쟁률이 4.83대 1에서 9.95대 1, 나군 경쟁률이 4.2대 1에서 14.03대 1로 치솟았다. PEET 반영 점수를 각 10점 낮춘 숙명여대도 덕성여대에 비하면 정도는 덜하지만 가군의 경우 3.45대 1에서 4.93대 1, 나군의 경우 2.75대 1에서 4.05대 1로 경쟁률이 올랐다. 이러한 대학들의 ‘선전’으로 전체 약대 경쟁률이 오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약대 전망은? 6년제 대거 전환 ‘유력’ = 올해 약대 입시는 내년 1월 말까지 진행된다. 우선선발과 1단계 합격자 발표는 12월 말까지 나올 예정이며, 가군은 1월 초순, 나군은 1월 중순까지 면접을 실시해 1월말까지 합격자 발표를 끝낸다.

약대 입시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할 가능성이 높다. 의대 치대 한의대 등과 더불어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선택 가능한 ‘전문직’이라는 점에서다. 

약대가 향후 대입에서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현행 2+4년제 편입학 형태를 버리고, 6년제로 대거 전환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간 전국 약대들과 약학교육협의회, 나아가 자연계열 학과들은 편입학 제도로 인해 기초학문이 황폐화되고 2+4년제의 교육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6년제 전환을 교육부에 요청해 왔다. 올해 4월 교육부가 2022학년부터 약대가 자율적으로 현행 2+4년제와 통합 6년제를 선택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7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함에 따라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는 약대 입시 부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현재 약대가 보이는 높은 인기, 이와 달리 낮아져 가는 한의대 선호도를 볼 때 약대가 자연계열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확률은 매우 높다.

변수는 ‘자격요건’이다. 2+4년제를 6년제로 전환하는 것은 2년의 교육과정이 연장되고 그에 따라 정원도 늘어나야 함을 뜻한다는 점에서다.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교사·교지·교원·수익용기본재산을 충족해야 하는데, 현재 전국 35개 약대 가운데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학은 6개교 남짓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대들은 6년제 전환 필요성을 이유로 4대요건에 특례를 적용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교육부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약대 60명 증원 움직임이 보이는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77명 정원에도 불구하고, 매년 지원자가 5명 안팎을 오가는 '유명무실'한 약대 계약학과 정원을 활용, 60명의 약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확정한 상태다. 형평성 문제로 기존 약대 가운데 일부에만 증원을 실시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볼 때 지역 내 약대가 없는 전북대·제주대에 신설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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