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래 4일에서 올해는 3일 열려…피로감에 대관사정 겹쳐
내년에도 3일 일정 ‘일단 유지’…수요자 반응 ‘변수’

올해 정시박람회는 왜 3일로 하루 일정을 줄였을까. 대학들의 피로감을 반영해 토요일로 종료시점을 앞당긴 상황에 대관 사정까지 겹치며 예년보다 하루 줄어든 일정으로 정시박람회가 열리게 됐다. (한국대학신문DB)
올해 정시박람회는 왜 3일로 하루 일정을 줄였을까. 대학들의 피로감을 반영해 토요일로 종료시점을 앞당긴 상황에 대관 사정까지 겹치며 예년보다 하루 줄어든 일정으로 정시박람회가 열리게 됐다. (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 정시박람회 일정에서 ‘하루’가 사라졌다. 매년 4일 일정으로 실시해 오던 것에서 3일 일정으로 하루가 줄어들게 된 것. ‘피로감’을 호소한 대학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토요일로 종료 시기를 앞당긴 가운데 장소 ‘대관 사정’이 더해지며 올해는 예년보다 하루 적은 일정으로 박람회가 꾸려지게 됐다. 수시에 비해 규모가 작고 상담이나 정보 제공도 쉬운 정시 특성으로 인해 진행에 차질을 빚진 않겠지만,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상황. 박람회를 주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일단 내년에도 3일 일정을 유지하되 수요자 반응 등을 살펴 향후 추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처음으로 하루 줄어든 정시박람회…4일에서 3일로 축소 = 내달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9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이하 정시박람회)’는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간 고수해 온 4일 일정에서 3일로 하루가 줄었기 때문이다. 

정시박람회 일정이 3일로 줄어든 것은 수요자들 입장에서 보면 의아할 수밖에 없다. 통상 정시박람회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며, 4일 일정인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그간 대교협은 대학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요자들의 만족도는 극대화하기 위해 주말 이틀을 낀 나흘간의 일정으로 박람회를 진행했다.

이처럼 정형화된 일정은 수시박람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온 내용이다. 2010년 처음 도입된 수시박람회는 전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열렸다. 

그보다 앞서 1999년부터 시작된 정시박람회도 마찬가지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열린 2009년 사례처럼 요일에 변화가 있던 적이 전부다. 작년에도 수요일부터 토요일로 요일 변화가 있었지만 4일 일정이라는 원칙은 지켜졌다.

■왜 하루 줄었나…대학 피로 호소 반영, 대관 상황 겹쳐 = 올해 들어 갑작스레 정시박람회 일정이 하루 줄어든 것은 대학들이 호소해 온 피로를 고려한 상황에 장소 대관 문제가 겹치면서 발생한 일이다.

대학들은 그간 대교협·교육부에 정시박람회 종료 시점을 토요일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수시 합격자 발표일정과 미등록충원합격자 발표, 정시 성적분석 등 손이 두 개여도 모자랄 바쁜 시기에 박람회 일정으로 인해 공백이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피로감이 크다고 호소한 곳들은 지방 소재 대학들이다. 일요일 오후 5시에 박람회를 끝내고 돌아가는 데 드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 한 지방 소재 대학 입학관계자는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들의 사정은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처럼 지방에 있는 대학은 박람회 물품들을 정리하고 돌아오면 하루가 저문다. 다음날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지경”이라며 “수시-정시가 맞물려 바쁘게 돌아가는 시기에 이처럼 업무 공백이 생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했다.

대교협은 이 같은 대학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부터 정시박람회 종료 시점을 하루 앞당겼다. 지진으로 인해 일주일 연기된 수능에 맞춰 바삐 대입일정이 진행되다 보니 해당 내용이 무게 있게 다뤄지지 않았을 뿐이다. 요일이 달라졌지만 4일 일정을 그대로 고수한 것도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게 만든 요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시작 일정이 앞당겨지지 않은 탓에 전체 일정이 하루 줄어들게 됐다. 정보가 절실한 수요자들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학들이 번호표를 나눠줘야 할 만큼 많은 인파가 찾는다는 점을 볼 때 줄어든 일정으로 인해 한층 붐비는 박람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대교협은 대관 일정으로 인해 발생한 불가피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대교협 관계자는 “올해는 대관 사정 때문에 수요일날로 일정을 앞당기기 어려웠다”며 “박람회 직전 대관일정과 연관이 있다. 박람회를 열기 전 이틀 동안 사전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줄어든 정시 규모와 수시에 비해 정보제공이 쉬운 정시의 특성도 고려됐다. “기본적으로 정시는 최근 들어 규모가 줄고 있다. 상담이나 정보제공 시스템도 수시에 비해 상당히 심플하다. 일정이 하루 줄어들어도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대교협의 판단이다.

일단 대교협은 내년에도 3일 일정을 고수할 예정이다. 단, 처음으로 일정을 줄인 올해 박람회 반응에 따른 변동 여지는 남겨놨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렴하다 보니 일정이 줄게 됐지만, 관객들의 입장도 고려할 생각이다. 올해 관람객이 많이 줄어든다거나 불만이 생기는 경우 향후 개선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일단은 3일 일정을 계획 중이지만, 올해 상황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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