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자연계 수험생 42% '어렵다'…'쉽다' 반응 인문계 8%, 자연계 13% 그쳐
면접고사 통한 학업역량검증 구조…'불만족스러워도 합격 기대할 수'

23일 실시된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면접고사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수험생 10명 중 7명은 '전혀 보지 못했던 문제'라고 답했으며, 쉽다는 반응도 인문계 8%, 자연계 13%에 그쳤다. (사진=서울대 제공)
23일 실시된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면접고사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수험생 10명 중 7명은 '전혀 보지 못했던 문제'라고 답했으며, 쉽다는 반응도 인문계 8%, 자연계 13%에 그쳤다. (사진=서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3일 실시된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고사 난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이날 실시된 일반전형 면접고사 체감 난도를 조사한 결과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수험생의 42%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난도가 상당했지만,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보다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인문계열은 ‘어렵다’는 반응이 42%, ‘보통’이 50%로 ‘쉽다’는 반응이 8%에 그쳤지만, 자연계열은 ‘어렵다’ 42%, ‘보통’ 45%였다. ‘쉽다’는 반응이 13%로 인문계열보다 많았다. 

올해도 서울대는 주로 수험생들이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문제들을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 72%가 “전혀 보지 못했던 문제”라고 답하거나 “본 적은 있지만 거의 안 본 것과 같은 문제”라고 했다. 

학생들의 반응에 대해 김명찬 종로학원 학력평가연구소장은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상당한 응용능력이 필요한 문제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어려운 문제’를 면접에서 활용한 것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기존에도 서울대 일반전형 면접문제는 상당한 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같은 문제를 두고서도 교사들 간 풀이가 엇갈릴 정도다. 이 같은 일반전형 면접고사의 높은 난도는 면접을 통해 학업역량을 검증하는 구조라는 데에서 기인한다.

현재 서울대는 수시에서 정원 내 기준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의 ‘투 트랙’ 체제 선발을 진행한다. 고교별 2명 추천권이 주어지는 지균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적용하는 대신 서류기반 면접만 진행해 난도를 논할 필요가 없다. 반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일반전형은 상당한 난도를 지닌 제시문 기반 면접을 진행한다. 지균은 수능최저, 일반전형은 면접고사를 통해 서울대에 입학해 수학할 학업역량을 갖췄는지 검증하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이 ‘보지 못한 문제’를 거론한 것은 ‘사교육’을 염두에 둔 서울대의 출제방향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 서울대는 그간 정형화된 문제를 활용하는 경우 사교육이 이를 분석해 ‘문제풀이만 연습’한 수험생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식의 문제들을 자주 선보였다. 

24일 치러질 의대·치의학과·수의대 대상 다중미니면접도 학업역량에 방점이 찍힌 면접이 아니지만 이처럼 새로운 형식의 문제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점은 같다.

다만, 어려운 난도라고 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다. 서울대 일반전형 면접이 난도 높은 문제를 주되 수험생과 면접관이 함께 진행해 나가는 독특한 형식인 데다 문제를 일부 풀지 못하더라도 합격한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 때문이다. ‘정답’이 아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본다는 점에서 면접내용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내달 14일 있을 합격자 발표 일정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하늘이 조사한 올해 계열별 기출문제를 보면 인문계열의 주제는 ‘문학예술작품의 절대론적 감상과 효용론적 감상’이었다. 사회계열에서는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과 관련한 환경문제’가 나왔다. 경영·경제계열이 풀어야 하는 수학에서는 ‘동전 던지기 관련 확률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계열 문제 가운데 수학에서는 △합성함수의 미분법 △삼각함수의 극한 △부분·치환적분법 △기하와 벡터의 공간도형 △공간벡터 등이 나왔다. 과학 가운데 생명과학은 △원생생물 △생물의 종 분류 및 자연선택설을 주제로 했으며, 화학에서는 △과산화수소의 분해 △활성화 에너지와 반응 속도 △ATP합성 △탄산칼슘의 용해 등이 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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