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세이]“얘들아, 이제 더욱 당당하게 전문대학에 지원하고 네 꿈을 펼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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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서 봉담고 교사
채현서 교사
채현서 교사

지난 11월 20일, 숨가쁘게 전문대학교 수시 2차 모집이 끝났다. 수시 1차에서 고배를 마신 학생들이 짧은 수시 2차 모집 기간 동안 ‘수시 2차 모집을 지원할 것인가, 정시를 지원할 것인가’라는 많은 고민을 했고, 그 아이들과 전년도 입시결과와 가채점을 부여잡고 분석해, 치열하게 지원을 마감했다. 이제 올해 입시의 마지막 한 고비, 정시만이 남았다.

대부분 일반계 고등학교의 많은 아이들이 전문대학을 지원하며, 전문대학에서 받은 교육으로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 지도 현장에서 전문대 지원 학생들을 상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라는 잣대가 아니라 그 학생들이 꿈꾸는 미래를 마음을 열고 들어주고 인정하는 것이다. 담임반 고3 아이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남은 기간 동안 우리는 각자 자신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거야. 대학이나 성적 보다는 너희들이 원하는 학과의 공부를 찾고 그에 따른 노력을 하거라’라는 이 짧은 말에도 전문대학 지원 학생들은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얻었다.

처음으로 고3을 맡았을 때, 우리 반 반장은 단정한 용모에 태도도 참 예쁘고 공부도 1등급인 여학생이었다. 학년회의에서 담임으로서 열심히 아이를 추천해 서울 유수의 여대 학교장 추천도 받았다. 그러나 반장 아이의 선택은 의외로,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를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맡은 담임으로서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합격시켜보고 싶은 욕심에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소신으로 지원을 하고 합격해 학생과 학부모님 모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그 아이를 통해 진학지도의 방향을 배운 것 같다. 같은 해 담임한 한 남학생은 조리를 너무나 하고 싶지만, 성적이 여의치 않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구미1대학(현 구미대학)으로 진학했고, 그곳에서의 교수님들의 열성적인 가르침과 도움으로 성실히 공부해, 여러 자격증을 따고 다시 집 근처로 취업까지 쉽게 했다. 그 아이는 졸업을 한 지 6년이 지나 찾아와 매우 유명한 한식당의 조리장이 됐다는 소식을 전했고, 일찍 자리를 잡은 만큼 예쁜 가정을 꾸려 단란한 가족사진도 보여주었다. 이렇게 제자들이 사회에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다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성인이 돼 찾아올 때, 교사로서 가장 뿌듯한 동시에 오히려 이렇게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도 갖게 되는 순간이다.

올해는 2학년을 맡아 직접적인 진학지도에서 벗어나, 수업에서든 학급 업무에서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학기 초 일반계 고등학생 2학년 2학기 전문대학 연계교육에 관한 공문이 마감을 코앞에 두고 열람이 됐다. 눈이 번쩍 뜨였다. 학기 초 상담에서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 중이라는 몇몇 아이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매우 좋은 기회라 첨부물을 찾아보고 학급 아이들에게 적극 홍보했다. 2명의 아이가 신청을 했고, 우리 반을 시작으로 다른 반에서도 꽤 인원이 나왔다. 학년 부장선생님의 ‘그래도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끝까지 공부해서 4년제 나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진심 어린 우려와 걱정을 들으며, 추후 진학에 불리한 점은 없는지 교육청 담당자와 통화를 했고,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2명의 아이들을 각각 오산대학교 조리학과와 게임학과로 보냈다. 현재 중간 실사를 다녀와서는 무엇보다 아이의 만족이 높고, 아이가 원하는 분야의 관련 역량이 상당히 커졌음은 물론이고, 대학 측에서도 정말 성실하고 우수한 아이를 보내주었다며 아낌없이 칭찬했기에,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아직 일부의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비추어 전문대학에 대해 마냥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화사회를 지나 4차 산업혁명사회로 시대가 빠르게 바뀌고, 무엇보다 전문대학 교육의 수준이 월등히 높아져 있다. 이러한데도 기성세대들에게는 기존의 대학서열화 중심의 생각과 성적으로만 아이들을 줄 세우는 경향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제는 다양한 소질과 적성이 있는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재단하지 말고, 많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적성과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주었으면 좋겠다. 이에, 한 달 뒤에 있을 2019학년도 전문대학 정시모집에 교사와 학부모들이 전문대학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많은 정보를 알아, 아이들이 전문대학의 높은 수준의 교육, 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 등의 다양한 학제, 다양한 학과와 전문적 커리큘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정서적 지지도 제공해 주면 좋겠다. “얘들아, 이제 더욱 당당하게 전문대학에 지원하고 네 꿈을 펼치거라!” 다가올 정시 모집에 성실하고 열정 가득한 많은 아이들이 전문대학에 적극 지원하기를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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