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추합 '자연계열 쏠림' 여전…'의대 효과' 탓
서울대 추합 종료…고려대·연세대 26일 오후9시까지

(사진=한국대학신문DB)
수험생 선호도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의 수시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 이하 추합) 양상이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수험생 선호도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의 수시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 이하 추합) 양상이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시 모집인원 대비 추합인원 비율인 ‘추합률’로 보면 세 대학은 올해 1차 수시추합에서 지난해 28.2%보다 약간 높은 28.8%의 추합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역대급 불수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수능이 어려웠지만, 수시전형 중에서는 수능과 연관없는 전형이 제법 있는 데다 세 대학 모두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대입전형을 운영했기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2019학년 수시모집 추합은 26일 오후9시까지 진행된다. 이후로는 계획한 인원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더 이상 추합 통보를 할 수 없다. 

서울대는 단 한차례만 수시 추합을 진행하기에 더 이상 추합 발표를 하지 않는다. 21일 오후2시 발표한 이번 추합 이후 나온 결원은 정시모집으로 이월해 선발한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서울대와 달리 수시 추합 횟수가 많다. 서울대가 다소 독특한 사례로 대다수 대학은 고려대·연세대처럼 마감일까지 수시 추합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는 2차 21일, 3차 22일, 4차 25일, 5차 26일 순으로 발표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연세대는 2차 추합자를 24일 발표한 후 결원 발생 여부에 따라 24일부터 종료시점인 26일 오후9시까지 전화 추합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SKY 1차 수시 추합 ‘지난해와 비슷’…2519명 28.81% = 올해 대학들의 수시추합은 지난해와 엇비슷한 양상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집계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1차 충원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세 대학의 추합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별로 보면 서울대는 146명, 고려대는 1377명, 연세대는 996명의 1차 수시 추합자가 나왔다. 서울대는 지난해 대비 6명, 고려대는 3명의 추합자가 줄었고, 연세대만 지난해 대비 추합자가 58명 늘어났다. 세 대학 합산 1차 추합자는 2519명으로 지난해 2470명과 큰 차이가 없다. 

수시 모집인원과 비교한 ‘추합률’로 보면 어떨까. 그래도 세 대학의 추합은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다. 서울대는 5.71%에서 5.48%, 고려대는 39.75%에서 39.69%로 소폭 추합률이 감소했다. 연세대만 35.88%에서 38.1%로 추합률이 증가했다. 합산 추합률은 28.81%로 지난해 보인 28.24%와 비슷하다.

■서울대 추합 ‘자연계열 쏠림’…‘의대 효과’ = 서울대 추합자 146명을 전형별로 구분하면, 모집인원이 많은 일반전형의 추합자가 단연 많다. 지난해 94명의 추합자가 나온 일반전형은 106명으로 추합자가 늘어났고,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은 지난해 41명에서 30명으로 추합자가 다소 줄었다. ‘불수능’으로 인해 지균에서 역대 가장 많은 144명이 선발되지 못했다는 점을 볼 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인원이 많아 추합도 다소 줄어들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이외 정원 외 전형인 기회균형선발전형Ⅰ에서는 지난해보다 7명 줄어든 10명의 추합자가 나왔다. 

올해도 ‘자연계열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추합이 상대적으로 많은 모집단위들은 대부분 자연계열이었다. 일반전형 7명과 지균 5명으로 총 12명의 추합자가 나온 생명과학부를 필두로 치의학과 9명, 화학생물공학부 8명 등의 추합자가 나왔다. 

이처럼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추합이 많이 나오는 것은 ‘의대 효과’로 풀이된다. 현재 자연계열에서 단연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의대와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 풀이 겹치다 보니 최초합격 후 등록하지 않는 인원들이 나와 추합자가 많아진다는 얘기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이사는 “타 대학 의대와 중복 합격자가 나와 서울대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추합자가 많은 자연계열과 달리 인문계열은 추합자가 비교적 적다. 다만, 인문대학은 지난해 8명에서 14명으로 추합자가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인문계열에서 서울대가 지닌 ‘독보적인’ 위상에 비춰보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오 이사는 “인문대학 추합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이례적”이라며 “경찰대학이나 일부 인문계열 한의예 등과의 중복 합격자 중 서울대 등록 포기 사례가 나온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고려대 학교추천Ⅱ, 연세대 특기자 ‘추합 많아’ = 고려대에서 가장 많은 추합자가 나온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인 학교추천Ⅱ전형이다. 지난해 521명보다 3명 줄어든 518명의 추합자가 나왔다. 이어 △학생부종합 일반전형 341명 △특기자(자연) 166명 △학교추천I전형 155명 △특기자(인문) 109명 △농어촌학생 39명 △사회배려자 31명 순이었다.

학교추천Ⅱ에서 많은 추합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중복합격 사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 이사는 “학교추천Ⅱ는 주로 서울대나 연세대, 타 대학 의학계열 등과 중복합격이 많은 전형”이라과 설명했다. 

연세대에서 추합이 가장 많은 전형은 특기자전형이었다. 인문·사회과학·과학공학·국제·IT·예체능 등으로 이뤄진 특기자전형에서는 모두 379명의 추합자가 나왔다. △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331명 △면접형 150명 △일반전형(논술) 47명 △농어촌학생 35명이 뒤를 이었다. 

■학생부종합·특기자 추합 많고, 논술 적어 = 최상위대학인 SKY 수시 추합은 전형별 양상이 극명히 다르게 나타난다.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의 추가 합격자는 많은 반면, 연세대만 실시한 논술전형의 추가 합격자는 소수에 그쳤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최상위대학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대부분의 상위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특기자전형에서 많은 추합자가 발생하고, 논술전형에서는 추합자가 많지 않은 구조를 띈다. 전형별 특성이 각기 다르다는 점에서다.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에서 추가합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좋은 학생부’에서 기인한 일이다. 학생부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그만큼 중복합격 사례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학교밖 활동을 반영할 수 있는 특기자전형도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면서 중복 합격자가 많이 나오는 전형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반면, 논술전형은 추합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학생부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이기에 중복 합격 사례가 많지 않다고 봐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부를 갖춘다면 여러 대학에 합격 가능한 학생부종합전형과 달리 논술전형은 대학별 출제경향이 달라 합격을 담보하기 쉽지 않기도 하다. 더하여 서울대와 고려대에는 논술이 없기에 연세대 논술 합격자들은 다른 최상위대학 논술에 합격할 여지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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