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환 부산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존경하는 교수님‧직원선생님, 사랑하는 부산대 학생‧동문 여러분!

2019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기해년(己亥年)은 큰 복이 찾아오고 재물 운이 넘치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효원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2018년, 우리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합심과 노력으로 힘차게 달려왔습니다. 효원가족 여러분이 보여주신 뜨거운 열정과 노력, 그리고 시민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 덕분에 우리 부산대학교는 많은 발전과 성장을 이뤘던 한 해였습니다.

처음으로 5,000여 명의 부산대 구성원과 시민들이 함께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야구단을 응원하며 효원가족의 하나 됨은 물론, 대학과 도시-부산대와 동남권의 상생발전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했습니다. 거점 국립대 총장협의회 회장교를 맡아 독일의 9개 명문 공과대학(TU9)과 교류의 물꼬를 텄고,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부총장을 만나 장래 남북 학술교류에 대한 의견도 나눴습니다. 특히 동아시아 평화 구축을 위해 힘을 쏟고 계신 동아시아 공동체 연구소 이사장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는 등 부산대의 이름을 세계무대에 드높였습니다. 이러한 활약은 KBS 1TV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뭇 중앙언론들의 시선을 끌며 우리 대학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대학 내 변화와 혁신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을 선도할 기계관이 새로운 위용으로 탄생하였고, 글로벌 금융인재 양성을 위한 금융대학원도 출범시켰습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투운동’으로 우리 대학 또한 아픔을 겪었지만 우리 구성원들이 보다 높은 윤리의식을 갖추는 계기가 되었고, 성평등상담센터를 총장 직속의 인권센터로 확대 개편하는 성과로 지혜롭게 승화시켰습니다. 안타깝게도, 노후화된 자유관을 허물고 새롭게 신축한 여학생 전용 기숙사 자유관에 작년 말 또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은 참으로 큰 유감입니다. 현재 BTL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유관에 대해 향후 보안 관련 시설을 철저히 점검하고 강화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 조치하겠습니다.

사랑하는 효원가족 여러분!

저는 취임 후 효원가족 여러분께 드린 첫 인사말에서 김승희 시인의 「저 산을 옮겨야겠다」라는 시를 드린 바 있습니다. ‘나를 내려놓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사랑의 힘은 높은 산도 움직일 수 있다’라는 단순한 진리를 믿고 저는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학교 발전의 걸림돌인 많은 산들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효원문화회관 BTO문제는 우리학교 자산취득비로 정부예산을 확보하여 해결하게 되었고, 우리 대학 교수정원의 획기적인 순 증원과 지금까지 매년 지원된 금액의 약 200%에 달하는 연간 시설비 확충(약학관과 첨단과학관 등)이 그간 노력의 성과입니다. 또한 우리 대학 미래의 땅인 양산캠퍼스 부지를 대통령 지역공약사업인 ‘동남권 의생명특화단지 조성 사업’에 포함시켰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기재부‧교육부와 조율하여 ‘국립대학 회계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입법 발의하였습니다. 이 법령이 개정되면 현재 20여만 평이 나대지로 방치된 양산캠퍼스 부지에 바이오 관련 연구 시설과 기업을 시장가격으로 입주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우리 대학의 재정은 크게 확충될 것입니다. 더불어 공과대학을 비롯한 여러 교수님들의 이해와 협조로 양산캠퍼스에 세우려는 BICT융합대학 신설을 위한 정부 신규예산도 확보하여 대통령 공약사업 실천은 물론 양산캠퍼스 발전에 속도를 내게 되었습니다.

우리 대학 사범대학 부설로 세워질 국립특수학교 건립 예산도 정부 신규 사업 예산에 반영돼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수학교는 근린공원부지로 지정돼 있는 금정산 자락의 우리 학교 부지 일부를 교육부지로 전환하여 추진할 것입니다. 현재 부산시를 비롯해 관련 기관들과 활발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효원가족 여러분!

올해 새해는 미국 등 강대국의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흐름과 함께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경제 등 제반 여건들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적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정원 축소, 수도권 집중화 심화 등 대학의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열심히 뛰어다니며 준비했던 그간의 노력에 대한 성과를 내실 있게 거둬서 부산대학교의 도약과 발전을 과단성 있게 추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올해 ‘무실역행(務實力行)’의 마음가짐과 각오로 우리 대학을 이끌어 나가고자 합니다. 진실된 마음과 성실로 최선을 다해온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 대학의 실속과 내실을 다져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위기의 시대를 기회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및 글로벌 세상과의 네트워크로 맞서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동남권광역연합’을 지역사회에 적극 주창하고 우리 대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으려 합니다. 부산‧울산‧경남 동남권이 힘을 합쳐 수도권에 상응하는 또 하나의 지역 거점으로, 우리 대학이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거점이 되도록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우리 부산대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 민주화의 꽃을 다시 피워낸 1979년 10.16부마민주항쟁이 4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이 항쟁은 4대 민주항쟁 중의 하나로 개정 헌법에도 그 정신과 의미가 담겨지도록 할 것이며 우리 대학의 자랑스러운 민주화 전통과 역사를 기리기 위해 10.16기념관도 설립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부산대 가족 여러분!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樹木等到花謝 才能結果 江水流到舍江 才能入海)’고 하였습니다. ‘작은 나’를 버려야 ‘큰 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당장 눈앞의 화려함과 달콤한 유혹에 이끌리지 말고, 멀고 장대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합니다. 총장인 저부터 ‘작은 저’를 버리고 ‘큰 부산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사사로움 없이 사력을 바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 ‘무실역행(務實力行)’의 진실되고 성실한 마음으로, 우리 대학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갑시다.

올 한 해 뜻 하신 바 모두 이루시고, 건강과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의 친필 휘호 ‘무실역행(務實力行)’
전호환 부산대 총장의 친필 휘호 ‘무실역행(務實力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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