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자 배화여자대학교 총장
김숙자 배화여자대학교 총장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배화여대 역사에 그 흔적을 남겨야 할 만큼 다사다난 했던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지난 해 학교법인 배화학원 창립 120주년, 배화여자대학교 개교 40주년 기념행사를 주관하여 주신 하나님, 특히 기독교대학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독교대학 총장님들과 교목 여러분들의 진솔한 대화 모임을 열어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배화여대 학생 여러분!

유치원과 여중, 그리고 여고와 함께 같은 ‘배화캠퍼스’를 공유하는 여러분은 광활한 대학만의 캠퍼스에 대한 아쉬움을 갖기 보다는 배화의 4개 교육기관들이 유구한 배화의 역사를 함께 함에 긍지를 갖기 바랍니다. 일찍이 120년 전에 미국 감리교 캠벨 선교사에 의해 배화는, 이른 바 4대문 안에 속하는 이곳에 여성교육기관으로 둥지를 틀었습니다. 당시의 배화는 유치원도,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과정도 아닌 5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근대 여성교육기관의 효시였습니다. 그 후 일본 식민시대를 거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오늘에 이르기 까지 각급 학교의 학제에 따라 유치원, 중학교, 고등학교 명칭의 교육기관으로 구분되었습니다. 그리고 1978년, 현재 전문대학의 전신이 되는 배화여자실업전문학교가 개교되었고 그 학교가 오늘의 배화여자대학교가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치 오늘 날의 이화여자대학교가 132년 전인 1886년, 외국 선교사의 손으로 1명의 여자 아이를 가르쳤던 이화학당에 그 역사의 뿌리를 두었다면, 우리 배화여자대학교도 120년 역사를 가진 배화학원의 전신인 배화학당에 그 뿌리를 둔 것과 다름 아닌 역사, 즉 120년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배화여대 학생 여러분!

여러분의 배화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 4대문 안에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호흡하며 성장, 발전하고 있습니다. 밖으로는 경복궁, 그리고 덕수궁과 창경궁을 가까이 두고 배화캠퍼스 안으로도 5점의 문화재를 지키며, 다른 한편으로는 청와대와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한 세종로 거리로 부터 현대사와 현대문화를 숨 쉬고 있습니다. 이렇게 옛 문화와 현대문화를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미래문화를 조망할 수 있는 프리미엄이 있는 이곳에 자리 잡은 배화여대는 옛 문화와 현대문화를 융복합하여 미래문화를 창출하는 융복합형 창의적 여성인재를 기르는 대학입니다. 여러분은 학제간의 융복합을 넘어 시(時)‧공(空)을 융복합하는 독창적인 교육의 전당, 배화여대의 학생입니다. 나아가 단일민족문화에서 다민족‧다문화국가가 되어가는 대한민국의 국민적 문화융합, 나아가 한반도시대를 맞는 한반도의 문화융합을 창출하는 혁신적 교육을 기획하는 배화여대의 학생입니다.

사랑하는 배화여대 학생 여러분!

미국에서 파송된 여성선교사가 이 곳에 터를 잡은 배화는 그 자산을 그대로 물려받아 ‘전통을 안고 미래로’ 향해 왔습니다. 배화는, 아름드리 목련꽃나무를 배경으로 봄의 향연을 즐기다가도 때로는 인왕산 자락으로부터 쏟아져 내리는 한 여름 거센 장맛 비에 물폭탄 세례를 받기도 하며, 또 때로는 광풍과 폭설에 배화동산 고목들의 가지가 꺾여져도, 의연히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어느 시인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고 노래합니다. 개인의 삶도, 학교, 심지어 국가나 인류의 역사도 흔들리며 꽃 피우기도 하지만, 그러나 흔들리다가, 또는 흔들다가 쓰러지는 삶도 있고, 국가도, 인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배화는 비바람에 흔들려도, 그 아픔과 상처를 감싸 안은 채 꺾이지 않고 굳건하게 꽃을 피워왔고 앞으로도 꽃을 피우며 영생할 것입니다. 이는 배화의 설립자이시고 현재도, 장래에도 배화의 실제 소유주는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어느 누구도 아닌 여러분을 위해 배화동산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배화여대 학생 여러분! 비바람에 개의치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배화를 지키며, 오로지 열심히 공부하여 여러분의 미래를 꽃 피우기 바랍니다.

여러분에 의해,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우리대학의 교직원을 대표하여 학생 여러분에게 총장으로서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Happy New Year’ !!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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