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울답방 등 연이은 '호재'…향후 전망도 밝아

최근 급격한 화해모드로 들어선 남북관계를 배경으로 북한학과에 대한 관심이 정시모집과 수시모집 모두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현재 전국 4년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학과를 운영 중인 동국대의 전경. (사진=동국대 제공)
최근 급격한 화해모드로 들어선 남북관계를 배경으로 북한학과에 대한 관심이 정시모집과 수시모집 모두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현재 전국 4년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학과를 운영 중인 동국대의 전경. (사진=동국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지난해 펼쳐진 남·북 화해모드로 인해 북한 관련 전공이 ‘호황’을 맞고 있다. 이달 초 끝난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국내 유일의 북한학 모집단위인 동국대학교 북한학전공과 북한 관련 모집단위인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공공사회·통일외교학부 경쟁률이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북한 최고 지도자의 서울 답방이 예정돼 있는 등 남북 화해모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한 관련 전공의 높은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 관련 학과 정시모집 경쟁률 ‘상승’…최근 5년새 ‘최고’ = 2019학년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북한 관련 학과들의 경쟁률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집계한 ‘최근 5년간 북한학과 경쟁률 분석’에 따르면 국내 4년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학 전공을 두고 있는 동국대의 경우 북한학 전공 정시모집 경쟁률이 9.4 대 1(모집인원 5명/지원자 47명, 이하 모집인원·지원자 생략)을 기록, 지난해 7대 1에 비해 크게 올랐다. 

경쟁률이 오른 것은 동국대만이 아니다. 고려대(세종) 경쟁률도 올랐다. 고려대(세종) 공공사회·통일외교학부 정시모집 경쟁률은 2018학년 6.6 대 1에서 2019학년 7.68 대 1(25명/192명)이 됐다. 동국대와 마찬가지로 최근 5년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이들 학과의 정시모집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은 수시모집에서부터 엿보였다. 2019학년 수시모집 결과 동국대 북한학과는 DoDream전형 경쟁률이 15 대 1을 기록, 한해 전인 7.88 대 1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고려대(세종) 통일외교안보전공도 학업능력고사전형 경쟁률이 14.78 대 1로 10.78 대 1과 비교했을 때 크게 상승했다.

■경쟁률 상승동력 ‘남북관계 개선’…‘향후 전망도 밝아’ = 현재 4년제 대학에 개설돼 있는 북한 관련 모집단위는 동국대와 고려대(세종) 뿐이다. 기존 북한학과가 있던 대학들이 대부분 해당 모집단위를 통폐합하거나 폐지했기 때문이다. 1995년 북한학과를 개설했던 명지대는 2010년 정치외교학과로 해당 모집단위를 통폐합했으며, 관동대(현 가톨릭관동대)도 1996년 개설한 북한학과를 2006년 폐지했다. 1998년 개설된 조선대 북한학과는 바로 다음해 폐지됐으며, 1998년 개설돼 비교적 오래 유지되던 선문대도 2008년 동북아학과로 흡수, 2015년에는 글로벌한국학과로 해당 모집단위를 개편했다. 

현재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두 북한학 전공 가운데 ‘북한학과’로 남은 것은 동국대가 유일하다. 1994년 국내 최초로 북한학과를 만든 동국대는 4년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단일전공 운영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수시모집·정시모집에서도 별도 선발이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세종)은 북한 관련 전공을 두고 있긴 하지만 ‘북한학과’는 아니다. 1997년 개설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학과로 시작했지만, 2017년 통일외교안보전공으로 개편했다. 현재는 수시의 경우 통일외교안보전공으로 별도 선발, 정시의 경우 공공사회·통일외교학부로 선발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학과의 ‘부침’이 심한 이유로는 시대적 배경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북한학과가 전국 6개교에 설치됐던 1990년대 말은 북한과 관계가 ‘호조’를 이뤘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합의·발효,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남북 공동선언문 발표 등이 연달아 있었다. 여기에 1990년 한·러 외교관계 수립, 1992년 한·중 정식수교 등도 있어 북한을 포함한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연구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북한학과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2000년대 후반부터 크게 위축됐다.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던 2010년 이래로 3차 핵실험 등이 이어졌고, 급기야 2016년에는 개성공단이 폐쇄되기에 이르는 등 ‘악조건’이 많았던 시기다. 동국대가 유일한 북한학과로 남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기존 양상과 달리 북한학과의 앞날은 밝다는 평가다.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데다 역사상 최초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상당히 진전됐기 때문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예정된 서울 답방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 수험생들의 북한 관련 학과·전공 지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종전 감소 추세였던 북한학 관련 전공 개설 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