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덕 한국대학홍보협의회 회장(동국대 홍보실장)

변재덕 한국대학홍보협의회 회장(동국대 홍보실장)
변재덕 한국대학홍보협의회 회장(동국대 홍보실장)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 1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와 같은 ‘초저출산율’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가히 충격적이라고 하겠다. 그동안 정부에서 출산장려책을 펴기 위해 쏟아부은 돈만 해도 수백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재정지원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게 입증됐다. 저출산 0명대 시대에 진입한 것은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인해 경제 위축, 재정 지출 증가 등을 가져와 국가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로 우리 사회 전방위로 충격파를 줄 수밖에 없다.

대학 사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학들도 저출산으로 인한 위기에서 비켜갈 수 없다. ‘학령인구 절벽’이 한층 더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의 기회를 놓치게 되고 만다. 대학 홍보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필자는 이러한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음을 누구보다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특히 우수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학교 홍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대학 홍보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겪는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국 4년제 대학 200여 개 홍보담당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대학홍보협의회가 대학별로 겪고 있는 이러한 고충을 거시적인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97년 설립된 한국대학홍보협의회는 대학의 홍보업무와 관련한 정보교류와 공동방안을 함께 연구·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협의회로서 회원들에게 필요한 홍보 정보와 각종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회원 상호 간 친목을 도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어느덧 20세가 훌쩍 넘은 청년이 된 한국대학홍보협의회는 최근 대학과 사회의 급변한 환경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있다. 설립 후 지금까지는 1.0시대와 2.0시대로서 친선교류와 정보교류가 주된 활동을 이뤘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3.0시대를 표방하면서 새로운 소신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그만큼 이제는 변화와 혁신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제 변화와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특히 2020년 학령인구 급감을 대비해야하는 시점에서 한국대학홍보협의회의 변화와 혁신은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고 홍보의 미래를 점쳐보는 것은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홍보 방법을 적극 연구하고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대학을 홍보하는 도구가 온라인·모바일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다. 언론환경 또한 ‘디지털 퍼스트’로 바뀌고 있다. 이에 발맞춰 새로운 홍보 전략과 기술이 필요함을 인식해 지난 1월 전국 세미나에서 ‘언론사의 디지털 퍼스트 정책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기존의 특강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형식으로 진행된 역사상 첫 정책포럼이었으며, 회원들의 열띤 관심과 참여 속에 많은 호평을 받았다. 또 대학이 가진 사회적 책무성에 깊이 공감하고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가을 회원들은 천안의 어느 노인복지관을 방문해 화장실을 직접 청소하고 후원금까지 전달했다. 이 역시 대학의 여러 협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도 있었다. 지난해 대학을 상대로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권을 악용하는 일부 언론매체들의 행태가 있어 이를 지적하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다행히 협의회 차원의 신속한 대응으로 수많은 대학들의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었고, 회원들의 업무 부담을 낮출 수 있었다. 이후 유사한 사례가 사라져갔다.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언론홍보의 시대였다고 한다면 이제 무게추는 디지털 퍼스트로 기울어졌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영상 등의 콘텐츠를 담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여는 4.0시대다. 급변하는 매체환경에서 그 어느 때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가 필요한 것은 비단 언론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터. 대학 홍보를 담당하는 부서에 적용되는 명제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한국대학홍보협의회는 동료 회원들의 열정과 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소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약해나갈 것이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진화된 4.0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