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붕어빵' 판매수익금 기부 ‘화제’ … “좋은 영향 주는 사람 되고 싶어”

독도 홍보물이 든 20kg 배낭을 메고 산티아고 순례 중인 동아대 졸업생 황성주 씨.
독도 홍보물이 든 20kg 배낭을 메고 산티아고 순례 중인 동아대 졸업생 황성주 씨.(사진=동아대)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동아대학교(총장 한석정)는 지난 2월 스포츠지도학과(현 체육학과)를 졸업한 황성주 씨가 후배들의 ‘도전’을 응원하며 장학금을 기부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초 학교 앞에서 붕어빵 장사를 해 올린 수익금 100만 원을 ‘붕어빵 장학금’으로 기부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46일간 산티아고 순례길 924.25km(프랑스 생장~스페인 콤포스텔라~피스테라~묵시아)를 걸으며 세계인에게 ‘독도 알리기’ 활동을 펼치고 돌아온 황 씨는 자신이 걸은 거리에 10을 곱한 92만4250원을 모교에 기부했다.

학교 홍보대사, 축구동아리 회장, 붕어빵 장사, 푸드트럭, 해외 교환학생, 국토종주, 각종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복수전공, 교직이수, 청소년 멘토링, 초등학교 방과 후 스포츠 강사… 그리고 대미를 장식한 산티아고 순례길 ‘독도 알리기’ 활동. 황 씨가 대학 시절 7년간 한 일이다.

누구보다 바쁘게 보내면서도 그는 약 2200만 원의 각종 교내외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를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 준 대학생활을 통해 얻은 게 정말 많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일반적인 취업을 위한 스펙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계속 해봤으면 좋겠다”며 “이 과정에서 돈이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낙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순례자들이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황씨는 ‘대한민국 땅 독도’를 알렸다. 독도 사진과 영문 소개가 담긴 손수건 200장, 명함 400장, 독도 배지 200개, 순례자들의 메시지를 받아 오기 위한 플래카드 등 직접 만든 홍보용품으로 가득 찬 20kg 배낭을 메고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줬다.

독도 홍보물이 든 20kg 배낭을 메고 산티아고 순례 중인 동아대 졸업생 황성주 씨.
독도 홍보물이 든 20kg 배낭을 메고 산티아고 순례 중인 동아대 졸업생 황성주 씨.

독도 홍보용품을 제작하기 위해 SNS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던 그는 동아대 학생들의 많은 참여로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을 달성, 남은 후원금은 후원자들의 뜻대로 반크 등 단체에 기부하기 위한 독도 홍보 활동 관련 용품 추가 제작에 이용할 예정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찾는 순례길을 보다 의미 있게 걷고 싶었다”며 “순례자들의 뒷모습에서 하나같이 내가 만든 독도 손수건을 가방에 매달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대학 시절 운영한 푸드트럭에 손님으로 왔던 외국인을 다시 만났을 때, ‘다른 순례자들이 갖고 있는 걸 보고 나도 독도 손수건을 갖고 싶었다’고 말하며 ‘함께 독도를 알려 주겠다’고 반기는 순례자를 만났을 때 등 기억나는 순간이 많다”고 했다.

그는 또 “치열한 20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보통 더 빠른 길을 선택하려는 성향이 있지만, 이리 가도 저리 가도 길은 있다”며 “대부분의 대학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가질 취업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감을 조금 내려놓고, 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내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받았듯 나 또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청년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통해 ‘잘 걷는 법’을 배웠다는 황 씨는 이달 초 기약 없이 제주도로 떠났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더 깊이 알아보기 위해 그는 또 다른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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