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수 교수가 만든 항아리 옹기 오디오. (사진=본인 제공)
박용수 교수가 만든 항아리 옹기 오디오.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아침에 들리는 새 소리는 하루를 상쾌하게 하고, 더울 때 물 소리만 들어도 한결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소리는 종종 우리의 감정을 좌우한다.

박용수 교수
박용수 교수

박용수 교수는 ‘좋은 소리’를 통해 ‘행복’을 나누는 사람이다. 현재 충청대학교 전기전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공학박사’인 그의 또 다른 수식어는 ‘오디오 아티스트’다. 박 교수는 소리가 주는 감정 에너지에 주목하고 다양한 형태의 스피커를 개발하며 오디오를 통해 새로운 창작을 하고 있다. 그 결과 각종 비엔날레 아트페어에 작품을 전시하고, 2018년과 2019년에는 3‧15 미술대전에서 특별상과 특선을 수상하는 등 각종 미술대전에서 작품을 인정받았다.

“2017년부터 아트페어 전시에 참가했고, 권유를 받아 3‧15 미술대전에도 작품을 냈습니다. 2018년에는 ‘항아리 옹기 스피커’를 출품해 공예부문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올해는 자작나무 스페인 스케치 오디오로 특선을 했어요. 3‧15 미술대전 초대 작가가 되고 싶어 앞으로도 계속 창작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박용수 교수 작품 '평판자작나무스피커'
박용수 교수 작품 '평판자작나무스피커'

그가 소리에 주목하게 된 건 일상의 한 순간 때문이었다. 동료 교수나 손님들이 오면 종종 연구실에서 커피를 나누며 음악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존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컴퓨터에 연결된 작은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게 귀를 불편하게 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더 좋은 스피커로 바꿔봤지만 역시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어떤 오디오로도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좋은 소리에 대한 갈망이 커져 직접 오디오에 만들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하면 좋은 스피커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그의 일상을 자극했다. 최적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오디오의 형태와 재료, 구조를 고민하고 작품을 만들었다. 입력된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 스피커이지만, 그 모습에 따라 소리의 질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물건은 저마다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소리로 가득 차 있죠. 현재의 모양과 상태로 물건들은 각자의 소리를 들려주지만 스피커의 모양으로 변화되면 더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어요. 각기 다른 모양, 재질, 구조로 인해 스피커는 독특한 음색을 갖게 됩니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소리는 바로 ‘행복 소리’다. 들으면 저절로 춤이 나올 정도로 행복한 소리라는 뜻이다. ‘항아리 옹기 스피커’를 만들어 처음 사용했을 때 그는 ‘행복소리’를 찾았다.

“시제품으로 항아리를 사서 둥근 구멍을 뚫고 스피커를 장착해 앰프에 연결했어요. 상상할 수 없던 좋은 소리가 났습니다. 그 소리에 행복했고, 그 행복을 나눠주면 더 행복해졌어요. 옹기 스피커는 2013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아트페어에서 전시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작품으로 행복해하셨어요. 행사 기간 중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와 전시공간에 옹기 스피커를 전시했어요. 그러다가 2014년 늦은 가을, 스피커가 넘어져서 깨졌는데 며칠 망설이다가 조각을 맞춰 붙였죠. 실패를 하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 속에 더 좋은 소리가 나온다는 걸 깨진 옹기를 이어 붙여 완성된 ‘부활’의 스피커에서 행복소리를 더욱 느낍니다. 이렇게 되살아난 ‘부활소리 항아리 옹기 스피커’는 상처받은 영혼을 부활시켜 줍니다.”

깨진 항아리 옹기 스피커. 이를 다시 이어 붙여 '부활 항아리 옹기 스피커'를 만들었다.
깨진 항아리 옹기 스피커. 이를 다시 이어 붙여 '부활 항아리 옹기 스피커'를 만들었다.

그는 앞으로도 행복소리를 전파하는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또 자신의 창작물만으로 행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들과 함께 좋은 소리를 만들며 더 큰 행복을 나누고자 한다.

“행복소리를 나누는 작업이 100이 되고 1000이 되고 1만이 되고 萬소리가 돼 세상을 행복소리로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1만 개의 스피커로 만드는 ‘萬소리’ 작품으로 세상을 행복소리로 가득 채우는 꿈을 꿉니다. 행복소리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큰 작업실을 구해 커피도 마시고, 음식도 해먹고, 작업실로도 운영하는 형태의 ‘공동 작업실’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아요. 다른 분야의 작가들과도 함께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