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정보대학교 물리치료과 재학…공부 길 열어 준 학교 고마워

시각장애 1급을 딛고 성적우수장학생에 선발된 경남정보대학교 장우현씨(물리치료과, 오른쪽).
시각장애 1급을 딛고 성적우수장학생에 선발된 경남정보대학교 장우현씨(물리치료과, 오른쪽).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 앞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약한 망막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했다. 평생 어두운 시야로, 남들보다 더 힘들게 공부하게 됐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물리치료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경남정보대학교 장우현씨의 이야기다. 19일 기자와 만난 그는 '공부'가 자신의 길을 밝게 비춰줄 수 있는 '불빛'이라고 했다.

경남정보대학교 물리치료과에 입학한 장우현씨는 시각장애 1급을 딛고, 꿋꿋이 공부하며 쌍용곰두리장학생에 선발되며 주변 장애학생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이후 전공을 살려 국내 최고의 물리치료사로 당당하게 성공하고 싶다는 그는, 장애인들이 힘든 환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말고 좀 더 자신있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공부한다는 게 자신에게도 여전히 난관이지만, 직업기술인을 꿈꾸는 장애인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나쁜 망막을 가지고 태어난 장씨는 부산맹인학교를 졸업한 뒤 마사지사로 6년간 일했다. 그곳에서 일하며, 자신의 안마 기술로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치유와 위로를 선물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매일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손을 거치고, 돌아가며 행복해 하는 것을 느낄 때마다 ‘좀 더 전문적으로 내 기술을 심화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어두웠던 세상 속에서 ‘밝고 행복한 희망’을 꿈꾸기 시작했다.

장씨는 경남정보대학교 물리치료과에 지난 2017년 입학했다. 다른 대학에서는 아예 입학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입학해 공부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경남정보대학교는 나에게 너무나 고마운 학교”라며 “공부를 할 때에도 도우미 학생을 붙여주고, 중간‧기말시험도 별도로 칠 수 있게 배려해준 학교다. 이러한 배려 아래, 하고 싶었던 물리치료학 공부에 푹 빠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대학에 들어와 공부하길 잘했다고 말하지만, 처음부터 대학 강의가 시각장애를 가진 장씨에게 그리 친절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강의의 대부분이 PPT로 진행됐기 때문에 아무리 앞자리에 앉아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봐도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엉뚱하게 이해하거나, 앞선 개념을 잘못 알아듣고 다음 강의에서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집에 돌아와 교수의 강의를 여러 번 곱씹어야 겨우 알 수 있었다. 다른 동기들보다 노력이 몇 배는 더 필요하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됐지만 굴하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학생처를 찾았다. 공부에 대한 장씨의 열정을 느낀 것일까, 강의를 함께 들을 수 있도록 도우미 학생을 붙여주는 동시에 중간시험과 기말시험도 별도의 시험공간에서 칠 수 있도록 학생처가 담당 교수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교수들도 기꺼이 장씨를 위해 따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줬다. 장씨는 “대학의 배려 덕분에 훨씬 빠르게 학과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부에 대한 열정과 대학의 배려 덕분에 장씨는 쌍용곰두리장학금 성적장학생에도 선발됐다. 마지막 학년인 3학년, 졸업을 1년 앞둔 장씨는 장애를 가진 다른 학생들도 용기를 잃지 말고 자신의 꿈을 꾸고, 그것을 꿋꿋이 이뤄나가라고 응원했다. 비록 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남들보다 훨씬 힘든 조건인 것은 맞지만,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에 나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 특별히 내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이 더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큰 꿈을 꾸고 장애에 대한 편견이 아직까지는 존재하지만, 밝은 미래를 생각해서 이겨내고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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