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제59회 간호사 국가시험 전국 수석(한림성심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59회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한 김유진씨.(사진=본인 제공)
59회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한 김유진씨.(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제가 수석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점수가 잘 나오긴 했지만, 수석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수석합격이라는 전화를 받고 너무 놀라고 기뻤습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제59회 간호사 국가시험에서 김유진씨는 295점 만점에 281점을 받아 당당히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일반대를 포함한 전국의 간호학과 학생들과 함께 치른 시험에서 이뤄낸 값진 결과다. 국시를 준비하는 기간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동기들과 교수님들의 격려로 힘을 얻어 지금의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학생회 일과 학과 생활을 병행하면서 바쁘던 중에 지치기도 했고, 또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는 일이 생기면서 한동안 우울해했던 적이 있어요. 그 당시 동기들이 상담도 해주고, 또 놀러가자고 불러내줘서 기분을 풀어주기도 했어요. 의지가 정말 많이 됐죠. 교수님들도 제가 취업 준비로 힘들 때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어느 병원이 더 나을지 알려주시고 자기소개서도 고쳐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죠.”

전국 수석의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김유진씨는 평소 학과 공부를 꼼꼼하게 한 것을 비결로 꼽았다. 시험에 나오는 부분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내용을 빼놓지 않고 공부한 덕분에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았던 것이다.

“학기 중에 시험공부를 할 때도 정말 꼼꼼히 공부했어요. 교수님들이 시험에 나올 부분을 어느 정도 짚어서 가르쳐주시지만, 정말 그 내용만 외우면 이해의 폭이 좁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배웠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웠어요. 이해의 폭을 넓히니까 응용하는 방법도 많이 알게 됐고, 문제를 풀 때도 수월했죠. 국시를 앞두고서는 40일 정도 시험 준비 기간을 가졌어요.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계속 책만 봤어요. 그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이론은 공부를 해 뒀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문제집을 푸는 데 집중했습니다. 문제집 여러권을 사서 풀고, 모의고사 문제집도 사다 풀었어요. 취약과목은 다른 문제집을 더 사서 풀면서 양을 늘렸고요.”

전국 수석을 한 덕분에 학교로부터 장학금도 받았다. 김유진씨는 이 장학금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그는 현재 분당 서울대병원 입사를 앞두고 있다. 1월에 분당 서울대병원 합격 통보를, 2월에 전국 수석 통보를 받아 꿈을 이루면서 2019년 시작부터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고등학교 때 꿈이 없었고 공부를 정말 안 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골든타임은 있다-외상외과 그 한 달간의 기록’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어요. 거기서 한 간호사 선생님이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자를 보기 위해 헬기에서 뛰어내리시더라고요. 그 장면에서 큰 감명을 받았어요. 진부할 수도 있지만 이때부터 간호사의 꿈을 키웠어요. 꿈을 이룬 지금은 너무 행복해요.”

발령 대기 상태인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웨이팅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배우고 있다. 간호사 수가 적은 곳이라 신입 간호사임에도 많은 실무 경험을 하고 있다. 업무뿐 아니라 환자와 헤어지는 법도 배우는 중이다.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요. 힘들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요양병원은 일 자체가 힘들지는 않아요. 간호사가 귀한 곳이라 간호사로서 경력이 없는 저도 ‘차지(charge)’ 업무를 보고있어요. 의사선생님들이 내린 오더를 받아 환자들을 파악하고, 인계도 하고, 간호조무사선생님들께 업무 부탁도 하는 거죠. 나중에 병원에서 일할 때 이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요양병원이다 보니 돌아가시는 환자분들이 많아요. 그런 일이 생길 때는 마음이 조금 안 좋기도 해요,”

간호사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그는 자신이 동기들과 교수님들에게 받았던 격려를 후배들에게도 전했다. 김유진씨가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기까지의 고민과 극복 방법이 모두 담겨있는 메시지였다.

“간호학과 공부가 많이 힘들어요. 내용도 어렵고 시험도 많죠. 실습도 1000시간이나 해야 하고요. 그래도 동기들이랑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추억도 쌓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힘들지 않게 학과 생활을 즐기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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