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파 대표(인덕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조웅재 인덕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 (사진=본인 제공)
조웅재 인덕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인덕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20여 년이 흐른 뒤 다시 모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조웅재 교수는 “학생들이기 전에 모교 후배이다 보니 세밀하게 가르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 외에도 편집디자인 전문 업체 ㈜비파의 대표로 있고, 또 건축 디자인 분야까지 진출,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조웅재 교수를 만나 편집디자이너로서, 인덕대학교 졸업생이자 겸임교수로서, 또 한 업체의 대표로서의 일상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 교수가 대표로 있는 ㈜비파는 기업의 사보와 홍보물, 사사 등을 제작하는 곳이다. 편집디자이너 외에도 사보기자, 기록 작가 등 다양한 기획‧편집 인력들이 일하고 있다.

“저는 회사에서 대외적인 업무를 주로 맡고 있어요. 클라이언트를 상대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죠. 우리나라 편집디자인 1.5세대에 속하는 회사예요. 몇 주 전에 창립 30주년을 맞았죠. 회사가 세워진 지 3년이 됐을 때 입사했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요. 간혹 우리 회사에 인덕대학교 제자들이 지원하기도 하고, 또 우리 직원 중에 인덕대학교 출신 디자이너도 있어요.”

인덕대학교에 출강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후배를 양성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계기였다. 그 전에도 특강을 나갔던 경험이 있었고, 마침 회사도 안정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을 수 있었다.

“오히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제가 알던 것들을 하나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강의 자료를 준비하다보면 개념 정리도, 필요한 자료 정리도 되죠. 또 학생들에게서 배우기도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아직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기준이 없어요. 현장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보면 ‘안 되는 것’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디자인이란 안 되는 게 없는 거거든요.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학생들이 기획해서 디자인으로 보여줄 때 깜짝깜짝 놀라요. 저는 학생들이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해보기를 바라요. 기업이 신입 디자이너에게 기대하는 건 새로운 아이디어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디자이너라면 가져야 할 소양은 무엇일까. 조 교수는 ‘일상의 것들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라고 말한다. 일상의 순간에 대한 호기심이 아이디어의 '밑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보유한 자료의 양과 질이 디자이너로서의 성공의 속도와 크기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자료가 곧 아이디어가 되고 기획이 되기 때문이죠. 저는 그래서 일상 속에서 항상 다양한 곳에 세심한 관심을 갖고 그것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사진을 찍었으면 그 다음에는 분류를 하는 작업이 중요해요. 만약 인물사진이라면 연령대별, 성별, 상황별, 분위기별로 아주 세밀하게 나누는 것이죠. 이렇게 데이터화해야 디자인을 할 때 활용할 수 있어요.”

앞으로 그는 디자인을 통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 관심분야를 확대하기도 했다. 건축 디자인이다. 그의 배움과 열정, 호기심은 끝이 없다.

조웅재 교수가 디자인한 건물 '화이트스톤'.
조웅재 교수가 디자인한 건물 '화이트스톤'.

“최근에 건축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사람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좋은 건축물이 나오기 어렵더라고요. 건축만의 미학적인 가치, 매력이 있습니다. 홍대 쪽에 건물을 올리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서울을 벗어난 지역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현직자이자 디자인 업체의 대표이기도 하기에 조 교수는 학생들에게도 실무와 관련된 것들을 더 많이 알려주고자 한다.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학생들이 실무 현장에 잘 스며들게 연결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자이기 전에 후배이기도 하니까, 더 자세히 세밀하게 알려주려고 해요. 학생들이 만든 결과를 즉석에서 디렉팅해주고, 샘플을 만들어주죠. 학생들도 제게 어렵지 않게 질문해요. 저도 최대한 많은 것을, 가능한 즉시 답해주려고 합니다. 저는 현직자이기도 하니까, 학생들이 현장에 잘 스며들 수 있게, 현장에 거부감 없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현장실습이나 업체 방문, 선배회사 방문을 시도하면서 현장을 많이 경험하게 하고, 또 취업에 대한 부담도 덜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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