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려대 바이오의공학과 김인수 통합과정, 이규도 연구교수, 윤대성 교수
왼쪽부터 고려대 바이오의공학과 김인수 통합과정, 이규도 연구교수, 윤대성 교수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는 윤대성 바이오의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체내에서 포도당을 과량 흡수해 이상증식에 사용하는 암세포를 이용해 혈당 측정기기의 포도당에 대한 선택성을 높게 향상시키는 세포막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뇨병 환자가 식습관이나 건강보조식품의 섭취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든 안정적으로 자신의 정확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당뇨병은 높은 혈당 수치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대사 질환군을 말한다. 혈액 내에 과다한 혈당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심혈관질환, 뇌졸중, 만성신부전, 당뇨병성 궤양, 당뇨망막병 등 다양하다. 현대인의 식습관, 정신적 스트레스, 생활 패턴에 의하여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고, 2040년에는 전 세계 성인의 10%인 약 6억4200만 명으로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연간 673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소모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헬스케어 시장의 12%에 해당한다.

당뇨환자들은 지속적으로 본인의 혈당 수치를 관찰하며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혈당 진단 기기들이 개발됐고 일반적으로 전기화학적 방식(물질간의 전자 이동에 의한 산화·환원 반응과 그것들에 의한 여러 가지 현상을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해 신속하며 높은 정밀도를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효소를 사용한 방법으로 혈액 내의 포도당을 전기적인 신호로 바꾸어 측정하는 기술이 상용화돼 있다. 다만 이와 같은 효소 기반 전기화학적 혈당 센서는 포도당 외에 포도당과 분자구조가 유사한 물포도당과 분자구조가 유사한 물질(과당, 자일로오스, 말토오스 등)과 산화 환원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들 (시스테인, 비타민C, 요산 등)에 의해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암세포막이 코팅된 혈당센서의 작동 모식도.
암세포막이 코팅된 혈당센서의 작동 모식도.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포도당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암세포의 특성에 집중했다. 암세포는 체내에서 이상증식을 일으키는 세포이며, 이상증식을 하기 위해 여타 세포보다 많은 영양소(포도당)가 필요하다. 포도당을 과량으로 흡수하기위해 암세포의 표면에 암세포가 되기 전보다 더 많은 포도당 수송체를 발현시킨다. 포도당 수송체는 혈액 내의 수많은 물질중에서 포도당만을 선택적으로 세포 내로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포도당 수송체를 혈당센서에 응용하기 위해 암세포의 막을 추출 및 정제해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필요한 상황에 맞게 두께를 조절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혈당을 측정하기 위해 약 200nm 두께의 막을 제조했다. 암세포 막을 코팅해 만들어진 이 센서는 코팅되지 않은 센서에 비해 수많은 물질이 공존하는 사람의 혈청에서 안정적으로 정확히 포도당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로 인해 향후 정확도 및 안정성을 높인 혈당 센서의 개발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측정 오차로 인한 위험성이 줄어들 것이다. 더욱이 암세포막 외에도 다양한 세포들의 세포막을 코팅해 다양한 기능성을 갖는 생체 재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기존 합성 물질의 성능을 뛰어넘는 고 기능성 생체 재료의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결과는 Elsevier에서 발행하는 전기화학 (Electrochemistry)및 분석화학 (Analytical chemistry)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Biosensors & Bioelectronics (IF=8.173, 분야별 상위 4% 이내) 6월 15일자로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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