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동주대학교 취업진로개발원장

박희진 동주대학교 취업진로개발원장
박희진 동주대학교 취업진로개발원장

대학을 상징하는 상아탑의 의미는 언제부터인지 퇴색해 버렸다. 빗대어 말하던 우골탑 역시 지난 20세기의 구식 단어로 잊혀진 지 오래다. 개인적으로 83학번으로 대학을 입학해, 격동(?)의 학창시절을 보냈고, 졸업은 곧 취업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던 호시절 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청년 취업자 수는 좀처럼 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청년층이 체감하고 있는 실업률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갖가지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지원을 하고 있는 대학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 당연하다.

필자 또한 재직 중인 대학에서 취업진로개발원이란 부서를 처음 담당하게 됐을 때,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취업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난감했던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부산광역시 소재의 지방대에 재직하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지방대학으로서 지역적인 특성과 지역 산업현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학생들의 취업지도를 위해 발버둥친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한다.

취업진로개발원은 기존 산학협력처에서 취업 관련 업무를 분리한 총장 직속기구로 만들어졌다. 지난 2016년 개원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프로그램은, 면접시험을 보러가는 졸업반 학생들에게 정장 무료 대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남녀 정장을 사이즈별로 넉넉하게 20여 벌 준비했고 정장구두와 넥타이, 블라우스에 와이셔츠까지 사이즈별로 마련해 대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든 대학들의 공동의 관심과 해결 과제인 진로탐색에서 시작해, 취업까지 연결하는 학생지도를 책임교수제로 운영했다. 빈틈없는 취업지도를 위해 전공수업 시간에도 모든 교수들이 취업에 관한 지도를 겸하게 했으며, 취업진로개발원 소속 취업 컨설턴트들을 활용해 연중 모든 전공 수업시간에 학기당 1회 1시간씩 취업특강을 진행하도록 했다. 이러한 결과로 졸업생의 공시 취업률 71%를 달성하는 결과를 거뒀다.

2월 졸업 후 2, 3개월 내 퇴사하는 졸업생들의 경우 단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 하루하루 생활에 쫓기다 보니 재취업이나 재입사를 위한 준비에 소홀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필자의 대학에서는 졸업 후 3개월 동안 월 2회 이상 책임교수가 상담과 사후 취업지도를 하고 결과를 서면으로 보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의실에서 전공 수업만 성실하게 진행하면 된다는 교수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 될 수가 있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닌 취업에 진정 도움되는 내실 있는 행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노력에 대해 모두를 공감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취업진로개발원은 상담과 진단에 참가한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별도로 관리하면서 취업지도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대학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취업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보다 세심한 학생지도와 졸업 후 사후 관리를 바탕으로 사회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인재 양성의 요람이라는 전문대학의 전통을 굳건히 지켜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