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가 기억하는 ‘사랑’…“올해에도 함께해요”

 

영진전문대학교에서 유학한 러시아의 카르마코브 드미트리씨(왼쪽)는 은사인 표창수 교수를 만나기 위해 해마다 한국을 방문한다.
영진전문대학교에서 유학한 러시아의 카르마코브 드미트리씨(왼쪽)는 은사인 표창수 교수를 만나기 위해 해마다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교육 현장에서 스승과 제자 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순간만큼 뜨거워지는 것도 없다. 사제의 정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어 희망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제자들의 앞날을 위해 헌신한 스승과 이를 존경하고 기억하는 제자들이 있기에 교육 현장이 또 하나의 가정이라는 말도 여전히 유효한 듯싶다.

“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항상 파이팅하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불가능은 없다’고 해주신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러시아 청년 카르마코브 드미트리씨(KARMAKOV DMITRY, 34)가 모교인 영진전문대학교를 찾아, 유창한 한국어로 지도교수였던 표창수 교수(전자정보통신계열)에게 전한 인사다.

영진전문대학교에 입학하며, 한국 유학생활을 시작했던 드미트리씨는 지도교수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에서 취직해 일하면서도 그 인연을 잊지 않고 해마다 휴가철이면 한국을 찾는다. 올해에도 그는 스승의 날을 앞둔 지난달 말 내한해, 지난 7일 표 교수를 만났다.

특히 올해 방문은 어느 해 보다도 기분 좋은 발걸음이 됐다. 이유인 즉 올 3월 러시아 삼성전자현지법인(SERK)의 인사그룹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법인에서 법무와 총무, 인사 등 전반적인 인사업무를 총괄한 그는 지난 2010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했다. 러시아 카잔국립대(Kazan State University) 법학과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3년간 변호사 활동도 했었다. 드미트리씨는 동아시아에 대한 동경으로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고 고백했다.

2010년 8월 영진전문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한국어 실력도 쌓았다. 한국 문화를 익힌 그는 2011년 8월 졸업과 함께 삼성전자 러시아 칼루가(Kaluga)법인인 SERK에 입사했다. 이후 한국에서 한 차례 더 한국어를 공부했고, 한국 유학 덕분에 SERK 내에서 한국 파견 주재원과 현지인들 간 소통 창구 역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승진의 기쁨까지 맛보게 됐다.

“한국 유학 초기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러시아에서 공부한 법률전공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인 전자공학에다 한국어까지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도 교수님이 아낌없는 조언과 지도를 해주신 게 큰 힘이 됐죠. 표 교수님과 대구 앞산 등산, 제주도 여행한 기억이 생생해요. 대구의 찜갈비 맛이 좋았어요.”

드미트리씨는 표 교수를 자신의 인생 멘토로 삼았다. 그래서 이번 한국행이 많이 설렜다고 한다. 그는 “유학 중인 외국인 후배들이 공부에 집중하고 한국을 많이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며 후배사랑 장학금을 영진전문대학교에 전달하기도 했다.

표 교수는 “먼 러시아에서 매년 휴가 때마다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그룹장 승진을 축하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유능한 그룹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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