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이공계 인력 양성을 위한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 기금으로 활용 예정

이종우 한국호머 회장.
이종우 한국호머 회장.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오늘의 저를 있게 해준 모교 영남대와 후배를 위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나눔의 실천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14일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영남대 기계과 64학번 출신인 이종우 (주)한국호머 회장이 모교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을 위해 50억 상당의 부동산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한 것이다. 법인 이사로 재직하면서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거액의 발전기금을 리노베이션 비용에 보태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 기탁한 50억 이외에도 지난 2002년부터 자신처럼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를 위해 ‘송암장학회’를 설립해 현재까지 약 12억원 이상의 장학기금을 영남대에 기탁했다. 2003년부터 매년 기계공학부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을 선발해 졸업할 때까지 전면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는데 그 수가 17명을 훌쩍 넘었다. 이번에 기탁한 기금을 포함하면 총 62억원의 발전기금을 기탁한 것이다.

거액의 발전기금을 기탁한 이 회장의 생활철학이 귀감이 되고 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한 씀씀이에는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몸을 싣고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손수 운전하고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절약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제게는 꼭 필요한 만큼만, 딱 그만큼만 있으면 된다”면서 “새롭게 변화될 과학도서관이 후배들의 꿈을 실현하는 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938년 일본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1945년 광복 이후 경북 김천으로 귀국했지만, 한국전쟁을 겪으며 힘들고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배움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으로 공군 전역 후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1964년, 27세의 늦은 나이로 영남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아침에 도시락 두 개를 손수 싸서 점심은 군대에서 저녁은 학교에서 먹으며 주경야독으로 4년 만에 학업을 마친 이 회장은 1977년 경량철골 및 칸막이 자재 생산 전문업체인 (주)한국호머를 설립했다. 이 회장은 ‘실패는 있지만 포기는 없다’는 각오로 연구와 기술 개발을 거듭해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신기술을 소개하며 건축 자재 국산화와 건축 자재 산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이날 송암장학회 졸업생들은 이 회장에게 배운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후배들을 위해 1000만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했다. 선배에게서 받은 장학금을 후배에게 이어주는 기부문화를 실천한 것이다. 송암장학생을 대표해 행사장을 찾은 이기범 씨(32)는 “선배님의 장학금 덕분에 오늘의 저희들이 있을 수 있었다” 면서 “선배님의 아낌없이 베푸는 큰 뜻을 본받아 저희도 후배를 위해 적은 금액이지만 장학기금을 기탁하게 되어 뿌듯하다”며 소감을 전하였다.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챔버홀에서 송암 이종우 (주)한국호머 회장님의 발전기금 기탁식이 열렸다.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챔버홀에서 송암 이종우 (주)한국호머 회장님의 발전기금 기탁식이 열렸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도 이날 인사말에서 “평소 근검절약을 실천하시는 이 회장님의 아름다운 기부를 통해 대학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을 통해 후배들이 더 큰 미래의 꿈을 그려 갈 수 있게 됐으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영남대는 이 회장이 기탁한 기금과 교비를 재원으로 이공계열 학생들이 보다 우수한 환경에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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