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전 인터시티 호텔서, ‘전문대학 간호학과 차별화 해결 방안’ 세미나 개최
전문대 기획실처장협‧간호학부장협, 재정 현실화 등 이슈페이퍼 마련 연구진 구성 합의

전문대학 간호학과 차별화 개선을 위해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 관계자들이 공동 연구진을 구성하기로 했다. 24일 열린 ‘전문대학 간호학과 차별화 해결 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전문대학 간호학과 차별화 개선을 위해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 관계자들이 공동 연구진을 구성하기로 했다. 24일 열린 ‘전문대학 간호학과 차별화 해결 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전문대학 간호학과들이 재정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는 시점에서 등록금 인상을 교육 당국에 요구하기 위한 공신력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전문대학의 기획처장들과 간호학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진이 구성될 전망이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교육 당국에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이슈 페이퍼’도 마련된다.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회장 박주희, 삼육보건대학교 기획처장)는 ‘전문대학 간호학과 차별화 해결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24일 오후 1시 대전 인터시티 호텔에서 열었다.

이번 자리는 전문대학의 재정 감소로 인한 현장중심의 직업교육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간호학과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문가들의 연구와 실증적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전문대 기획실처장과 간호학부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 유관기관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교육혁신을 위한 재정 확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특히 똑같은 4년제 수업연한에도 불구하고 일반대에 비해 열악한 전문대의 등록금 상황 등 여러 차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주희 회장은 “전문대 간호학과의 교육혁신을 위한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등록금 현실화 등에 대해 유관기관, 간호학과 관계자들과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이번 세미나를 통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정상적인 고등직업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국가의 더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문대학에 대해 눈에 보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무수히 존재한다”며 “올해 간호학과 편입문제가 해결됐지만, 가장 절실한 문제는 이제 재정 문제”라고 강조했다.

황보은 사무총장은 이어 “기획실처장협의회와 간호학부장협의회가 함께 손을 잡고 현안을 해결하려는 첫걸음을 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교육당국에 끊임없이 요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합당한 논리와 명분이 먼저 있어야 한다. 함께 뜻을 모아 좋은 의견이 나올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주희 회장 “간호학과 ‘이슈페이퍼’ 마련…연구진 구성, 제대로 준비하겠다” = 이번 세미나에서 박 회장은 ‘전문대학 간호학과 재정 현황’을 주제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박 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전문대 간호학과의 차별화 개선항목으로 △기관평가 인증의 전공교과목 강좌당 학생 수 기준조정 △간호학과 등록금 현실화 △임상실습 시간 기준 감소 △실습지 확보의 수월성 협조 △해외인턴십, 국제의료기관 실습을 임상실습 시간으로 인정 △전문대 내 대학원과정(전문간호사 과정) 개설 △학사편입학 도입 운영 등을 선행과제로 삼았다.

특히 차별화 개선과제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간호학과 교수들과 기획실처장 중심으로 연구진을 구성하고, 간호학과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이나 제도를 교육당국에 요구할 때 합당하고 일관된 기준과 통계결과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등록금 인상을 위한 교육원가 상승을 고려한 대학 내 산출자료와 같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회장은 “적정 등록금만 보더라도 국가에 요청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공통된 의견이 수렴돼야 하지만, 현재는 이 부분도 명쾌하게 대학이 통일돼 있다고 보기가 힘들다”며 “매년 대학들이 적정 등록금을 어떻게 산출하는지를 살펴보면 방식이 모두 주먹구구식이다. 간호학과가 중심이 돼, 이제까지 부실했던 전문대학의 재정적인 부분에서 공통 계수(factor)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관평가인증의 전공교과목 강좌 당 학생 수 기준에서 간호학과를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의 인증기준과 동일하게 하는 등 형평에 맞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현재 전문대 간호학과는 일반대와 동일한 4년제 학제로 운영되고 있다. 교과과정, 간평원의 인증을 받는 것도 동일하다. 하지만 전문대 기관평가인증에서 전공강좌당 학생 수는 평균 33명 이하거나 모든 전공강좌가 40명 이하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박 회장은 “간평원의 80명 이하, 강좌당 학생 수 50명 이하 권장 기준과도 비교가 안 되고, 일반대 대학 기관평가인증 기준과도 형평에 맞지 않는 수준”이라며 “간호학과에 단서 조항을 달아 간평원과 동일하게 해주거나, 전공강좌의 이론과 실습을 분리해주는 것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교육부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처우 개선을 위한 연구진 구성을 늦어도 6월까지는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9월 말까지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이슈 페이퍼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중간 보고회도 7월에서 8월 사이 계획하고 있다.

그는 “이슈 페이퍼는 교육부와 청와대 등 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다. 제대로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이를 위해 연구진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므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간호학과 차별화 개선 위한 당국‧국민 공감대 형성 방안 필요 = 이어지는 세미나 종합토론에는 박 회장이 좌장을 맡고, 고순희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 회장(포항대학교 간호학부장), 이선경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기획처장, 박종순 서일대학교 기획조정처장이 참여했다.

왼쪽부터 박종순 서일대학교 기획조정처장, 박주희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회장(삼육보건대학교 기획처장), 고순희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 회장(포항대학교 간호학부장), 이선경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기획처장. (사진=김의진 기자)
왼쪽부터 박종순 서일대학교 기획조정처장, 박주희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회장(삼육보건대학교 기획처장), 고순희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 회장(포항대학교 간호학부장), 이선경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기획처장. (사진=김의진 기자)

고순희 회장은 간호학과 임상실습 교육의 내실화와 실습지 확보 실정에 대해 간평원이 4주기까지는 분명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회장은 “실정을 간평원에 이야기했다”며 “3주기는 기준이 이미 잡혀 힘들지만, 4주기에는 분명히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호의적인 답변을 간평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고순희 회장은 이어 “해외 인턴십이나 해외 현장실습을 보냈는데 임상실습으로 인정을 못 받는 문제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유관기관 간 문의와 논의 부재로 일을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었다. 이후 전문대교협과 간평원과 함께 지침을 만들고 조건을 갖춰, 앞으로 충분히 실습으로 인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와 같이 유관기관별 소통의 부재로 인해 찾아야 할 것을 찾지 못하는 현상은 이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선경 기획처장은 ‘간호학과 단독대학’ ‘소규모대학’으로서 등록금 문제가 얼마나 타격이 심한지, 교육 현장에 얼마나 나쁘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토로했다. 또 그는 국가 전체로 봤을 때, 보건인력이 부족하다면서 간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의 정원을 줄이는 상황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도 했다.

이 처장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학들은 엄격한 간평원의 기준을 다 맞추고 있다”며 “평가에 통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교육의 질을 유지하려는 교수들의 자존심이다. 양질의 학생을 보내야만 이 나라 보건이 제대로 선다는 나름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가슴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이어 “전국의 간호학과 단독대학은 현재 서울여자간호대학교를 포함해 4개교”라며 “간호학과 단독대학의 어려움을 교육당국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한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힘을 합쳐서 어려운 일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종순 기획조정처장은 간호학과의 문제를 대학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로 공론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자칫 간호학과의 차별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특별한 한 학과만을 위한, 형평성에 어긋난 행동으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을 경계했다.

박 처장은 “간호학과 인증을 못 받으면 대학 전체에 비상이 걸릴 정도로 간호학과가 가진 비중은 적지 않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체 대학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처가 간호학과만 지원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차별화 개선을 위해 간호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 전체의 한목소리로 이야기하면 반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희 회장은 “상황을 개혁하려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고, 현실 공감대를 잘 끌어내야 한다”며 “그동안 기획처와 간호학과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만 인식돼왔다. 앞으로 대학 내외에 분포해있는 현안을 해결하는 데 두 협의회가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동반자로 개념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미나를 통해 향후 연구진 구성과 이슈 페이퍼 마련 시 활발한 소통 문화가 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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