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밖에 없는 대학축제 ‘AMC 모터 페스티벌’
자동차특성화대학 학생들의 역발상에서 시작
행사의 주축은 학생, 산교육의 장
자동차만으로 전국의 1만여 명의 방문객을 끌어 모은 대학축제

AMC 모터 페스티벌 현장을 가득 메운 차량들
AMC 모터 페스티벌 현장을 가득 메운 차량들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AMC 모터 페스티벌(AJOU MOTOR COLLEGE MOTOR FESTIVAL, 이하 AMC 모터쇼)은 아주자동차대학(총장 박병완)의 교육혁신의 노력이 밀집된 결과다. 아주자동차대학은 매년 AMC 모터쇼를 개최해왔으며, 5월 12일 제9회 모터쇼를 진행했다.

AMC 모터쇼가 더욱 특별한 것은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해 아주자동차대학과 지역의 밀접한 연계의 기회가 되는 동시에 학생들의 교육성과를 전시하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문화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모아서 전시하고 모터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며 아주자동차대학의 대표브랜드로 훌쩍 성장한 AMC 모터쇼는 자동차 마니아와 동호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은 물론 자동차 애호가와 모터스포츠 동호인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캠퍼스가 좁을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부터 지자체인 보령시와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가 후원하고 모터쇼의 경쟁상대라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시회인 오토살롱위크 조직위원회가 서로 후원했다.

■보령시 대표하는 지역 축제로 성장 = 대학가에서 펼쳐지는 일반적인 대학축제와 궤를 달리하는 자동차를 주제로 한 아주자동차대학의 자동차 축제는 대학의 특성을 살린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5월 12일 아주자동차대학에서 열린 2019 AMC 모터쇼에는 전국에서 1만3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인구 10만의 중소도시인 충남 보령시에 수많은 관람객이 모여든 것. 특히 자동차 동호인들과 지역민들에게 큰 관심을 얻어 행사현장에 들어가려면 차 안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볐다. 자동차 마니아와 동호인들 사이에서 AMC 모터쇼는 1년 동안 손꼽아 기다리는 연례행사다.

AMC 모터쇼는 하루 단일 방문객 수로 따지면 서울모터쇼와 부산 모터쇼에 이어 우리나라 3대 모터쇼의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AMC 모터쇼 행사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드리프트 대회 참가 차량 100대와 전시되는 튜닝차량 400대를 합치면 총 500여 대의 차량이 전시, 출품돼 차량 수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모터쇼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모터쇼라 인식되는 서울모터쇼의 규모와 비교하면 더욱 놀랍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서울모터쇼의 전시차량은 300대 정도다.

보령시장과 관계 공무원도 모터쇼를 방문해 급성장한 행사 규모를 직접 목격했다. 5월 12일 축제 행사장을 방문했던 김동일 보령시장은 “진흙으로 축제를 하겠다는 보령시 머드축제 첫 기획안이 처음에는 많은 사람의 비웃음거리였지만 결국은 세계적인 축제로 성공시켰다”면서 “자동차로 축제를 만들겠다는 아주자동차대학 학생들의 순수하고 패기 넘치는 9년간의 여정이 이제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호평했다.

튜닝 차량들
튜닝 차량들

또한 김동일 시장은 내년부터 AMC 모터쇼를 보령시 전체의 행사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유명해진 보령 머드축제처럼 보령시를 대표하는 또 다른 축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AMC 모터쇼가 1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아주자동차대학과 보령시는 10주년 모터쇼를 2만~3만 명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만들고자 하며, 이 모든 과정을 아주자동차대학 학생들의 손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학생이 기획하고 학생이 준비…행사 기획‧준비‧진행 전 과정이 ‘산교육’ = AMC 모터쇼는 아주자동차대학 학생회가 주관하는 대학 봄축제인 2011년 제17회 배재학술제의 부대행사로 시작됐다. 3일간의 축제 기간 중에 하루를 쪼개서 행사를 진행했고, ‘튜닝 자동차 모터쇼’라는 소박한 이름을 붙였다.

이처럼 2011년 AMC 모터쇼의 첫 시작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차량 39대를 모아 전시하는 단출한 전시행사였다. 남들과 다른 대학축제, 술도 없고, 초대가수도 없는 상식을 무너뜨리는 역발상이 기획안의 전부였다.

2010년부터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재정지원 사업인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대표브랜드사업)으로 이 대학 7개 전공의 학생들이 공동 개발하고 있던 독자 모델의 수제 스포츠카의 시제품도 함께 전시했다. 이 작품은 2년 후인 2013년 서울모터쇼에 초청받아 대학생이 만든 국내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로 소개되기도 했다.

수제 스포츠카 시제품 전시회와 함께 진행된 ‘튜닝 자동차 모터쇼’는 국내 프로 레이싱팀 8개 팀(팀 오메가, 어울림모터스 레이싱팀, KMSA 등)에서 28대의 경주용 차량을 협찬받아 전시했다. 튜닝동호회 8개 팀의 협조를 받은 튜닝차 45대, 그리고 아주자동차대학 모터스포츠 레이싱팀의 차량 5대와 재학생의 개인차량 39대의 총 122대의 차량을 모아서 아주자동차대학 교정에 전시했다.

모터쇼라는 이름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재학생들의 차량 39대를 긴급 수혈해 간신히 100대를 맞추느라 고생했던 당시 아주자동차대학의 총학생회장 박상현씨는 “대학의 축제가 연예인을 부르고 불꽃놀이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만 우리는 학생들의 소중한 등록금과 학생회비를 그렇게 낭비할 수 없었다. 우리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 대학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다운 축제를 만들어 보고자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9년 전까지만 해도 편견의 시선을 받아야 했던 “튜닝에 대한 사회의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아 보자는 패기도 있었다”고도 밝혔다.

2011년 당시 아주자동차대학 학생회는 섭외비만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가수초청 공연과 축제 이후 불거지는 과도한 음주와 안전사고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대학의 특색을 살린 건전한 대학축제를 만들어 보자고 뜻을 모았다.

그래서 주점도 없고, 초대가수도 없는 상식 밖의 대학축제를 기획해낸 것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대학축제가 어디 있느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상식을 깬 이 시도는 AMC 모터쇼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아주자동차대학만의 이색 대학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대학가의 축제가 과도한 음주와 폭행과 성폭력 등 사건·사고로 언론에 오르내렸지만, 아주자동차대학의 축제에는 9년을 이어오는 동안 어떤 사건 사고도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초라하게 시작한 AMC 모터쇼지만 올해 9회를 맞으며 국내의 손꼽히는 모터쇼로 성장했다. 아주자동차대학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대학의 특성을 살린 학생다운 축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바람직한 대학문화의 전통을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9년 전 초기 기획단계에서도 그랬지만, 지금도 AMC 모터쇼의 주인공은 학생이다. 대학의 도움도 받지만,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행사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직접 자동차를 만들고 튜닝하며, 이 성과를 전시한다.

올해도 AMC 모터쇼를 위해 아주자동차대학 학생들은 지난 몇 달 동안 전국의 희귀 자동차 소유주를 찾아다니며 전시 차량을 섭외했다. 그 결과 최신 수퍼카, 경주용 차, 튜닝카, 생산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올드카 등이 이번 AMC 모터쇼에 전시될 수 있었다.

드리프트 대회
드리프트 대회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