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민 수성대학교 경영부총장

이형민 수성대학교 경영부총장
이형민 수성대학교 경영부총장

지난달 어버이날에 있었던 일이다. 한 경로당은 축하받는 분위기라기보다 요사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도 그런 호칭으로 불러줄 손자 손녀가 없는 이 세태에 대해 장탄식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경제성장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소위 맬서스의 '인구론' 그것을 따른 박정희 대통령의 '산아제한론'의 망령이 이 땅에 심각하게 드리워지고 있다.

살기가 어렵다는 둥,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둥 여러 가지 국가적 난제들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지만, 우선 당장의 문제가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그것도 급감하고 있는데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2006년 옥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는 '미래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가 한반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또 KBS 명견만리에서 미래학자들은 60년 후면 40%의 사람들이 사라지고, 다시 20년 후가 되면 현재의 절반정도밖에 남지 않는다는 멘트도 들려온다. 그런가 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한때 5000만이 넘었던 인구가 2100년에는 2000만 468명으로 반토막이 날 것이라 전망했고,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2060년에는 국민연금이 고갈되고, 2033년에는 국가파산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엄청난 경고에도 불구하고 생색내기용 시책들만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어느 가정 할 것 없이 젊은 세대들은 결혼에 대해서 미지근한 상태이고, 설사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를 낳으려고 생각하지 않는데 고민하는 정책적 흔적이 안 보인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집마련 포기 등 이른바 '5포'적 풍조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은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저출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속칭 말해 갈수록 아이가 없는 것이 상팔자라는 인식이 꽉 박혔다고 하겠는데 대책이 없다.

이러다가 국민이나 국가가 제대로 존재할는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교육부는 교육을 통해 출산을 장려할 그 무슨 방도를 강구는 하지 않고 학생이 줄어든다고 하면서 대학정원 감축에만 혈안이 돼 있다. 이것이야말로 임시방편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도시나 시골이나 유치원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학생이 없다고들 아우성이다. 그러니 국민교육이 안 되고 국민생활도 안 되니 국민경제도 돌아가질 않는다. 몇 년 후가 되면 이로 인한 대재앙이 올 것인데 모두들 천하태평이다.

더 큰 걱정인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백방으로 출산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데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여론조사에 의하면 신혼부부들은 실제로는 평균 아이를 2.3명 정도 갖기를 희망하는데 실제로는 0.9명 이하다. 백약이 무효인 이 사태를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은 국가적 차원에서 인구급감과 관련해 대전쟁을 선포하고 출산에 방해가 되는 모든 요소를 척결하고 출산정책을 거국적 차원에서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것은 전쟁 그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임을 선언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지금까지도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도 사회 곳곳에는 장애가 쌓여있고 걸림돌이 부지기수다. 아이를 낳으려는 부부들을 지지하고 배려하고 조치하는 특별한 사회 분위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출산정책에 대한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협력을 구하는 차원에서 대국민 아이디어 및 의견수렴의 장을 공개적으로 펼쳐야 한다. 공무원들이나 학자들이 내놓은 처방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니까 방법론을 달리해보자는 것이다. 단편적인 방책이나 간헐적으로 내놓는 시책으로는 아이를 낳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할 리 없다.

세계 최하위 출산율을 보이던 프랑스와 스웨덴. 이들 나라가 얼마 되지 않아 최고의 출산율 그것도 2%대에 근접한 기록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분명 우리나라도 답을 구할 수 있다. 선거 때가 돼 인기영합적 정책만 펼치지 말고 '모든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기본정책으로 이끌어간다면 해결할 수 있다. 답답한 것들로 아웅다웅 하지 말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출산율 정책을 바로 지금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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