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通] ‘너지 효과’가 필요한 ‘대학혁신지원사업’
[대학通] ‘너지 효과’가 필요한 ‘대학혁신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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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정권마다 등장하는 단어가 ‘규제개혁’이다. 1980년대인 전두환 정부부터 현재의 문재인 정부까지 한결같이 등장하는 단어다.

40년이나 되는 오랜 기간 동안 각 영역에서 규제개혁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애쓰고 있지만, 아직도 생활곳곳에서 혁신해야 할 규제들이 산재해 있다. 최근에는 ‘규제 샌드 박스’ 제도를 도입해 ‘혁신’의 과정에서 규제를 최소화해주고 목적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 4월을 기점으로 각 대학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5월에 대면 컨설팅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사업계획서를 이달 5일에 제출했다.

대학재정의 절대적 부족과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닥쳐올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현실속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단비’와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

대학으로서는 적지 않은 국고재원을 지원받는다는 점도 있지만,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의 발전계획에 따른 특성화, 대학별 사정에 맞는 대학혁신 과제를 스스로 도출해 추진하고 성과를 달성한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짧게는 3년뒤, 길게는 10년뒤 경쟁력을 갖춘 소속 대학의 모습을 그리며, 대학 내 최고 전문가를 총동원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존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등 내실있게 운영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제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2개월이 지난 상황이지만, 대학혁신지원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각 대학의 사정을 보면 실행부서에서 사업 추진을 못하겠다거나, 사업예산을 반납하겠다거나, 예산 지침 내에서 소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등 다양한 형태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만 해도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지원금을 대학 자율로 집행해도 된다고 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하나 제약 조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2개월 전부터는 그 어떤 재정지원사업보다 예산집행의 경직성이 강해 실행부서 담당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다다른듯하다.

사업관리 주무 기관에서야 좋은 결과를 바라고 규제를 한다지만, 그로 말미암아 대학혁신지원사업 추진 실무자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되고 그 결과를 희망적으로 기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선스타인(Case R. Sunscreen) 교수의 ‘규제의 역설’ 현상이 대학혁신지원사업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이 대학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정부분 기여하기 위해 ‘규제의 역설’을 주장한 선스타인 교수의 ‘너지 효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너지 효과’는 ‘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는 뜻으로 강요에 의하지 않고 유연하게 개입함으로써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그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학은 각종 정부기관의 평가와 감사, 자체 감사 제도를 통해 자정 능력이 그 어느 조직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이 ‘대학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고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규제 속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혁신과제를 모두 시도해볼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와 함께 ‘너지 효과’를 적극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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