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N PS 2019 결산] 전 부처 규제혁파 외치지만, 고등교육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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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17개 규제혁파 진행 중…알맹이는 빠져
대학들, 대학 재정ㆍ정원ㆍ산학협력 규제개혁 요구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규제혁파를 위해 전 부처가 ‘규제 정부 책임 입증제’를 시행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교육분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개혁할 핵심 규제가 빠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1월 규제혁파의 방법으로 ‘규제 정부 책임 입증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꼭 필요하다고 입증하지 못하는 규제를 폐지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4월 포괄적 네거티브 전환과제로 3개를 제출했다. 또한 추진 중인 규제혁파과제 30건을 공개했다. 

이 중 17건을 진행 중으로 △사내대학 설립가능 주체 확대 △기술지주회사의 현물 출자비율 요건 완화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 설립 및 인가취소요건 완화 등 기업 현장애로사항을 중점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 대학이 지속해서 완화해 달라고 요구한 교육규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5년 △대학 재정·회계 △대학정원·선발(입시) △학사운영 △교육여건·시설 △산학협력 등 22건의 건의사항을 제안했지만, 규제혁파과제에는 대부분 빠졌다. 

■ 대학재정 규제에 교부금법 요구해왔지만 진척 없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학 재정과 관련한 규제다. 특히 대학 등록금은 정부의 강력한 인상억제 기조에 따라 10년째 동결되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11조 제7항에 따르면 등록금 상한선인 직전 3개 연도의 평균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등록금 인상이 대학평가와 연계돼 있어, 실질적으로 법정한도 내에서도 인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학재정을 운용하는 것도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11조에서는 등록금의 징수부터 행·재정적 제재까지 교육부령으로 규제하도록 했다. 대학들은 “등록금 책정과 관련한 대학의 자율성을 크게 제한하고 있어 결국 대학의 수입을 실정에 맞춰 결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 10년간 등록금 동결 정책이 이어지고 학령인구 감소로 수입이 쪼그라들면서 대학 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2016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고등교육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9323달러다. OECD 평균인 1만5772달러의 약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정부부담 비율은 32.5%에 불과해 OECD 평균인 70.5%의 반도 못 미친다. 

현장에서는 교수의 확보, 장학금의 지원 미비로 결국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를 위한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서민원 우송대 부총장은 본지가 주최한 서밋에서 "반값등록금이 기본 현실이다. 대학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교육 기반을 갖추고 싶어도 근본적으로 재정이 악화됐다"며 "이런 현실에서 미래의 대학 환경을 선도할 수 있을지 대학 구성원들의 고심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통해 사립대학에 재정지원을 법제화하는 방안이 지속해서 거론된다. 총장들뿐만 아니라 대학교수와 교직원, 학생들까지 교부금법 제정을 위해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우리나라는 등록금 절대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무엇보다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여야의 합의로 마련됐기에 현행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교부금법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 대학 정원‧입학, 여전히 구시대적 규제 = 미네르바스쿨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대학이 등장하면서 학생선발 및 정원규제도 구시대적 규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대학은 모집정원 등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수립한 후 대교협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학이 모집정원을 미충원하거나 초과 모집하면 고등교육법 및 시행령에 따라 시정조치를 하고 있다. 또한 정부지원사업 평가 시 감정요인이 돼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교협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수 대학에 한해 입학정원을 매년 모집정원의 20~3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정원 이내의 선발에 대해서는 각종 정부지원사업 평가시의 감점 요소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대학 간의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매년 선발인원과 합격여부 등이 달라져 입학전형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입시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대학이 매년 학생의 수준 등 대학상황을 고려해 입학정원을 가감해 선발하게 됨으로써 선발기준에 대한 의심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봤다.

노기호 군산대 교수(법학과)는 ‘고등교육분야 교육규제개혁 처리현황과 과제’ 연구에서 “교수 대 학생 수의 비율, 학생 수에 합당한 교육시설 기준 등 주요 기준만을 유지하도록 하고 대학의 필요와 학문적 요구에 의해 수용능력과 교육능력을 고려해 학생정원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 네거티브 규제개혁 포함, 산학협력단 숨통 트이나 = 대학 연구 활성화 및 산학연협력사업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산학협력단과 관련한 규제혁신도 중요한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4월 시장진입장벽 해소에 초점을 맞춘 규제혁신 방안 3건을 제안했다. 

우선,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산업교육기관도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 설립이 허용되는 안이다. 두 번째는 모든 대학이 원격교육 설비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모든 대학이 소프트웨어, 정보보호시스템 등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관련 서비스 개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교육부 장관이 지정하는 기관도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허용된다. 개선안이 적용될 경우 교육대학, 인성교육 전문성이 인정되는 공공기관 등도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허용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네거티브 규제 전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연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신제품·신소재의 신속한 출시, 참여 기회 확대 등으로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산학협력단과 관련해 세금감면, 부가세면세 등의 혜택이 축소되거나 적용되지 않는 등 세금관련 사항에서 부담은 여전하다. 교육부는 부가가치세 면세와 관련한 사항은 기획재정부의 소관사항이며, 세금 관련 사항은 규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산업·신기술 관련 규제 샌드박스를 만든 이주연 아주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급변하는 교육·산업·시스템 등에 대응하려면 하루빨리 규제혁신에 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규제혁신은 상당히 시급한 문제”라며 “공유경제의 개방형 혁신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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