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래대학 콜로키엄] 문용린 前 교육부 장관 “창의인재 양성하려면 교육 패러다임 전환해야”
[2019 미래대학 콜로키엄] 문용린 前 교육부 장관 “창의인재 양성하려면 교육 패러다임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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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前 교육부 장관(인간개발연구원 명예회장, 서울대 명예교수)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이 15일 미래대학 콜로키엄 8주차 일정에서 연사로 나서 강의하고 있다.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이 15일 미래대학 콜로키엄 8주차 일정에서 연사로 나서 강의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창의인재’가 화두다. 대학에서는 창의인재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렇다면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또한 창의적인 인재는 범용 인재와 무엇이 다를까. 창의 인재는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수많은 질문이 따른다.

제1기 미래대학 콜로키엄 8주차 일정이 진행된 15일, 인간개발연구원 명예회장이기도 한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은 ‘창의성,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주제로 교육학의 측면에서 정리한 창의성 교육에 대해 강연했다.

문용린 전 장관은 먼저 “21세기는 창의성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며 경쟁력의 원천이 창의성에서 나오고, 지식과 정보의 창출, 확산, 활용의 효율적 체제를 구비하는 것이 국가와 기업 및 모든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조직 구성원들의 잠재된 창의성을 100% 가동시켜 조직목표의 달성과 연계시키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문 전 장관은 창의성을 ‘문제의 상황에 맞는 새롭고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창의성의 조건으로 독창성과 유용성을 제시했다.

이어 IDF 창의성 발휘모형을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창의성을 발휘한 7명의 창조자(프로이트, 아인슈타인, 피카소, 스트라빈스키, 간디, 엘리엇, 그레이엄)의 일생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공통의 특징을 모형으로 정리한 것이다.

IDF 창의성 발휘모형은 개인(개인의 소질, 적성, 흥미, 능력)과 학문(교육, 훈련, 연습으로 몰입, 숙성), 분야(전문가 네트워크의 존재와 작용)의 세 영역으로 이뤄진다. 창의성이 발휘되려면 이 세 항목을 모두 갖춰야 한다. 즉 개인의 소질도 있으면서 이와 관련해 10년 이상 교육과 훈련을 받고, 전문가 네트워크와 교류해 어려움을 해결하고 분야에서 성숙하며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다.

또한 창의성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을 이야기했다. 창의 교육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깨고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고정관념은 창의성과 지능이 비례한다고 믿어왔고 창의적인 사람은 모든 분야에서 창의적이라고 여겼으며, 몇몇 선택받은 이들이 창의성을 발현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 전 장관은 가드너의 이론에 따라 IQ와 창의성은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창의성은 여러 분야에 걸쳐 범용적으로 발휘되는 것이 아닌 분야별 창의성으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예술분야 뿐 아니라 과학·인문사회·경제 등 ‘삶의 모든 분야에서’ 창의성은 가장 영향력이 큰 능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IQ와 창의성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1921년 미국의 심리학자 루이스 터만이 미국 정부의 요청에 의해 실시한 ‘미국인재연구’를 사례로 들며 설명했다. 이 연구는 미국의 미래인재가 될 만한 이들을 선발해 추적조사를 한 것으로, 학교마다 우수 학생을 추천해 1차 25만 명이 선발됐다. 이 중 IQ 140 이상인 1470명이 다시 선발됐다. 그리고 이들의 노벨상 수상을 기대하며 20년 이상 관찰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 1470명 중 노벨상 수상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1470명 안에 들지 못한 학생 중 두 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문 전 장관은 “이 연구로 터만은 ‘IQ와 창조적 성취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평균 IQ인 110만 넘으면 우수한 성취가 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창의성은 개인으로서가 아닌 사회적인 특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문 전 장관은 “창의성은 주어진 사회문화적 체제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발휘되는 한 개인 또는 집단의 능력이라고 본다. 개인의 능력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체계적 특성에서 연유한다”고 말했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유태인의 특성이다. 한국인의 평균 IQ는 106이지만, 유태인은 94다. 반면 노벨상 수상자의 30%는 유태인이다. 문 전 장관은 유태인이 창의성을 보다 많이 발휘하는 배경을 ‘헤브루타’ 문화와 ‘과제중심사고’에서 찾았다. 그는 “유태인의 경우 짝을 지어 질문하고 논쟁하는 헤브루타 문화가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면서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논쟁을 할 때 과제중심적 사고를 한다.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장관은 과제중심적 사고를 할 때 서로 다른 의견 사이의 타협점을 찾고 문제 해결의 방법을 고민하면서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 전 장관은 하워드 가드너의 이론을 인용해 ‘창의성 발휘의 5대 조건’을 설명했다. 이는 △강점파악 △절정경험 △최전선 위치 △몰입 △숙성과 발효로 이뤄진다. 우선 학생들이 강점분야를 파악해 집중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경험을 시키면서 전율과 환희를 동반하는 절정경험을 갖는 분야에 주목해 집중학습을 하도록 한다. 이후에는 관심 있는 지식이나 기술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미해결 문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해 호기심과 야심을 활성화시킨다. 이후에는 몰입의 단계에 접어들어 특정한 관심사에 몰두하고 몰입하는 습관과 기술을 가지게 한다. 창의성을 완성하는 것은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감과 성취욕을 갖게 해 1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이 취해야 할 전략도 제언했다. 먼저 그는 “엘리트 중심에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모든 학생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을 창의적으로 만들기보다 가정, 학교, 기업의 조직구조를 창의친화적 환경으로 조성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창의성은 개인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창의친화적 환경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창의친화적 환경은 조직이 당면한 문제해결에 올인하고, 의견제시가 자유로운 환경이다.

마지막으로 “단독적 창의활동보다는 집단적 창의 활동과 협동적 협업체제를 강조하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노키아의 ‘벨 연구소(Bell lab)’를 사례로 들었다. 이곳의 연구원 중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이들은 연구실에 오래 머무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활발히 교류한 이들이었다는 것이다. 문 전 장관은 “이후 벨 연구소의 의자 배치가 달라졌다.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과 섞이는 것이 특허의 중요한 계기를 찾아낸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연을 마치며 문 전 장관은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도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의성은 도덕의 정원에 피는 꽃이다. 도덕의 범위 내에 있는 독창성과 유용성이어야 쓸모가 있고 값어치 있게 발휘된다. 정직하지 않으면 어떤 창의성이라 할지라도 무너지는 것을 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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