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로이(람록이,林洛而)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3

​임로이(람록이,林洛而)​
​임로이(람록이,林洛而)​

지난 글에서 한국의 신조어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는 홍콩의 신조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홍콩에도 같은 시대, 같은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신조어가 많습니다.

홍콩의 신조어는 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 드라마 속 대사나 연예인들의 발언으로 문장들이 만들어지며 광둥어, 중국어의 한자 발음이 같을 때 신조어가 만들어집니다.

저의 주변 홍콩친구들이 자주 쓰고 좋아하는 신조어는 영화 ‘해리 포터’에서 덤블도어 교장이 해리 포터에게 말했던 “사랑이란다, 해리 (係愛啊 哈利)”라는 대사입니다.

이 대사는 홍콩에서 사랑을 충만하게 느낄 때 쓰는 형용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동료에게서 깜짝 선물을 받았을 때, 저는 이것을 사랑이 가득한 행위라고 생각해 친구에게 “이것은 사랑이란다, 해리”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광둥어 신조어는 한국어처럼 형태가 많지는 않지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한편 저만의 ‘신조어’도 있습니다.

제게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있는데, 이 언니는 충청도와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합니다. 가끔 언니와 대화할 때 신기한 표현과 단어를 알게 됩니다.

작년 여름에 있었던 일입니다. 너무나 더웠던 여름, 저는 언니와 함께 강원도로 교회 수련회를 갔습니다.

수련회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 몇 백㎏의 옥수수 껍질을 까는데 언니가 갑자기 “강냉이 조심해라”라고 말했습니다. “뭐지?” 저는 눈이 커졌습니다. 언니는 강냉이(옥수수)를 들면서 강냉이는 이(teeth)를 가리키는 은어라고 설명해 줬습니다. “옥수수가 강냉이야~ 강원도 사투리~”라면서 이제는 더 이상 은어가 아닌 누구나 알아듣는 말이라고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teeth)를 가리키면서 “강냉이(옥수수) 조심해라!”와 같은 말은 제게 너무나 생소했습니다. 그 전에는 항상 문법적이고 문어체의 딱딱한 한국어만 접했는데 언니의 다양한 방언이 저에게 신기함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이 표현이 재밌어서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저는 홍콩의 신조어와 한국의 신조어 모두, 타인과의 교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니는 이 단어가 다른 사람에게 기분 나쁜 표현이라며, 절대로 쓰지 말라고 했지만 저에게는 언니의 장난기 가득한 언어(신조어)입니다. 

제 신조어 사전에 등록된 '강냉이'는 저의 소중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저에게 신조어란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인 것 같습니다. 아니.. "사랑이란다, 로이"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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